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의 대표적인 과채류인 참외는 독특한 향과 달콤하고 시원한 맛으로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참외 관련된 속담들도 유난히 많고, 그들 대부분은 참외의 맛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런 속담을 바탕으로 참외는 물론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살펴본다.
♣ 참외는 과일이 아닌 과채류
참외는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1차 원산지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 2차 원산지는 중국, 이란, 터키, 인도 등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로 ‘한국 멜론(Korean melon)’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에서 많이 난다. 원줄기는 길게 옆으로 뻗으며,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기로 돼 있으며 손바닥 모양으로 얕게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흔히 참외를 과일로 알고 있지만, 과일은 ‘나무에서 수확하며 여러 해 재배가 가능한 것’을 일컫는다. 참외는 수박, 딸기, 토마토 등과 함께 밭에서 재배되는 줄기 식물의 일종으로, 새콤달콤한 과즙을 지녀 ‘과채류’로 분류되고 있다. 과채류란 채소의 종류 중에서 과실과 씨를 식용으로 하는 것을 이른다.
참외는 여러 토양에 잘 적응하며 대체로 30℃ 전후의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타원형으로 황록색과 황색 등의 빛깔로 익는 참외는 본래 여름에 나지만, 최근에는 하우스에서도 재배하면서 사시사철 맛볼 수 있다. 아삭한 과육과 달콤한 과즙이 단연 일품이다.
참외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인도산 야생종에서 개량된 후 전해졌다는 설도 있고, 중국의 화북지방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동역사>와 <고려사>에 의하면 통일 신라 시대에 참외에 대한 기록이 전해진다.
참외는 여러 품종으로 나뉘는데 성환참외, 강서참외 등은 우수한 재래종이며, 이 밖에도 감참외, 사과참외 등 다수의 재래종이 있다. 일본에서 육종된 은천참외는 단맛이 강하고 육질도 좋아 현재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다.
♣ 맛 좋은 참외에 관한 다양한 속담
참외는 선조들에게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만큼 관련된 속담도 많다. 대표적으로 ‘참외밭에 든 녀석’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남의 참외밭에 몰래 들어가 익은 참외를 서리하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녀석이라는 뜻으로, 몹시 날뛰고 덤비는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이다. 참외가 얼마나 맛이 좋으면 그리 급하게 서리를 하려고 했을까.
‘만진중의 외 장사’라는 말도 있다. 먼지만 가득한 땅의 참외 장수라는 뜻으로 어지러운 환경 속 소중한 존재를 일컫는다. ‘크고 단 참외’는 겉보기도 좋고 실속도 있어 마음에 드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반대로 ‘크고 단 참외는 없다’는 속담도 전해지는데 이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긴 어렵다는 뜻이다.
‘참외를 버리고 호박을 먹는다’는 알뜰한 아내를 버리고 첩을 취한다는 뜻으로 좋은 것을 버리고 나쁜 것을 취함을 이르는 속담이다. ‘장마 끝물의 참외는 거저 줘도 안 먹는다’는 단물은 다 빼먹고 껍데기라도 먹으라고 주는 식의 거래에 일침을 가할 때 쓰는 속담이다.
장마 때는 비가 많이 와서 과일 맛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장마 뒤에 먹는 참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빗물로 인해 썩는 참외도 많지만, 물이 많으면 참외의 단맛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참외와 관련된 속담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선조들이 참외를 맛있고 완벽한 존재로 여겼다는 것이다. 열량과 비타민이 많아 식품으로서 가치가 높기에 참외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 참외의 놀라운 효능
참외에 함유된 포도당과 과당은 인체에 흡수가 빨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천연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돼 있어 암과 심장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수분 함량이 90%나 되고, 비타민C 함량도 높아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갈증 해소에 좋다.
또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땀 배출이 많아 자칫 산성이 되기 쉬운 몸의 균형을 잘 잡아주며, 칼륨 함량이 많아 이뇨 작용을 도와 몸 안의 노폐물이 잘 배설되도록 해준다. 그리고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엽산이 과일류 중에 가장 많이 함유돼 있어 하루 한 개만 먹어도 섭취 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계 손상을 예방하고 모체의 조혈작용을 도와 태아의 성장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영양소로, 임신 시 적절하게 엽산을 섭취하면 태아 성장에 좋다. 또한 정자의 기능성을 높이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참외를 고를 때에는 겉에서 향기가 나고 크기가 작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맑은 노란색이나 짙은 감빛을 띠는 것이 좋고, 골이 움푹 파여 있고 꼭지가 가늘면서 싱싱한 것이 맛있고 신선한 참외다. 참외는 찬 성질 때문에 배탈이 나기 쉽다. 그렇기에 한 번에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 섭취 시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참외는 보통 껍질을 깎아 날로 먹거나 얇게 썰어 샐러드용으로 먹는다. 그 밖에도 참외 장아찌, 참외 주스, 참외 깍두기 등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원한 청량감 덕분에 더위에 지쳐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제격이다.
참외를 절단할 때 씨에 붙은 태좌(흐물흐물한 부위)는 대부분 버리고 먹는데,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태좌에는 엽산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