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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미식 여행 &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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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새로운 희망, 새로운 이야기가 넘쳐나는 마을 동해

새로운 희망, 새로운 이야기가 넘쳐나는 마을 동해

바다가 보고 싶을 싶을 때면 막연히

“동해 가자”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동해안에 걸쳐 있는 도시를 가리켜 ‘동해’라고 부른다. 설을 앞두고 더욱 활기를 띠는 강원도 동해시에서 변치 않는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 희망의 벅찬 설렘을 품고 돌아왔다

장이 서는 날이면 어머니 손 붙들고 따라나선 시장에서 다디단 호떡 하나 얻어먹고 그 기쁨에 연신 조잘대던 기억이 어렴풋하다. 간식거리가 많지 않던 당시만 해도 장터는 그야말로 최고의 푸드코트였을 뿐더러 눈요깃거리가 많아 어린아이에게는 꽤 재미있는 놀이터였다.

전통 시장에서는 사과 한 봉지라도 발품과 흥정 능력에 따라 더 실하고 저렴한 상품을 얻을 수 있었기에 몇 번씩 구경하고 만져보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거래가 성사되곤 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장을 보고 무엇이든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집 안으로 상품이 배송된다.

심지어 내가 해야 할 수고를 덜어주는데도 저렴하고 빠르기까지 하다. 다양한 이름의 대형 상점이 즐비하고,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에서도 웬만한 생필품을 다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보니 그 시절 경험은 그저 진귀한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그래서 가끔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감 있는 흥정이 오가던 전통장이 그리워지는지도 모르겠다. 재래시장이나 전통장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전통 장터가 동해시 북평장이다.

동해시 북평장

영동 지방 최대 규모의 전통장이자 우리나라 3대 시장 중 하나로 200여 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이곳에는 여전히 많은 상품과 사람이 모이고, 푸근한 정이 흘러넘친다.

매월 6번 3·8장(3일, 8일, 13일, 18일, 23일, 28일)이 열리는 날이면 지역 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버스를 대절해 오는 경우도 많고, 최근에는 애틋한 추억을 찾아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까지 발길을 더하고 있다. 판매하는 물건 또한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바다와 면한 지리적 이점 덕에 제철 맞은 싱싱한 어류가 풍성한 것은 기본이요, 바구니 가득 담겨 몸값 흥정을 벌이는 과일과 야채, 되에 촘촘히 쌓아놓고도 덤까지 넉넉히 챙겨주는 각종 곡류, 농기구와 생활 잡화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이 없다.

땅콩 볶는 향과 참기름 짜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 거리를 걸으면 절로 출출해질 터. 이때부터는 고민이 시작된다. 뜨끈한 잔치국수, 메밀전병, 감자전, 메밀묵, 어묵, 국화빵, 뻥튀기…. 먹거리가 너무 많아서다.

심지어 막걸리 한잔 곁들이면 좋을 주막과 40~50년 된 장터국밥을 말아 파는 가게도 여럿 보인다. 북평장은 재화가 오가고, 수많은 사람이 온기를 나누고, 훈훈한 정과 인심이 이어지는 매력 넘치는 곳이다. 따듯한 인정을 경험하게 되는 이곳에서는 삶의 풍요와 희망까지 주고받는 듯하다.

♣ 풍요로운 겨울, 동해의 맛

동해의 먹거리는 겨울에 더 풍성해진다. 미식 여행을 떠나도 만족할 만한 동해의 맛을 몇 가지 소개한다. 양미리, 대게, 신선한 회까지 동해의 먹거리는 다양하지만 그중 꼭 먹어야 할 별미가 있다.

생김새가 곰 같다고 해서 ‘물곰’ 또는 ‘곰치’ 라고도 하는 생선으로 만드는 곰칫국은 비주얼보다는 맛으로 승부하는 별미다. 특히 전날 밤 신선한 회를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인 애주가에게는 아침 해장용으로 필수인 메뉴. 보통의 매운탕과 달리 김치를 듬뿍 넣어 맛을 낸 곰칫국은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다른 생선과 다르게 미끄덩거리는 식감이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이내 입안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식감에 푹 빠진다. 최근에는 어획량이 줄어 한 그릇에 1만5,000원 정도로 몸값이 올랐지만, 동해 여행을 두 배로 만족시킬 만큼 그 값을 톡톡히 한다.

곰칫국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은 묵호항 주변에 즐비하다. 여름에 뜨거운 음식으로 더위를 이겨냈다면, 이한치한(以寒治寒)으로 겨울에 먹는 시원한 물회는 겨울 별미 중 으뜸이다.

