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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미식 여행 &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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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입맛부터 손맛까지 책임져주는 겨울 송어 경기도

입맛부터 손맛까지 책임져주는 겨울 송어 경기도

묵직한 손맛으로 낚시하는 재미가 좋은 송어.

찬물에서 살아가는 냉수성 어종이라 겨울에 맛이 더 좋다.

강과 호수가 꽁꽁 얼어붙는 시기가 오면 이름이 들려오는 고기가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겨울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송어다.

얼음에 구멍을 내고 낚싯대를 드리워 직접 잡아보는 손맛과 즉석에서 회나 구이로 맛보는 재미까지 겸비한 송어는 이제는 친숙한 겨울 친구다. 이 송어의 생태적 습성에는 더욱 재미있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 민물과 바다에서 살아가는 송어의 진실

10~20년 전부터 송어 축제가 많이 생기면서 이름이 친숙해졌지만 우리는 송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름이 비슷한 숭어와 헷갈리는 사람도 꽤 있고 민물송어와 바다송어가 따로 존재한다는 말도 흔히 나온다. 과연 송어의 진실은 무엇일까?

궁금증을 풀어보자면 먼저 바다에서 사는 숭어와 민물에서 사는 송어는 전혀 다른 종이다. 둘 다 겨울에 회로 먹는 경우가 많아 헷갈릴 수 있지만 회를 떠보면 색상이 전혀 달라 한 번만 확실히 알면 헷갈릴 일이 없다.

전체적으로 하얀 살색에 검붉은 부분이 섞인 회가 숭어이고 연어처럼 붉은색 계통의 회가 송어다. 그렇다면 민물송어와 바다송어는 따로 존재하는 게 맞을까? 이는 맞는 말이기도 하면서 틀린 말이기도 하다. 송어는 바다고기이기도 하면서 민물고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민물송어와 바다송어의 진실은 송어가 연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라는 것에 힌트가 있다.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살다가 알을 낳을 때쯤 강으로 되돌아온다는 연어의 습성을 잘 알 것이다.

연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들은 대부분 이런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 송어는 바다로 나가서 성장한 후 민물로 돌아오는 부류가 있고 민물에서만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다로 나가는 부류를 ‘강해형’ 송어, 계속 민물에서 살아가는 부류를 ‘육봉형’ 송어라고 부른다.

강해형 송어는 1~2년간 강에서 생활하다가 9~10월경 바다로 떠나고 바다에서 2~3년을 지낸 후에 산란을 위해 5~6월경 자신이 태어났던 강으로 돌아오게 된다.

반면 육봉형 송어는 하천에 계속 머물러 살다가 때가 되면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민물송어와 바다송어는 다른 습성을 지닌 두 부류에 대한 구분인 것으로 같은 종의 송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민물과 바다에서 살아가는 송어의 진실

여담으로 이와 비슷한 혼동이 클래식 음악에서도 있었다. 슈베르트의 대표적 교향곡 중 하나인 가곡의 제목이 <숭어>냐 <송어>냐 하는 논쟁이다.

국내 모 브랜드 세탁기의 작동 완료음으로 사용되고 있어 우리들의 귀에도 익숙한 이 곡은 슈베르트가 강에서 헤엄치는 활기찬 물고기의 모습과 그 물고기를 잡으려는 낚시꾼의 모습을 묘사한 가곡이다. 강(민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송어인 것이다.

사실 이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만 생긴 일로, 가곡의 제목인 ‘Die Forelle’는 송어를 뜻하는 독일어다. 혼동이 생긴 이유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단지 누군가가 제목을 잘못 번역한 것이 수 십 년을 이어져 왔던 것이다.

심지어 이 잘못이 교과서에도 그대로 이어져 2000년대 후반까지도 잘못된 제목인 <숭어>로 적혀있었다. 그래서 국내의 많은 분들이 교육과정에서 <숭어>로 배웠을 테지만 정확한 제목은 <송어>이고 지금은 교과서에도 수정이 되었다 한다.

♣ 외모와 이름 때문에 오해 받고 살아온 해프닝

민물 송어니 바다 송어니 하는 명칭에 대한 혼동은 육봉형 송어와 강해형 송어의 생김새가 다른 점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민물에서 함께 살고 있을 때는 생김새의 차이가 없지만 강해형 송어가 바다로 나가 사는 동안 생김새가 달라지는 것이다.

연어만큼 덩치도 커지면서 특히 머리 부분이 단단해지고 아래턱이 튀어나오게 변화해 외국에서는 강해형 송어를 ‘steel head’라고도 부른다.

부르는 이름이 문제를 야기한 측면도 있다. 바다로 나가는 부류인 강해형 송어를 ‘시마연어’라고도 부르는데, 시마라는 이름은 러시아에서 송어가 많이 나오는 지방의 방언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시마연어를 정식 명칭으로, 송어를 이명(異名)으로 정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 속의 명칭은 예부터 송어였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함경도 몇몇 지방의 토산물로 적혀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강원도와 경상도 일부 지방의 토산물로 송어가 수록되어 있다.

