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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여름의 달콤함, 복분자와 수박, 고창

여름의 달콤함, 복분자와 수박

여름의 시작을 전하는 청보리밭

♣ 낮은 산과 평야를 마주한 서해를 품은 고창

전라북도 고창을 오가는 일이 잦았다. 제철 식재료 찾아 전라남도 목포나 해남을 가려면 서해안 고속도로가 답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운전하다가 바라보는 풍경 속에 붉은빛 황토가 눈길을 사로잡으면 고창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목소리 따라 운전하다가 고창임을 직감하는 순간 저절로 노래 첫마디가 나왔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로 시작하는 가수 송창식 씨의 노래 <선운사> 말이다. 1990년에 발표한 노래는 여러 번 재발표되면서 여전히 사랑받는 노래다. 간 적이 있냐는 노래 질문에 스스로 답하곤 했다. “다음에요, 혹은 동백꽃 피면 갈게요” 하고는 발길을 재촉했다.

전라북도 고창은 낮은 산과 평야를 마주한 서해를 품고 있다.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모두 막을 때 고창을 가로지르는 인천강을 막지 않았다.

그 덕분에 고창은 여름이면 먼바다에서 온 장어 치어가 하천을 거슬러 올라 터를 잡는다. 어린 치어가 성어가 되면 장어 앞에 ‘풍천’을 붙인다. 민물과 바다가 자연스레 만나는 환경인지라 고창의 풍천 장어가 맛있을 수밖에 없다.

하천에 장어 치어가 찾아오면 산과 들에도 여름을 맞이하는 작물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한다. 보리도 좋지만 복분자, 수박은 민물장어 못지않게 고창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고창 고인돌 질마재길 2코스, 복분자 풍천장어길
▲ 고창 고인돌 질마재길 2코스, 복분자 풍천장어길, 한국관광공사

♣ 복분자 재배의 원조, 고창

장어와 최고의 궁합이라는 복분자, 그 재배의 시작도 고창이 원조다. 복분자는 딸기의 일종이다. 딸기는 크게 덩굴과 나무딸기로 나뉜다. 우리에게 익숙한 빨간 딸기는 야생의 딸기를 18세기에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익숙한 과일이 되었다.

예전에는 봄이 오고 여름이면 딸기가 끝났다. 재배한 딸기에 국한된 이야기다. 야생 딸기는 종에 따라 계절과 제철이 달라진다.

외국의 야생 딸기 중에서는 한겨울이 제철인 것도 있다. 복분자를 처음 재배할 때는 외국에서 들여온 블랙베리가 토종 행세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블랙베리보다는 토종 복분자를 개량해서 재배하고 있다.

보리가 누렇게 변하는 5월, 복분자는 하얀 꽃을 피운다. 꽃이 지고 한 달 뒤면 복분자가 익기 시작한다. 푸른빛을 띠던 것이 이내 붉어지고 곧 검게 변한다.

익은 복분자의 과육은 검다. 익은 복분자를 살짝 만지기만 해도 손가락 끝에 검붉은 과즙이 묻는다. 복분자를 비롯한 아로니아,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의 베리 종류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anthocyanin이 풍부해 찾는 이가 많다.

복분자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건강식품이지만 그렇다고 요강까지 뒤집게 만드는 초강력 정력제는 아니다. 복분자의 분은 한자로 동이분 盆이다. 복분자의 스토리텔링을 만들면서 동이(그릇)는 요강으로 살짝 바꾸었다.

그릇 뒤집힌 모양새를 본 따 분 盆이라 했지만 요강을 살짝 끼워 넣으며 요강 뒤집는 묘약으로 바뀌었다. 복분자주에 장어 궁합까지 맞추니 스토리텔링은 이야기가 아닌 정설처럼 되었다.

사실 복분자를 한방에서 약재를 쓸 때는 익은 것이 아니라 푸른빛 복분자에 붉은빛이 도는 것을 사용한다고 한다. 익은 것보다는 덜 익은 것이 약성이 좋다고 한다. 사람들이 먹는 복분자 가공식품은 익은 것으로 만드니 더더욱 요강하고는 멀다.

요강 스토리텔링은 복분자를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지만 다양한 활용은 방해하기도 했다. 편하게 먹어야 할 음식임에도 특별하게 먹어야 하는 음식이 돼버렸다.

