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기력회복엔 ‘수산물’도 빠질 수 없는 자격을 갖췄다. 싱싱하고 펄떡이는 기력이 가득한 수산물 거리에서 여름 더위에 달아난 입맛과 기력을 충전하며, 푸르디푸른 여름을 만끽해 보자.
❞♣ 최고의 복달임 민어를 찾아 - 목포 민어의 거리
동의보감에 ‘민어는 장기를 보충하고 뼈를 강하게 하는 데 이롭다’라고 나와 있다. 이렇듯 진귀한 민어를 원도심의 정취를 즐기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목포 ‘민어의 거리’이다.
목포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민어의 거리’에는 장인정신을 갖고 고객을 맞이하는 민어식당이 들어서 있다. 이곳 대부분 식당에서는 낚시로 잡은 민어를 취급하는데, 그물로 잡으면 민어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민어의 신선도와 컨디션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공들여 데리고 온 민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기에, 모든 부위를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단품으로도 먹을 수 있지만, 코스요리를 추천하는 이유이다.
입안에 넣자마자 눈 녹듯 사라지는 민어 ‘살코기 회’부터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부록’까지. 개성이 뚜렷한 민어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민어의 거리에서 목포의 맛을 봤다면, 아름다운 목포 원도심 거리를 찾아 목포의 멋도 찾아보시길 추천한다. 이곳에 자리한 전국 5대 빵집이라 꼽히는 코롬방제과도 기웃거려보고 지붕 없는 박물관인 근대역사거리도 걸어보시라.
♣ 사시사철 기력회복 장어를 찾아 - 마산 장어거리
마산어시장 부근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장어구이 가게 20여 개가 줄지어 들어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테이블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둘러앉아 장어를 구워 먹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장어거리라 불리는 이곳은 원래 횟집이 들어서 있던 곳으로, 1990년대 비브리오패혈증이 전국을 강타했을 때 이 횟집들이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장어구이 가게로 업종을 바꾸면서, 현재의 장어거리가 형성됐다. 다른 지역의 장어거리와 차별화하기 위해 모든 가게에서 자연산 장어만을 취급하고 있다.
장어거리는 마산만과 인접해 있는데, 마산만의 경관을 즐기며 장어를 맛보는 경험도 여름날 추억이 될 것이다. 붉은 숯불 위의 불판에서 장어가 노릇노릇 구워질 때면, 마산과 창원을 이어주는 마창대교의 풍광도 그 빛을 밝히기 시작한다.
마산항의 수려한 경관과 마창대교의 야경, 노릇하게 구워지는 장어구이 냄새와 쫄깃한 식감, 여기에 마산만의 갈매기 소리와 시원한 바람까지, 마산 장어거리에서 만나는 오감 행복이다.
♣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키는 낙지를 찾아 - 영암 독천 낙지음식명소거리
세발낙지, 낙지탕탕이, 낙지호롱이, 낙지초무침 등 이름만 들어도 기운이 나는 낙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바로 전남 영암의 ‘독천 낙지음식명소거리’이다. ‘바다의 인삼’이라 불리는 낙지는 강장에 탁월한 타우린과 히스티딘 성분 함유량이 높다.
영암군 독천리와 인근 미암면 일대 갯벌에서 나는 낙지는 예로부터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영산강 하구둑 건설로 갯벌이 사라지면서 그 명성이 잊혀졌지만, 독천의 낙지음식명소거리가 그 명성을 대신하고 있다.
독천 낙지음식명소거리는 영암군 학산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독천 5일시장을 따라 가게가 들어서 있다. 처음에는 5~6개의 음식점이 운영되다가,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0년대 초부터 음식점들이 더욱 늘기 시작해 현재는 약 15개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매월 4일과 9일이면 열리는 독천 5일시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 여름 영암에서 맛봐야 할 음식이 하나 더 있다. 바로 15가지 한약재를 넣어 끓인 ‘약선 육낙전골’이다. 15가지 한약재를 넣어 끓인 보약 국물에 버섯, 소고기, 낙지를 더했다. 기력이 절로 회복되지 않겠는가.
♣ 불로 장생의 기운을 갖춘 전복을 찾아 - 완도 전복거리
완도하면 역시 전복이다. 완도의 전복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해조류(다시마·미역)만을 먹고 자라는 완도 전복은 연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전복이 유명한 완도엔 전복거리도 있다.
완도항의 해안공원을 따라 조성된 전복거리에서는 전복물회, 해조류비빔밥, 지역의 특산품인 유자를 이용해 개발한 전복소스를 곁들인 전복구이, 전복해물덮밥, 전복곰탕, 전복오색떡국, 전복미역국, 김장국 등 완도군이 전복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다양한 전복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전복거리를 걸으며, 전복과 해조류와 관련한 다양한 효능과 설화를 눈에 담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대형 전복 조형물 앞에서의 사진촬영도 빼놓 수 없다. 길에는 점 조명이 설치됐는데, 야간에는 빛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전복의 건강함을 맛 봤다면, 완도타워, 장보고유적지, 명사십리해변 등 주변 명소는 가볼 곳이다. 완도 전복거리는 2020년 전국 우수 외식거리로 선정됐다.
♣ 원기 돋워주는 추어를 찾아서 - 남원 추어탕거리
남원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이 바로 추어탕이다. 추어탕의 재료인 미꾸라지는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A·B·D가 풍부해 자양 강장, 피부 미용 등에 도움이 된다.
추어에 대한 기록은 고려 말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등장하며, 중국 명나라 의학서 ≪본초강목≫에는 양기(陽氣)가 위축됐을 때 먹으면 치료가 된다,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한다' 등의 효능이 기록됐다.
추어탕거리는 춘향전의 주 무대인 남원 광한루원 주변에 약 20개의 식당이 모여 형성된 거리이다. 남원에서 처음으로 추어탕을 팔기 시작한 새집추어탕이 1959년 들어선 후, 자연스럽게 이곳에 추어탕거리가 조성됐다.
추어탕거리의 식당들은 인근에서 직접 잡은 민물 미꾸라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식당마다 조금씩 다른 조리법으로 차별화된 맛을 내고 있다. 추어탕을 비롯해 추어 숙회, 튀김, 빈대떡 등 추어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도 입맛을 돋운다.
추어탕거리 주변으로는 춘향테마파크, 지리산 둘레길을 비롯한 많은 관광지가 있어 관광과 먹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