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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5. 먹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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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수분은 날리고, 맛과 영양은 올리고 ‘건조의 기술’

수분은 날리고, 맛과 영양은 올리고 ‘건조의 기술’

식품 보관이 여의치 않았던 옛날, 선조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철 음식을 저장했다. 다양한 저장 방법 중 건조는 가장 쉽고 오래된 방법. 과일, 채소, 고기, 생선 등 우리만큼 건조식품을 많이 먹는 민족이 또 있을까. 바람과 공기가 준 선물, 건조식품에 숨은 이야기와 영양을 확인해 본다.

♣ 더 오래 더 맛있게

모두 알다시피 식품은 싱싱한 상태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식품은 상하고 만다. 상한다는 건 쉽게 말해 공기 중의 산소가 식품의 기름 성분과 반응하거나 미생물이 식품을 분해해 독성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식품을 잘 보관하려면 온도 변화, 광선, 산소 접촉, 해충, 미생물 번식 등을 주의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보존법이다.

보존법은 물리적인 방법과 화학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건조·가열 등이 물리적인 방법이라면, 방부·절임·진공·발효 등은 화학적 방법에 속한다. 이중 건조는 냉장·냉동이 어렵던 시절,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널리 활용된 보존법이다.

식품을 건조하면 보관과 휴대, 유통이 쉽다. 또 색과 향기, 맛이 좋아지고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해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 동식물 대부분은 수분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런데 미생물은 건조 시에도 죽지 않고 휴면 상태로 지내다 환경이 좋아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식품 건조는 이런 미생물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식품 속의 수분을 제거해 미생물이 활동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이다.

건조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방법은 자연건조가 있고, 이 밖에 열풍건조, 분무건조, 복사건조 등이 있다. 자연건조는 이름 그대로 상온에서 바람과 햇볕으로 식품을 말리는 방법이다.

쉽긴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곤충이나 환경, 기후에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열풍건조는 가열된 공기를 인위적으로 불어 넣는 방식이며, 분무건조는 액상 식품에 주로 쓰는 방법이다.

고추 자연건조

♣ 이다지도 다양한 건조법

우리는 예로부터 다양한 식품을 건조해 먹었다. 건어물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삼면이 바다로, 수산물 종류도 다양했던 조선 시대에는 40종류가 넘는 건어물이 내륙에 유통됐다고 한다. 어패류는 70~80%의 수분이 함유돼 저장성이 낮다.

장기간 저장하기 위해선 이를 말려 수분 함량을 감소시키는 게 관건이었기에 다양한 건조법이 발달했다. 소건품, 자건품, 동건품, 염건품, 배건품, 조미건품, 훈제품 등은 모두 건어물의 건조 방법을 일컫는 말이다.

몇 가지만 소개하면 소건품은 원료를 통째로나 갈라서 먹을 수 있는 부분만 말린 것으로 오징어·대구·문어 ·낙지·복어 등을 건조한 것을 칭한다. 자건품은 삶은 다음 말린 것으로, 멸치·전복·해삼·새우·홍합·굴·소라·조개 등이 여기 속한다.

동건품은 원료를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며 건조한 것으로 명태가 대표적이다. 같은 건어물이라도 명태와 조기는 다른 건조법을 사용했으니 조기·전갱이·고등어·꽁치·청어 등은 염건품에 속했다. 이는 원료를 소금에 절인 다음 말린 건어물을 가리킨다.

이밖에 배건품은 불에 쬐어 말린 은어·상어육 등을, 조미건품은 원료를 조리해 맛을 첨가해 말린 쥐치나 정어리 등을, 훈제품은 소금에 절여 연기를 쐬어 건조한 굴·청어·연어 등을 말한다.

다양한 건조법

♣ 밀도 높은 영양

건어물 못지않게 우리네 식생활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있다. 바로 건채소와 건과일이다. 산에서 난 나물, 밭에서 난 채소와 과일을 말려 귀한 식재료로 사용했으니 ‘건조법’이 없었다면 우리 밥상은 상당히 심심했을 듯.

그런데 과연 식품을 건조하면 그 영양소는 어떨까. 어쩐지 자연 그대로에 비해 영양소가 파괴될 것 같지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수분이 빠진 식품은 영양소의 밀도가 높아진다. 건어물은 원재료의 수분이 제거되어 주요 영양 성분인 단백질 함량이 높아진다. 채소와 과일도 마찬가지. 채소는 95%, 과일은 9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건조되면 그만큼의 수분이 날아가니 5~20배 농축되고 모든 영양분이 풍부해진다.

특히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진다고. 건조로 인해 특별한 영양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빠져 그만큼 진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농업진흥청 산하 국립농업학원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도 채소와 과일을 건조했을 때 식이섬유, 베타카로틴, 비타민K, 칼슘 등 다양한 영양소가 대부분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다고 발표한 사례가 있다.

건조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요즘은 가정에서 기구를 이용해 식품을 직접 건조해 먹는 경우도 많다. 과일, 채소는 물론 생선을 건조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생선을 건조할 때는 상하기 쉬운 내장을 제거하고 살코기 위주로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건조하면 식품 대부분 맛과 영양이 풍부해지지만, 과일의 경우 부피가 작아 무심코 많이 먹게 되면 그만큼의 당분을 섭취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건조식품. 올가을에는 사과나 고구마처럼 구하기 쉬운 재료를 바람에 맡겨 보는 건 어떨까.

건조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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