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특히 ‘사 먹는 집밥’이 대세가 되면서,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연평균 약 16.1%씩 성장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은 다양화·고급화·프리미엄화를 이뤘고, 이는 가정간편식이 ‘식사 대용’에서 ‘맛과 영양을 갖춘 한 끼 식사’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이제는 보양식도 ‘가정간편식’으로 즐기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복날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1인·2인 가구 수 증가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제는 보양식도 집에서 간편하게 사서 먹는 시대가 됐다. 간편함과 간단함을 추구하는 요즘 세대에게 ‘가정간편식으로 만들어진 보양식(이하 간편 보양식)’은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보양식이 됐다.
2019년 롯데마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삼계탕’의 매출 구성비는 2015년 7.3%, 2016년 16.9%, 2017년 17.7%, 2018년 26.8%였으며, 2019년 초복 시즌에는 30.2%까지가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삼계탕 등 보양식 콘셉트 제품 매출이 그 전 2주간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밀레니얼 세대도 베이비붐 세대도 ‘건강이 좋아’
한 때 여름 보양식은 사라지는 한국 문화 중 하나로 취급된 적이 있다. 젊은 세대들이 보양식을 즐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이다. 하지만 건강에 관심이 많은 요즘 젊은 세대, 즉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등장은 이런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들은 기존의 신세대들과 비교했을 때, 건강에 대한 관심, 그중에서도 병을 예방하는 것에 관심이 높다. 이는 건강기능식품, 건강식에 대한 적극적인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며, 고무적인 것은 이런 현상이 전 세계적인 흐름이란 점이다.
기존의 시니어층과 다른 특성을 보이는 베이비붐 세대 역시 가정간편식에 대한 편견이 없다. 집에서 보양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지만 때에 따라서는 가정간편식으로 즐기는 것도 괜찮다고 여긴다. 물론 이들 시니어 층은 다른 세대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 간편 보양식의 양적·질적 성장 ‘가성비·가심비 좋아’
외식 비용 대비 합리적인 가격의 간편 보양식은 가격 대비 최고의 성능을 갖춘 제품을 찾으며 가성비 소비를 추구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가심비까지 사로잡았다. 간편 보양식의 다양화, 고급화, 프리미엄화가 이뤄지면서다.
탕, 국, 죽 위주였던 간편 보양식 제품의 범위가 확장하면서 선택권이 넓어졌다. F&B 회사는 물론 호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소문난 맛집, 이름난 세프 등이 간편 보양식 시장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국적의 간편 보양식을 맛보게 된 것도 이의 영향이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파우치 형태의 가정간편식이 밀키트, 레스토랑 간편식(RMR) 등의 형태로 진화하면서, 가정간편식이 집에서 하는 요리가 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집에서 보양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을 원하는 동시에 복잡한 요리는 싫어하는 요즘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밀키트는 정량의 손질한 음식재료, 양념장, 조리법 등을 담아 제공하는 음식 키트로, 집에서 요리법 대로 데우거나 끓여서 차리기만 하면 된다. 레스토랑 간편식(RMR)은 유명 셰프나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를 밀키트 형태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수협은 지난해 바닷장어와 민어를 활용한 밀키트를 판매한 바 있는데, 이렇게 한우, 장어, 민어. 메로, 전복 등 전국 팔도에서 보양식 재료로 이름난 고급·프리미엄 음식재료를 활용한 간편 보양식이 등장하면서 그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기존의 간편 보양식보다 비싸지만, 제대로 된 보양식을 먹는다는 가심비가 높은 것이다. 국산 음식재료를 활용한 간편 보양식이 많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비 요인이 됐는데, 코로나19 이후 국내산 음식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졌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6,823억 원에서 2018년 3조 2,000억 원으로 90.5% 증가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2022년까지 약 5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