4월 3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는 삼짇날(음력 3월 3일)이다.
삼짇날은 날이 따뜻하고 맑아 활동하고 놀러 다니기에 좋다.
❞예로부터 생기와 생명, 창조 등을 의미하는 양(陽)의 숫자 3이 두 개나 겹치는 날이니 동양적 우주 질서관에서는 자연은 물론 사람도 활기 넘치는 시기다. 이때가 되면 푸른 풀잎이 새록새록 나고 나뭇가지에는 봄꽃이 핀다. 이렇게 봄꽃을 보면서 푸른 풀을 밟고 다닌다하여 삼짇날을 답청(踏靑)절이라고도 불렀다.
♣ 꽃놀이하기도 좋고 장 담그기에도 길일인 삼짇날
꽃놀이를 하고 나면 배가 고프기 마련인데, 이때 먹는 음식으로는 당장 진달래 화전이 떠오른다. 찹쌀 반죽에 색이 고운 진달래를 올리고, 기름을 둘러 지진 화전은 맛과 향은 물론이고 보기도 좋아 계절과 무척이나 잘 맞으니 말 그대로 시의적절한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경치 좋은 곳에서 재미있게 놀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일 뿐 아니라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행위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으면 이러한 본능은 더욱 자극된다.
한편, 이렇게 놀기 좋은 날은 일하기에 좋은 날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삼짇날에 장(醬)을 따로 담그기도 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양의 숫자가 두 번이나 겹치고 생기가 북돋는 길일(吉日)이니, 숨 쉬는 옹기 속에서 발효균이 잘 자라나야 제맛이 나는 장의 탄생일로도 적합했을 듯하다.
이날 장을 담그면 한 해 동안 먹을 소중한 장을 마련할 수 있기에 비록 몸은 고단해도 충분한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 한식진흥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등재신청
한식진흥원도 이 좋은 날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노력은 2015~2018년 한식문화와 장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조사연구사업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2019년부터는 장 담그기 문화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운영해 장 문화를 전승하고 있는 기관·단체의 14개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현재까지 1,8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우리 장 문화를 체험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4회의 장 문화 포럼을 개최해 우리 장 문화의 인류무형유산적 가치 발굴에 기여했다. 이러한 결실을 바탕으로 2021년에는 문화재청과 협업해 등재신청서를 작성했고, 지난 3월 말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등재 여부는 심사를 거쳐 2024년 연말에 결정될 예정이다.
다가올 음력 3월 3일이 장 담그기에 길일인 만큼,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길일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