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프쿡 로고
    • 검색검색창 도움말
  •   
  • 한식 & 제철음식

  • SNS 공유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Chapter 5. 먹거리 이야기
  • 이동

h2mark 한식을 품고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흙

한식을 품고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흙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흙은 삶 그 자체였다. 신석기시대부터 농사를 지으며 땅에 의지해 먹을 것을 얻었고, 흙을 빚고 구워 그릇을 만들어 음식을 담았다.

조선시대 세종의 명에 의해 편찬된 농서 <농사직설>의 서문에는 ‘농자천하국가지대본’이라 하여 농경이 국가와 백성을 떠받치는 토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땅과 하늘과 사람이 함께 키워낸 농작물은 한식을 이루는 재료들로 식탁을 풍요롭고도 건강하게 채운다.

♣ 문화가 시작되는 농경의 역사

한민족의 근간은 농경문화에서 비롯되고, 농경문화는 흙을 토대로 한다. 채집, 수렵과는 달리 농경은 자연에 기대는 동시에 장기간에 걸쳐 통제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집단을 이뤄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문화와 제도가 만들어진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의 경우 신석기시대에는 수렵·채집·어로를 통해 먹거리를 구하는 것이 기본이었고, 말기에 가서야 조, 피, 기장 등의 잡곡을 중심으로 농경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농업으로의 전환은 청동기시대에 이뤄졌으며, 이때부터 벼농사가 한반도 전역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벼농사의 전래를 통해 곡식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증가되었고, 이로 인해 사회의 팽창을 가져와 집단은 더욱 정교한 정치·사회적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되었을 것이다.

농경생활은 농경의례와 영농주기를 형성하며 농경민족의 1년 삶의 기준이 된다. 농부들은 24절기(태양의 황경에 맞추어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 해서 계절을 구분한 것)에 따라 작물별로 언제 파종하고, 김매고, 거름을 주고, 수확하는지 파악한다.

정월대보름에는 농사의 풍년을 빌고, 하지 전에는 모내기를 마쳤으며, 추석에는 농작물의 수확에 감사를 표했다. 흙은 삶의 근간이었기에 민간신앙에서도 숭배 대상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신밟기이다.

음력 정초에 지신을 진압하여 잡귀를 물리치고 마을과 가정의 안녕을 빌던 마을 행사로 지방에 따라 마당밟기, 매귀라고도 한다. 꽹과리·북·장구·징 등을 갖춘 풍물패가 앞장서고, 양반·머슴·각시 등의 가장행렬이 그 뒤를 따르며 서낭당 앞에서 지신풀이를 하고 마을의 각 집을 돈다.

집주인은 이들에게 돈과 음식을 제공하는데, 여기에서 모인 돈은 마을의 공동기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통례이다. 황토가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의 힘이 있다고 믿기도 했다. 제를 올리는 곳이나 출산을 했을 때 금줄과 함께 황토를 뿌려놓거나 뭉쳐놓았는데, 악귀나 부정한 것의 출입을 막기 위함이었다.

흙은 기복의 대상이었고 재산이기도 했다. 때문에 흙을 바깥으로 쓸어버리면 복이 나간다고 여겨서 마당을 쓸 때면 집 안쪽으로 쓰는 것이 통례였다.

♣ 흙으로 음식을 담고 조리하다

흙과 땅이 품어내는 것은 농작물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흙을 빚고 구워 그릇을 만들고 집을 짓는다. 토기는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생활용기의 하나이다. 농경이 시작되고 정착생활을 하면서 토기를 이용해 수확물을 저장하고 운반하고 조리하는 도구는 대부분 토기였다.

토기의 발명을 통해 날로 먹거나 구워서 먹던 방식에서 벗어나 음식물을 삶거나 쪄서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인류가 더 많은 음식물을 보다 쉽게 섭취하고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토기는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 청동기시대의 민무늬토기 등을 거쳐 기술의 발달에 따라 고려시대에는 삼국과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토기에서 벗어나 자기를 만드는 시대로 접어든다. 귀족적인 화려함이 가득한 고려청자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에 비해 조선의 백자는 성리학을 공부한 선비들을 상징하듯 소박한 모양새다. 하지만 도자기 산업만큼은 매우 융성했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전국에 자기가마 136개소와 도기가마 185개소가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식의 재료 더덕

♣ 흙과 닮은 한식의 재료들

한식의 재료로 이용되는 대부분의 농작물들이 흙에서 비롯되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흙과 닮은 채소들이 있다. 감자·고구마·양파·마늘·무·생강·당근·더덕 등이 그러하다. 흙 속의 뿌리나 땅속줄기에 양분을 저장하는 채소들로 수분이나 녹말 등의 함량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뿌리에 양분이 축적되는 것으로는 무·당근·우엉 등과 같이 땅속으로 곧게 뻗어내리는 뿌리인 직근이 비대하는 것이 있고, 고구마나 참마처럼 여러 개로 둥글게 비대하는 덩이뿌리도 있다. 이외에도 땅속줄기를 이용하는 감자·생강·토란 등이 있으며, 또 잎이 변형되어 동그란 형태로 땅 속에서 자라는 양파도 흙과 닮은 한식의 주요 재료이다.

