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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4. 절기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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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여름엔 국수

19세기 말 화가 김준근의 <국수를 누르는 모양>을 통해 살펴보는

다양한 우리의 여름 면 요리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여름장마와 무더위는 여간해서 적응이 쉽지가 않다.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보양식부터 다양한 음식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그중에서도 시원한 면요리 생각이 제일 간절하다.

요즘 같은 무더위면 필자역시 하루걸러 냉면이나 막국수와 같이 차가운 면요리를 찾게 된다. 문득 우리는 언제부터 이런 차가운 면요리를 먹어왔는지 궁금해지는데 생각해보면 나라별로 다양한 면요리가 있지만 대부분은 따뜻한 요리들이다.

무더위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아무래도 한국사람들의 다양한 면요리 사랑을 엿 볼 수 있는 중요한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다.

예나 지금이나 여름엔 국수 No1.

오늘날의 면요리 뿐만 아니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고조리서나 조선시대의 의궤(조선시대의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기록)를 보더라도 절면, 기자면, 수인병, 분병, 삭병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면요리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가 있다.

지금 들으면 생소한 이름들이지만 당시에는 밀가루를 면(麵)이라 하였고, 면으로 만든 것을 가리켜 병(餠)이라 하였다. 한국음식을 다루는 필자는 한식의 문화와 뿌리를 알기위해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하고 있는데 옛 우리음식을 기록해 놓은 고조리서나 의궤 등에서 많은 힌트를 얻는다.

고조리서나 의궤외에도 옛그림이나 풍속도등을 찾아보아도 그 시대의 음식문화를 엿볼 수 가 있는데 면을 주제로한 그림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그림이 바로 아래의 그림이다.

김준근 ‘국수 누르는 모양’

그림의 제목 부터가 ‘국수 누르는 모양’ 이다. 김준근 1882~1885년경의 작품인데 당시의 국수를 만드는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다양한 면의 형태가 존재하였는데, 면을 만드는 방식에 따라 크게는 압면과 절면으로 나눌 수 있다.

작품에서 묘사하듯 누르는 힘으로 면을 뽑아내는 압착면이 압면이고, 칼로 썰어서 만드는면이 절면이다. 오늘날의 냉면이 압면의 종류라면 칼국수가 대표적인 절면이라 하겠다.

예나 지금이나 여름엔 국수 No2.

그림에서도 느껴지지만 면요리의 단점은 만들기가 어렵거나 번거롭다는 것이다. 그래서 별식(늘 먹는 음식과 다르게 만든 색다른 음식)중에는 유독 면요리가 많은 편인데 냉면과 함께 여름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별미는 콩국수가 아닐까 한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라다보니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콩의 단백질과 지방질을 그대로 섭취 할 수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몸을 보호하는 최고의 건강식이라 생각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콩국수는 어린 시절 먹었던 할머니의 콩국수이다. 할머니께서 어린 손자를 위해 손수 만들어주신 콩국수의 맛을 기억하기 때문에 요즘 음식점에서 먹는 콩국수는 깊은 콩 맛이 덜 한 게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름엔 국수 콩국수

할머니는 밤새 콩을 불려 거피하고 적당히 삶아서 맷돌에 곱게 갈았다. 맷돌사이로 흘러나오는 콩국의 고소함은 지금의 두유보다도 훨씬 고소하고 진했다.

옛날에 할머니가 쓰시던 맷돌이 아직도 고향집에 있어서 가끔씩 볼 때마다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할머니가 맷돌을 갈면 어린 손자는 곁에서 콩이 갈려 떨어지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지금은 마트에서 콩국물을 팔기도 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드는 수고를 덜지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 시간과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든 맛에는 견주지 못한다.

이처럼 콩국수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할머니는 연로하여 기력이 없으실 때도 더운 여름이면 식구들을 위해 콩국수를 만들어 주셨다.

하루 종일 더위에 지친 한여름 시원한 콩국물에 국수 삶아 넣고, 급히 먹다 체할까 오이를 채 썰어 듬뿍 올려 주셨던 할머니의 콩국수. 할머니의 레시피를 그대로 받아 콩국수를 두레유 여름 메뉴에 넣었다.

예나 지금이나 여름엔 국수 No3.

맷돌에 직접 갈지는 못하지만 할머니의 마음 그대로 좋은 콩을 불려 삶아서 믹서에 곱게 갈았다. 가끔씩 집에서는 맷돌에 갈아 보기도 하는데, 정서의 차이인지 신기하게도 믹서에 가는 것보다 맷돌에 간 콩국물의 맛이 더 좋다.

콩국물은 할머니의 레시피대로 최대한 진하게 만들려고 했고, 좀 더 색다른 콩국수를 만들고 싶어서 노각을 사용했다.

노각은 늙은 오이를 지칭하는데, 수분과 섬유질이 많아 갈증해소와 피로회복에 좋은 여름철 대표 식재료이다. 노각을 면처럼 얇게 썰어서 시원한 콩국물에 넣어 노각콩국수를 만들어 봤는데 아삭한 노각의 식감과 부드러운 콩국물의 조화가 좋았다.

예나 지금이나 여름엔 국수 No4.

한국사람들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좋아하는 면요리의 매력은 면요리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고, 선조들의 면사랑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노각콩국수와 같이 창의적인 면요리든 전통의 면요리든 시원한 면요리들과 함께라면 이 무더위도 쉽게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다.

유현수 (한식당 두레유 셰프)
▲ 유현수 (한식당 두레유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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