뼈째 썰어 씹히는 맛이 풍성한 회에 갖은 야채를 듬뿍 올리고 살얼음을 부어 낸 물회는 꼬들꼬들한 식감에 한 번 놀라고, 새콤달콤한 맛에 한 번 더, 속이 확 풀리는 시원함까지, 적어도 세 번은 감동하게 된다. 동해중앙시장 근처에 가면 대게빵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볼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붕어를 대게 모양으로 바꿔 파는 것으로 오해하고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관광지에서 군것질을 하기 위해 줄까지 선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맛을 보는 순간 한참을 기다려 맛보기를 잘했다는 타당한 이유가 생겼다.

대게나 홍게의 살과 껍질을 밀가루와 함께 반죽해 만든 대게빵은 맛과 향이 정말 다르다. 밀가루로 만든 빵임에도 담백함이 감돌고, 뱃속에 팥을 넣고 취향에 따라 호두와 블루베리 맛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영양까지 충족시키는 간식이다.

이미 곰칫국과 물회로 배를 채운 터라 겨우 한 마리 맛봤을 뿐임에도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것을 보면 여느 군것질거리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음이 분명하다. 조만간 대게빵 먹으러 동해 여행 간다는 이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동해시 곰칫국과 물회, 대게빵

♣ 경이로운 자연을 마주하다

동해안의 작은 고장인 동해시는 속초와 강릉, 정동진보다는 조금 아래 위치하고, 삼척시보다는 위쪽에 있다. 동해시는 여행을 떠날 때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는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규모가 작아도 동해시에는 어느 곳보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명산이 위치하고, 탁 트인 전망이 인상적이거나 기암괴석의 절경이 빼어난 해변을 두루 관망할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행복한 여행이 된다. 무릉계곡은 신선이 노닐었다고 해서 무릉도원이라고도 한다.

‘한겨울 산이 뭐 그리 좋을까?’ 산보다는 바다를 선호하는 터라 잠시 망설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 진짜 신선놀음을 할 만한 곳인지 알아보고 싶은 호기가 발동해 무릉계곡으로 향했다.

멀리 두타산과 청옥산이 이루는 절경에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이곳, 10여 분쯤 오르니 넓게 펼쳐진 반석 위에 과거 이곳을 찾은 명필가와 묵객이 새긴 글귀가 가득해 진풍경을 이룬다. 여기에는 1571년 빼어난 명필가로 유명한 양사언의 석각이 있어 가치를 더욱 빛낸다.

기암괴석과 자연 절경이 이룬 경치를 보노라면 옛 문인들이 글귀를 새기며 놀음을 했던 이유가 충분히 느껴진다. 바다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 앞으로 하얀 백사장과 탁 트인 바다가 인상적인 망상해수욕장은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해변 풍경이 일품이다.

한적한 겨울에 망상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마주하고 서면 가슴속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 절로 든다. 애국가 첫 소절의 배경 화면으로 등장해 익숙한 촛대바위는 추암해변에 자리한다. 바다 위로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촛대바위는 어머니들이 촛불을 켜놓고 자식의 안녕을 기원한 것처럼 소원을 들어줄 것만 같다.

그 옆으로 암석 2개가 다정하게 마주 보고 있어 형제바위라고 불리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아름답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일출 명소이기도 한 이곳은 촛대바위 위로 봉긋 솟아오르거나 형제바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 마니아가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동해시 관광지 명소

♣ 떠오르는 희망을 나누는 마을

바다 가까이 왔으니 어촌의 특색 있는 문화를 느껴보는 것이 필수 코스가 아닌가. 묵호는 한때 동해안 제1의 항구로 어마어마한 양의 오징어와 명태가 쏟아진 항구 마을이었다고 한다.

묵호항은 생선이 매일 쌓이고 쌓여 바닥에 물 마를 날이 없었고, 인근에 석탄 공장이 있던 탓에 비만 오면 탄가루가 날려 검은 뻘이 되기도 했다. ‘잿빛 바다’라는 뜻의 묵호에서는 ‘마누라나 남편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우스개 말이 생길 정도로 검은 흙길이 질퍽거렸다고 한다.

논골담길 꼭대기에 있는 묵호등대도 동해시의 명물이다. 드넓은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 덕에 시대별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되어 익숙한 곳.

주변을 거닐며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만끽해도 좋고, 묵호등대 바로 아래 위치한 전망 좋은 카페에서 따듯한 차 한잔을 마시며 동해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겨도 좋겠다.

카페에 앉아 내려다본 묵호 바다는 묵호에 다시 불어올 희망, 그리고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되뇌는 나의 바람까지 들어줄 것 같은 기대를 불러온다.

날이 저물면 횟집명소거리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붙여놓은 묵호항 주변 거리를 어슬렁거리다 마음이 끌리는 곳이면 찾아 들어가 동해산 회 한 접시에 그날의 여정을 풀면 가슴속에 가만히 놓아둔 행복이 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옛 장터를 찾아 떠나온 동해에서는 아름다운 자연과 이곳의 문화를 두루 만나면서 풍성한 희망의 기운을 몸과 마음 가득 채울 수 있었다. 동해에서 만난 희망이 더 오래, 더 밝게 퍼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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