송어

<난호어목지>에서는 ‘동북 강해(江海) 중에 나며 모양이 연어와 비슷하나 더 살이 찌고 맛이 있다’고 하였다. 또 ‘살의 빛깔이 붉고 선명하여 소나무 마디와 같으므로 그 이름을 송어라고 하였다’고 하면서, ‘알의 맛은 극히 진미이고 동해의 어류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적혀있다.

<오주연문장전산고>라는 문헌에는 ‘북관(北關:함경도) 바다에서 나는데 매년 5, 6월이 되면 떼를 지어 강에 들어온다’, ‘산골짜기 시내에 이르러 석벽을 만나면 올라가서 암석과 소나무에 몸을 마찰시켜서 뼈가 드러나면 떨어지는데 몸에서 소나무 향기가 나므로 송어라고 한다’고 하였다.

송어라는 이름이 조상들이 붙이고 불러온 이름이라는 증거다. 이로 인해 학계에서는 지금도 논란이 있다고 한다.

국내 고문헌에 버젓이 송어로 기록되어온 물고기를 시마연어라고 명칭을 붙인 일은 주객전도된 경우라는 주장이다. 어쩌면 바다송어가 따로 있다는 오해도 송어를 시마연어로 부르는 명칭의 변경에서 비롯된 해프닝인지도 모른다.

♣ 산천어와 송어는 같은 물고기?

송어축제와 함께 산천어축제도 겨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축제를 통해 송어를 알게 된 사람들은 송어보다 산천어를 더 먼저 알았을 수 있겠다. 그런데 송어와 산천어가 같은 종이라는 사실은 대체로 모른다.

명칭의 차이가 있는 만큼 당연히 다른 어종으로 알고 있겠지만, 산과 하천에 사는 물고기라는 이름인 산천어는 바다로 나가지 않는 육봉형 송어를 말한다.

이에 대해서는 복잡한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다. 산천어는 송어와 비슷하게는 생겼지만 몸 색깔이 다르며 몸길이는 송어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학계에서는 같은 종으로 보고 있다. 수컷 산천어와 암컷 송어가 짝짓기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송어와 산천어가 산천어의 생활 장소인 계곡에서 만나면 한 종류의 송어 및 산천어의 새끼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조건만으로도 한 종류임이 분명하지만, 왜 일부는 민물에 남아 육봉형인 산천어가 되고, 또 일부는 바다로 내려가 강해형인 송어가 되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 우리가 먹고 즐기는 송어는 무지개송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축제를 통해 만나고 먹기도 하는 송어는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살던 토종 송어가 아니다. 안타깝게도 하천의 댐 건설과 수질오염 등으로 토종 송어는 씨가 말랐다고 할 정도로 귀한 물고기가 되었다.

지금 우리가 흔히 접하는 송어는 외래종을 가져와 기른 양식 송어가 대부분인데, 그 이름도 유명한 무지개송어다.

무지개송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지만 토종 송어와 같은 연어과의 어류로 습성도 비슷하다. 단, 무지개송어는 성체가 되면 가로로 붉은색 줄이 생기는데, 비스듬히 보면 무지개빛이 보여 ‘rainbow trout’라 이름 붙은 것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해석해 무지개송어로 부르고 있다.

우리가 먹고 즐기는 송어는 무지개송어

무지개송어도 강해형과 육봉형으로 나뉘지만, 우리나라에서 양식용으로 사용되는 송어는 대부분 민물에서만 살아가는 육봉형 송어다.

조정현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 연구사는 “무지개송어는 성장이 빨라 단 기간에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고, 육식성임에도 배합사료를 잘 먹어 기르기가 용이하다”며 “지방함량이 높아 풍미가 좋다 보니 오래전부터 연구가 되어 양식으로 기르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무지개송어는 계곡이나 호수, 저수지 등에서 쉽게 키울 수 있어 세계적으로도 양식용 어종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 민물고기인 송어. 회로 괜찮을까?

식재료로 송어를 대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다. 민물고기인 송어를 회로 먹어도 안전하냐는 의문이다. 민물고기에는 기생충이 많아 위험하다는 인식과 함께, 특히 일반 구충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간디스토마의 공포가 빠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주홍준 한국송어양식협회 회장은 “양식 송어에는 간디스토마를 포함한 기생충이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주홍준 회장은 “간디스토마는 민물고기가 먹이로 먹는 쇠우렁이를 숙주로 삼는데, 송어 양식장에는 쇠우렁이가 살지 않는다”며 “양식 송어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통과한 배합사료를 먹이기에 쇠우렁이를 섭취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

자연 하천에서 낚시로 잡은 자연산 송어는 위험할 수 있지만, 식당을 통해 유통되는 양식 송어는 100% 안전하다는 말이다.

한편, 양식 송어의 먹이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송어의 살이 연어처럼 붉은색을 띠는 이유에 대해서다. 연어과의 물고기는 작은 갑각류를 먹는데, 갑각류들은 해조류에서 섭취한 베타카로틴이라는 물질을 체내에서 변화시켜 아스타산틴이라는 붉은색 색소를 만들게 된다.