♣ 복분자를 먹는 법

복분자는 누구나 알지만 생과의 맛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복분자 맛을 대부분 술이나 설탕으로 단맛을 보완하거나 생즙 농축한 가공품으로 맛봤기 때문이다. 익은 복분자의 과육은 여리다. 단맛도 과육처럼 여린 단맛이 길게 난다.

단맛은 포도당이 내지만 과당과 자당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시원한 단맛이 난다. 단맛 끝에는 한약재 맛이 아주 살짝 나고는 이내 사라진다.

생과를 그대로 먹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달곰한 과일에 익숙해진 입맛에는 살짝 부족한 단맛이다. 게다가 과육을 씹으면 끄트머리에 살짝 질긴 식감이 남기에 주스나 스무디로 만들어 먹으면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블렌더나 믹서에 복분자와 꿀이나 올리고당 넣고 갈면 쉽게 주스를 만들 수 있다.

고창 복분자를 먹는 법

간단한 주스 만드는 과정에 재료 두어 개 추가하면 조금 더 맛있는 스무디가 된다. 주스 만들 때 바나나 혹은 플레인 요구르트를 넣고 갈면 복분자 스무디가 된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얼음 넣고 갈면 시원한 슬러시가 된다.

검붉은 복분자로 만든 예쁜 보라색 음료는 시원하고, 달콤새콤 하기에 남녀노소 싫어할 까닭이 티끌만큼도 없다. 여름에는 더위에 고갈된 체력을 보충해 주는 음료로, 평소에는 아침을 깨우는 음료로 손색이 없다.

손쉽게 오랫동안 먹어야 식품이 가진 성분들이 몸에 이로움을 준다. 먹는 것이 불편하거나 자주 먹지 않으면 별 효과가 없다.

복분자 생과는 6월 중순부터 본격 출하한다. 복분자 생과를 사서 먹을 만큼 잘게 나눠 냉동고에 보관하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제철이 아닐 때는 냉동한 것이나 동결건조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제철 복분자보다는 비싸다.

♣ 대표 여름 과일, 수박

사람 몸의 70%는 수분이다. 참외, 호박, 멜론 등 박 珀과의 식물은 수분 함량이 89% 내외지만 유독 90% 넘는 과일을 박 중에서 물이 많은 박, 수박이라 한다. 수박의 수분 함량은 91% 이상으로 대표 여름 과일이 됐다. 수박은 전국에서 나온다.

그중에서 대표 산지로 꼽는 곳이 바로 고창이다. 고창은 정읍, 장수, 진안 등 다른 곳과 달리 높은 산은 없고 야트막한 산들만 있다. 1970년대 산지를 개간해 콩 농사를 추진하다가 경제성 문제로 수박 농사로 전환했다고 한다.

시작은 콩 농사 대체로 시작했음에도 고창의 자연환경이 수박 농사에 적합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산과 바다의 바람이 기온 차이를 만들었다. 바람 덕에 고창 수박은 당도 좋은 수박을 생산했다. 수분 많은 수박에 당도까지 좋으니 전국으로 팔려나갔다.

수박은 큰 것이 비쌌다. 한 통에 10kg 이상 나가야 시장에서 수박 대접을 받았다. 수박은 꼭지가 붙어 있는 것이 싱싱하고 좋은 것이라 여겼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수박도 변했다.

큰 수박은 푸대접 받기 시작했다. 식구가 적어지면서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을, 반 통, 1/4통 등으로 잘라서 팔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르는 것도 모자라 아예 작게 키우기 시작했다. 작기만 한 것이 아니라 수박 특유의 빨간 속살마저 노란색으로 바꾼 것도 있다.

수박이 다양해 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각각의 향이나 색, 그리고 맛이 다르므로 미식의 즐거움이 한층 즐거워진다.

미식이라는 것이 좋은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이며 식사하는 것만은 아니다. 넓고 넓은 미식 세계 중에서 일부분일 뿐이다. 같은 종이라도 품종, 지역, 제철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맛을 탐미하는 것 역시 미식이다. 요리사의 도움이 없이 즐길 수 있기에 편하게 할 수 있는 미식 활동이다.

♣ 변화하는 고창의 수박

고창의 수박도 변화하고 있다. 늘 해왔던 대로 수박 농사는 지으면서 한편에서는 다양한 미니 수박도 재배하고 있다. 여름 초입, 6월 고창 복분자와 수박 축제가 매년 열렸다.

