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빛깔과 달콤한 향기로 미각을 자극하며 시원한 맛이 일품인 참외. 6월부터 시작하여 여름철 대표 과채류로 손꼽히는 참외의 대표적인 재배지가 바로 경북 성주다. ‘별 고을’ 성주의 별이 된 참외! 그 아삭하고도 달짝지근한 맛이 궁금하다면 먼저 ‘성주참외 체험형 테마공원’부터 맛보는 건 어떨까?
♣ 참외의 본고장, 경북 성주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IC를 빠져나오면 곧 지붕 위에 큰 참외 모형이 올려져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성주참외 체험형 테마공원’은 참외의 본고장인 성주군이 참외의 기원과 역사, 참외 재배 농기구, 참외로 만든 음식 및 자료 등을 전시 소개하고, 365일 참외 향기가 솔솔 나는 체험학습을 목적으로 건립되었다.
참외는 ‘한국 멜론(Korean melon)’이라 불리며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만 재배되는 특산품이다. 예전에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재배가 성행했지만 최근 멜론에 밀려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참외는 유전적으로 멜론과 가까워 같은 학명을 갖고 있는데, 북동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후 서양의 멜론과 동양의 참외로 나뉜다.
현재 우리가 흔히 보는 참외는 모두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품종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재배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Korean melon’ 또는 ‘Chamoe(참외)’로 불린다.
경북 성주는 우리나라 최대의 참외 생산지로 전국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인구 4만 2,000여 명에 이르는 성주에서만 3,800여 농가가 3400㏊ 규모의 농지에서 참외를 재배한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에도 3년 연속 조수입 5,000억 원을 달성했으며 일본,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지에 327톤이나 수출했다. 연간 1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억대 농가만 1,612가구에 달한다.
♣ “청와대에 그분을 한 번 모셔와 봐”
성주 참외의 맛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얽힌 일화로 더 유명해졌다. 박 전 대통령이 어느 날 참외를 먹다가 “이 참외가 유별난데 어디서 온 참외인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가리킨 참외는 바로 성주의 한 농가에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골프장에 납품하던 참외였다.
이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경북에서 재배한 것입니다”라고 답하자, “청와대에 그분을 한 번 모셔와 봐”라고 했다. 그 참외를 재배한 농민이 실제로 1976년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했다.
성주가 우리나라 최대의 참외 생산지가 된 것은 훌륭한 재배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기본적으로 과일이나 채소가 잘 자라려면 일조량이 풍부해야 하고, 토지가 비옥하고, 물이 맑아야 한다. 그리고 비나 홍수 같은 재해가 적어야 한다. 성주 땅이 바로 딱 이 조건에 맞아떨어진다.
경상북도 서남부 산간 내륙지방으로 대구에서 서남쪽 30km 지점에 위치한 성주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가야산(1433m)의 맑은 물과 풍부한 햇빛을 갖추고 있으며, 4대강의 하나인 낙동강을 끼고 있어 연안의 넓은 평야와 수자원이 많아 깨끗한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또 흙이 미사질 양토로써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배수가 양호하여 참외 재배의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50년 이상 축적된 참외 재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여 깔끔한 외형과 색깔, 사근사근한 육질로 맛과 향기가 뛰어난 세계 제일의 스타 참외를 생산해 낸다.
♣ 참외와 함께 휴양, 체험, 교육이 한자리에
이처럼 성주가 국내 최대의 참외 생산지가 된 까닭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세계적인 특산물이 된 참외를 테마로 꾸민 놀이 공간이 ‘성주참외 체험형 테마공원’이다.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를 앞에 두고 있는 ‘참외랑 아이랑’ 체험 전시관은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다.
참외를 깎아 잘라 놓은 모양의 통로를 지나면 정면에 참외를 재배하는 모습의 모형이 꾸며져 있다. 그 좌측으로는 참외의 기원과 역사, 성주 참외 재배 과정과 방법, 특징 등 성주가 왜 참외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다.
한편에서는 벽면을 이용한 스크린 참외 터치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신났다. 성주 참외의 로고가 새겨진 참외 상자를 가득 실은 미니 참외 트럭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입구 우측에는 아이들을 위한 실내 놀이터와 미니도서관, 와글와글 놀이방, 포토존도 마련되어 이름 그대로 참외랑 아이랑 함께하는 놀이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전시관을 나오면 바로 옆에 ‘원예힐링관’이란 이름의 온실 같은 작은 식물원이 있다. 이곳에는 30여 종의 교목 및 관목을 비롯해 초화류 20종 등 평소에 보기 힘든 원예작물들이 많다.
머틀립 오렌지, 필라덴 드론 망고, 파파야, 구아바 등 이름마저 생소한 열대과일 작물을 비롯해 금호 선인장, 눈꽃 선인장, 밍크 선인장, 불에 강한 아왜나무 등 신기한 식물들이 즐비하다.
중앙에는 족욕을 체험하며 쉬는 공간도 있고, 작은 인공폭포와 파고라, 포토존까지 갖추고 있어 비록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오밀조밀하게 짜여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시 원예힐링관에서 나오면 이번에는 ‘성주 사람들 이야기’라는 건물이 맞이한다.
이곳에는 성주의 역사에 관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참외의 역사와 발전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옛 농경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체험교육장 등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성주 참외를 이용한 각종 체험 교육들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잔디마당과 바닥분수, 야외 참외놀이터가 어우러진 ‘참외어울림마당’을 비롯해 ICT 연구동, 미래식물육묘장, 농업기술센터까지 휴양,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테마별 공간이 갖추어져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 그 밖의 다양한 볼거리
성주는 ‘성주참외 체험형 테마공원’ 외에도 성주 8경이라 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테마공원을 나와 차를 왜관 방면으로 돌려 10분쯤 가다 보면 한개마을이라는 푯말이 나온다. 성주 한개마을은 현재 주민들이 살며 옛 모습을 지켜가는 전통마을이다.
뒤로는 영취산이 감싸고 앞으로는 백천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길지로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멋스러운 고택과 정겨운 토석담을 천천히 거닐며 옛 선조들의 정취를 느껴보자.
한개마을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에 가야산이 빚어낸 산수화 같은 포천계곡이 있다. 심산유곡의 천연 물놀이장으로 여름철이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인기 높은 명소이다. 한개마을에서 포천계곡으로 향하는 길에 성주역사테마공원, 성밖숲도 들러보자.
성주 8경에 든 성밖숲에서는 수령 300~500년에 이르는 50여 그루의 왕버들과 맥문동이 연출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군민들의 일상 회복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된 프로젝트 ‘성밖숲 희망길 와숲(힐링하러 와! 오감만족 성밖 숲)’을 통해 문화관광부 주관 2020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