그래서 이를 섭취한 연어과 물고기들이 붉은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식 송어들까지 살색이 붉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양식 송어들은 야생의 갑각류를 먹지 않으므로 옅은 살색을 띠는 게 정상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주홍준 회장은 “양식장에서 먹이로 주는 배합사료에 갑각류에서 얻은 성분을 섞는다”며 “단순히 색을 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성인병 예방에 좋은 등 영양적으로도 이점이 있어서 그렇게 한다”고 알려준다.

♣ 송어를 즐기는 색다른 맛, 비빔회

송어를 파는 식당을 가보면 송어회를 비롯해 송어구이, 송어매운탕 등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그중 국내에서 인기 많은 것은 단연코 회다.

연어와 비슷하면서도 색상은 더 붉은 송어회는 맛도 연어처럼 고소하고 기름지다. 혹자는 ‘흙 맛’이라고 부르는 민물고기 특유의 냄새를 견디기 어려워하지만, 미식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법. 송어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향마저 송어의 맛으로 받아들여 즐긴다.

민물고기 냄새가 싫은 사람을 위한 방법도 있다. 비빔회로 먹는 것이다. 상추와 깻잎 등의 채소와 초장, 콩가루 등을 버무려 회무침처럼 먹는 방법이다. 일반 회무침과 조금 다르다면 채소와 초장 등을 따로 버무려놓고, 회 한 점을 채소무침과 함께 집어먹는다.

송어를 즐기는 색다른 맛, 비빔회

송어회까지 함께 버무려놓으면 먹는 동안 물이 생겨 송어 맛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별도의 팁으로, 먹다가 심심해지면 채소무침에 다진 마늘을 첨가해 두 번째 맛을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한편, 주홍준 회장은 “연어를 먹는 다양한 방법을 송어에도 적용해 스테이크처럼 굽거나 버터구이를 해도 맛이 좋다”고 말한다.

한편, 최근 몇 년 들어 무지개송어를 바다에서 양식하는 일에 성공해 물량이 제법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바다송어가 생겨난 셈이다. 바다에서 자란 송어는 민물고기 특유의 ‘흙 맛’이 없어 민물송어회를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되겠다.

♣ 코로나19로 줄줄이 취소된 축제, 그래도 낚시터가 있다

꽁꽁 언 강이나 하천 위에서 얼음을 깨고 즐기는 전국의 송어축제들. 어느 해는 겨울이 아주 춥지 않아 축제 기한이 연기되는 일도 흔했지만, 매년 한 달 이상은 축제를 통해 송어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지속적인 감염 위험으로 대부분의 송어축제가 이미 취소된 상태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작게나마 송어축제를 즐길 방법은 있다. 양식장을 겸하는 낚시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한 예로 설빙송어빙어축제를 개최해오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의 청평 송어낚시체험장에서는 소규모로 송어와 빙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시체험장 내에 마련된 공간에서 송어와 빙어를 낚아보고, 송어 맨손 잡기 체험도 해볼 수 있는 등 축제 때와 비슷하게 운영한다고 한다. 잡은 송어에 대해 회 손질과 구이 손질 등도 축제 때처럼 운영하니 가족 단위로 방문해 작은 언택트 축제로 올해의 송어낚시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 송어축제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꽁꽁 언 강 위에서 앉아 송어를 기다린다. 어느 순간 송어의 강한 입질을 느낀 사람들은 힘을 주어 구멍 위로 들어 올리며 환호한다.

매년 겨울이면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는 송어축제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송어축제에서는 얼음 위에서 낚시를 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자연 속에서 겨울의 정취를 느끼고 겨울에 더 맛있는 송어를 맛볼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로 인기가 많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아 축제가 취소되거나 얼음낚시 프로그램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겨울 송어의 맛은 여전하니 내년 축제를 기약하며 가족이 함께 송어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 파주송어축제

풍요로운 농촌의 풍경 속에서 송어낚시가 가능한 파주송어축제. 송어얼음낚시체험, 눈썰매, 전통얼음썰매 등 다채로운 겨울 놀 거리 체험도 가능하다.

• 개최 시기: 매년 1월 ~ 2월

• 개최 장소: 경기 파주시 광탄면 광탄레저타운 일대

• 주최/주관: 파주송어축제 조직위원회/광탄낚시레저타운

파주송어축제

♣ 청평 슬로우파크 겨울송어축제

서울의 근접한 청평에서 열리는 송어축제. 송어낚시뿐만 아니라 키즈랜드, 재미있는 풍물 공연과 서커스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 개최 시기: 매년 1월 ~ 2월

• 개최 장소: 경기 가평군 슬로우파크

• 주최/주관: 청평체험관광협동조합

청평 슬로우파크 겨울송어축제

♣ 평창 송어축제

전국에서 가장 춥고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개최되는 평창 송어축제. 얼음 아래로 지나다니는 송어를 보면서 낚시를 하는 등 다양한 겨울축제 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 개최 시기: 매년 12월 ~ 2월

• 개최 장소: 오대천둔치(진부 시외버스터미널 앞)

• 주최/주관: 평창송어축제위원회

평창 송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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