선운산 도립 공원 내에서 열린 축제에서는 다양한 수박과 음료를 맛볼 수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되었다. 아주 아쉽지만 꿩 대신 닭. 달력에 3일, 8일이 낀 날 고창 오일장에 가면 다양한 수박을 맛볼 수 있다.

늘 먹어왔던 커다란 줄무늬 수박 대신 껍질을 사과처럼 깎아 먹는 애플수박, 작은 수박을 자르면 속노랑 속살을 드러내는 망고 수박, 줄무늬가 사라져 까만 수박 등 다양한 수박을 만날 수 있다.

변화하는 고창의 수박

애플수박은 몇 년 전부터 유행되기 시작해 수박 위 등 부분을 칼로 잘라 속을 파내고 블렌더로 갈면 수박 주스가 되었다. 속살은 주스가, 껍질이 잔이 되는 모양새다.

전주 한옥마을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에는 한 손에 빨대 꽂은 애플수박을 들고 다니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진해진 녹색에 줄무늬마저 사라진 수박을 자르면 노란 속살이 나온다. 블랙망고수박이다. 노란색 속살이 낯설지만 한 입 베어 물면 흠칫한다. 색만 노랄 뿐 맛과 향은 수박이거니와 아삭한 맛이나 단맛까지 뛰어나 깜짝 놀란다.

애플수박이나, 망고 수박 등은 줄무늬 수박과 맛과 향에 있어서 별반 차이가 없다. 크기가 작아 보관하기도 편하거니와 3인 가족이 디저트로 먹기에 딱 좋은 크기다. 게다가 껍질이 얇고 작아 껍질 버리는 스트레스조차도 모양만큼이나 작다.

♣ 수박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

수박은 속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흥정하는 까닭에 ‘수박 흥정’이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수박 사고파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분 많은 수박이 비를 만나면 수분 함량이 높아져 단맛이 희미해진다. 장마철 고른 수박은 맛이 복불복이다.

긴 장마에 단맛이 없는 수박을 만났다면 화채가 정답이다. 화채에 복분자를 더하면 색과 건강함을 더할 수 있다.

수박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 “3분만 참자”다. 생으로든 주스로든 말이다. 시원하게 먹기 위해 냉장고에 오래든 수박을 바로 먹는 것보다는 잠시 두면 단맛이 저절로 오른다. 잠깐 사이에 마술처럼 단맛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수박 온도가 조금 올라가면 혀가 느끼는 단맛 민감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우리 혀는 뜨겁거나 차가우면 민감도가 떨어진다. 팔팔 끓고 있는 음식 간을 보면 간혹 소금을 계속해서 치는 경우가 있는데 혀의 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박 과육을 먹기 좋게 자르고는 믹서에 간다. 맛을 보고 부족한 단맛은 꿀이나 올리고당으로 보충한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소금을 아주 조금 넣어서 다시 갈면 단맛이 얼추 맞는다. 소금의 역할 중 하나가 단맛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역할이다.

수박 갈 때 조금의 얼음까지 넣으면 전문점에서 만든 수박 주스 이상으로 맛이 난다. 수박 고르는 요령으로는 꼭지가 살짝 마른 것이 좋다.

수박과 맞닿은 부분은 생생하지만 끄트머리가 마른 것들이 단맛이 좋다. 수박은 갓 수확한 것보다는 수분이 어는 정도 증발한 것이 단맛이 좋다. 신선하다고 모든 것이 맛있는 것은 아니다.

■ 고창 복분자와 수박축제

전라북도 서남단에 위치해 연평균 최저기온이 8℃의 온화한 날씨를 자랑하는 고창은 농·수산물이 풍부한데, 그중에서도 고창의 여름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복분자와 수박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고창의 황토와 서해바다의 해풍은 복분자와 수박의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

고창 수박은 향긋한 단맛과 식감을 자랑하며, 복분자는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달콤 쌉쌀한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매년 6월 중순에 개최되는 <고창 복분자와 수박 축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 있다.

2019년에 축제에서는 복분자 생과와 수박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박 빨리 먹기 대회, 수박 카빙 경연 대회, 복분자 족욕 등 남녀노소가 모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또한 축제가 진행되는 선운산 도립공원에는 천년 고찰 선운사가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고 있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창 복분자와 수박축제

• 개최 시기 : 6월 중순

• 개최 장소 : 선운산 도립공원 일원

• 주최/주관 : 고창복분자와수박축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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