특히 땅속에서 자라는 채소들은 한식의 양념 채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코를 톡 쏘는 매운맛을 자랑하는 양파는 느끼한 맛은 잡아주고 단맛을 내어 국, 탕, 찌개, 볶음, 김치 등의 요리에 기본적인 채소로 들어간다. 알싸한 매운맛과 특유의 강렬한 향을 지닌 생강은 김치 등 각종 양념류의 부재료로 사용된다.

한식의 재료 마늘

고기의 누린내와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고, 살균효과가 있어 고기를 삶을 때 많이 쓰인다. 마늘은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예로부터 ‘일해백리’라고 불렸다. 마늘 역시 다른 재료들의 잡내를 잡아주는 동시에 감칠맛을 내어 나물, 김치, 국, 탕, 찌개, 조림, 찜 등 각종 한식에 빠지지 않는 양념 채소의 대명사이다.

다양한 한식 요리에 빠지지 않기로는 무도 만만치 않다. 시원하면서도 단맛을 내기 때문에 각종 국, 탕, 찌개에 필수적인 재료이며,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깍두기 등 김치의 주재료로도 활용된다. 채를 썰어 볶아 부드럽고 담백하게 즐기기에도 좋고, 짭조름한 조림 등에 넣어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한다.

한식의 재료 무

♣ 6월부터 제철을 맞이하는 감자

뿌리채소가 아닌 덩이줄기인 감자는 햇감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6월이 제철이다. 구수하면서도 소박한 맛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기여서 쌀,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식량 작물 중 하나로 꼽힌다.

감자는 칠레, 페루 등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순조 24년(1824년) 즈음으로, 산삼을 캐러 함경도에 들어온 청나라 사람이 가져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감자는 알카리성 식품으로 철분·칼륨·마그네슘 등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고, 사과보다 3배나 많은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특히 감자의 비타민은 전분으로 둘러싸여 열을 가해도 거의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조리법으로 섭취하기에 좋다.

나트륨을 배출하는 칼륨 덕분에 된장찌개 등 짠 음식에 넣으면 궁합이 훌륭하다.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풍부하여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감자는 감자채볶음, 감자조림 등 한국 가정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밑반찬부터 감자탕, 감자전, 감자옹심이 등 특별한 별미의 재료로 활용되며 우리네 식탁을 담백하고도 풍성하게 채워주고 있다

한식의 재료 감자

h2mark 더 보기

No. 제목 보기
1 채식 레시피로 각광 받는 사찰 음식 바로가기
2 한식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추앙’해주세요! 바로가기
3 고려인삼이 다시금 세계 속에 우뚝 서려면 바로가기
4 무더위를 이겨내는 한여름의 얼음 바로가기
5 한식을 품고 키우는 어머니로서의 흙 -
6 보물처럼 귀한 얼음을 지키다, 석빙고 바로가기
7 곡식을 여물게 하고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 햇볕 바로가기
8 달콤해서 ‘좋은 것’의 대명사, 곶감 바로가기
9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김’인 걸 바로가기
10 바람이라는 요리사가 만들어내는 한식의 재료들 바로가기
11 수분은 날리고, 맛과 영양은 올리고 ‘건조의 기술’ 바로가기
12 생명의 근원이자, 한식의 바탕인 물 바로가기
13 바람으로 깊어지는 바다의 맛 3선 바로가기
14 황태가 되기까지, 명태의 여정 바로가기
15 찰지고 윤기가 좔좔! 밥맛 좋은 우리 쌀 품종 바로가기
16 김치에 담긴 영양학 이야기 바로가기
17 땅속에서 나와 주방까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은 ‘김치 과학’ 바로가기
18 눈꽃 같은 소금, 빛나고 소중해 바로가기
19 새우젓 중에 으뜸! 토굴 새우젓의 고장 ‘광천읍 독배마을’ 바로가기
20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젓갈, 새우젓 이야기 바로가기
21 반찬으로 제격, 짭조름한 별미 젓갈 3선 바로가기
22 4,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인의 건강 별식, 떡과 도구 & 풍속, 속담 바로가기
23 음식을 익히는 가장 오래된 조리법, 구이와 숯불구이 & 떡갈비 바로가기
24 평범함을 거부하는 독특한 구이 요리 바로가기
25 수원 왕갈비에서 LA갈비까지 ‘가리구이’의 맛깔스러운 여정 바로가기
26 채소라고 다 같은 채소가 아니랍니다. 영양 많은 뿌리채소와 더덕 이야기 바로가기
27 저 산은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네, 산은 풍요로운 한식의 대지 바로가기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자료출처 •한식진흥원 •농촌진흥청 •농사로
  • 자료출처 바로가기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