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은 그동안 영화·드라마·노래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우리나라 만화에서도 종종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만화는 여타 콘텐츠와 달리 주제를 단순화하고 강조하는데 탁월한 매체다. 만화 속에서 한식은 다양한 장르로 선보여지면서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곤 한다. 한식을 주제로 제작된 작품들을 살펴보며 한식이 가진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탐구해보자.
♣ 대표적인 한식 만화 - 식객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만화 맛의 달인과 종종 비교되는 작품으로, 허영만은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실제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맛있다고 유명한 것은 다 먹어봤다고 한다.
본래 자료 조사를 철저히 하는 성격이지만 식객은 그런 면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식객 준비기간만 3년이 걸릴 정도로 허영만과 이호준 취재담당이 함께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조사했다고 한다. 도축장 주인은 이들이 밤이고, 새벽이고 찾아왔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식객 ‘비육우’ 편은 축산물 등급 판정소 홍보물로도 쓰인다. 그만큼 의욕적으로 시작한 작품이다. 맛의 달인을 읽다가 ‘왜 한국에는 이런 요리만화가 없는가’라는 생각에서 그리게 되었다고.
♣ 한식의 유래를 알고 싶다면 - 냠냠 한식이야기
한식의 문화와 역사를 알려주는 교육 학습만화로 2020년 총 3권으로 완결되었으며 2021년부터 웹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매달 말일 한 편씩 출판사 스튜디오 돌곶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현재는 시즌1이 총 5편으로 완결된 상태다. <냠냠 한식이야기> 만화책에서는 총 59가지의 한식이 소개됐으며, 한식진흥원의 감수를 거친 만큼 한식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전통 한식은 물론이거니와 근래에 생겨난 여러 음식에 대해 다루고 있어서 한식을 잘 모르는 어린이나 외국인에게 한식 입문서로도 좋다.
또한 매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음식이 시작된 곳이 표시된 지도와 음식을 소재로 한 미니 게임도 실려 있어서 소소한 재미도 제공한다.
♣ 김치가 만화를 만나다 - 미스터 김치
<미스터 김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김치를 소재로 한 만화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 하워드, 이탈리아 명문가의 자제이자 하워드의 비서인 가르시아, 일본 다이켄 그룹의 회장 딸 미유키, 오가네 김치에서 김치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오이선 등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김치를 매개로 얽히고설키는 만화다.
만화에서는 350년 된 종갓집의 한국 전통 김치부터 김치 공장의 김치까지 다양한 김치가 등장하며, 각 권의 끝에는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와 사진이 실려 있어 김치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 사찰음식이 주는 위로와 성찰 - 세화, 가는 길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세화, 가는 길>은 사찰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다. 주인공인 세화는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상실감과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살다가 자신의 이름과 같은 세화사에서 진행되는 반혼제에 참석한다.
주말마다 연인의 위패가 있는 사찰에 들러 사람들과 사찰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눠 먹기 시작한 세화는 이 과정을 통해 천천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세화, 가는 길>에서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철 채소를 재료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사찰음식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찰 음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작품을 통해 버섯 들깨죽, 냉잇국, 민들레김치와 쑥버무리, 초파일 비빔밥 등 다양한 사찰음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한식에 한국 설화를 더하다 - 백로식당
한반도의 전통설화 및 조선의 전통문화가 묘사되고 등장인물들 중에 신수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소녀신선 작품과 비슷한 분위기가 많다.
다만, 소녀신선의 경우 주인공이 산신령의 힘을 물려받아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공돌이 신세(...)가 되지만 백로식당의 경우에는 주인공이 오히려 산신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며 사건사고를 해결한다는 차별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