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프쿡 로고
    • 검색검색창 도움말
  •   
  • 한식 맛과 멋

  • SNS 공유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Chapter 1. 전문가 이야기
  • 이동

h2mark 어디에서 온 송편입니까? 신완섭 소장

어디에서 온 송편입니까?

중국에 보름달 모양의 ‘월병 月餠’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반달 모양의 ‘송편’이 있다.

♣ 송편은 왜 반달 모양이 되었을까?

송편은 한가위 명절의 대표 음식이다. 추석 명절 때면 아낙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다. 중국에 보름달 모양의 ‘월병 月餠’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반달 모양의 ‘송편’이 있다.

시루에 솔잎을 켜켜이 깔아 쪄낸다 하여 붙여진 송편의 유래는 통일신라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이름은 ‘소나무 송 松’자에 ‘떡 병 餠’이 합쳐진 ‘송병’이었는데 변화를 거쳐 ‘송편’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송편은 보름달 모양의 월병과 달리 왜 반달 모양이 되었을까. 놀랍게도 백제 멸망과 관련된 일화가 전해온다.

사연인즉, 백제의 마지막 왕이었던 의자왕(재위 642~660) 때 궁궐 땅속에서 거북 등이 하나 쑤욱 올라왔는데, 등짝에 ‘백제는 만월 滿月이요, 신라는 반월 半月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한다.

이를 수상히 여긴 왕은 점쟁이를 불러 그 뜻을 물으니 ‘만월은 점차 기울고 반달은 점점 차게 되니, 역사의 운이 신라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이 소식은 신라에도 풍문으로 전해졌고, 마침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자 통일신라 사람들은 보다 나은 앞날을 기원하며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어 먹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1680년에 저술된 『요록 要祿』에 ’백미 白米 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켜켜이 쪄서 물에 씻어낸다’라는 문장에서 찾을 수 있으나 이미 오래전부터 즐겨 먹던 고유의 음식이었을 것으로 미뤄 짐작된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소를 넣고 접기 전까지 송편의 피 모양은 둥근 보름달 모양이다. 소를 넣고 반으로 접는 과정을 통해 달의 발전과정과 변화를 보게 된다. 그러니 송편에는 보름달과 반달이 다 담겨있는 것이다.

반달 모양 송편
▲ 반달 모양 송편 ⓒ AENDA Inc.,

♣ 송편에 관한 기록

1809년 빙허각 이씨가 가정 살림법을 소개한 『규합총서 閨閤叢書』에서는 ‘흰떡을 골무떡보다 눅게 하여 쪄서 많이 친다. 굵은 수단처럼 비벼 그릇에 담아 떼어 얇게 소가 비치게 파고, 거피팥에 꿀을 달게 섞고 계피 후추 건강 가루를 넣어 빚는다.

너무 잘고 동그랗지 않게 크기를 맞추어 버들잎같이 빚어 솔잎을 켜켜이 얹고 찌면 맛이 유난히 좋다’고 하였고,

1924년 위관 이용기가 고유 음식 요리서로 펴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의 ‘재증병 再烝餠’ 편에도 ‘흰떡을 쳐서 송편을 빚고 다시 짜내어 냉수에 씻어 먹으면 질기고 단단하여 좋다’고 하였다.

♣ 사투리만큼 다양한 송편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가을걷이를 끝낸 뒤 떡을 만들고 술도 빚어서 서로 나눠 먹으며 수확을 자축했다. 송편은 대표적인 명절 떡으로서, 갓 수확한 햅쌀과 햇곡식으로 만든 오려(=올벼라는 뜻) 송편을 차례상에 올렸다.

색에 따라 흰송편, 쑥송편(녹색), 송기송편(붉은색), 치자송편(노란색) 등으로 구분하고 깨, 팥, 콩, 녹두, 밤 등 사용하는 소 재료에 따라서도 달리 불렸으므로 지역에 따라 특색이 제각각 달랐다. 대체로 북쪽 지방에서 모양이 큰 반면, 서울 경기 지방에서는 작고 앙증맞은 크기였다.

사투리만큼이나 다양한 팔도별 대표 송편을 간략히 소개하면

1. 서울_반달모양송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반달 모양의 알록달록한 송편이 서울송편이다. 서울깍쟁이라는 말에 걸맞게 한 입 크기로 작고 예쁘게 빚는 것이 특징이다.

2. 충청도_호박송편

말린 호박을 가루 내어 멥쌀가루와 섞어 만드는 호박송편은 맛이 달고 구수하며 호박의 선명한 노란색과 한 입 크기의 앙증맞은 모양이 특징이다.

3. 전라도_꽃송편

꽃 모양의 반죽을 빚어 붙여 만드는 꽃송편은 치자, 쑥, 포도즙, 오미자즙 등의 천연 재료를 사용하여 화려한 색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4. 경상도_칡송편

칡송편은 멥쌀가루와 칡가루를 섞어 강낭콩과 팥으로 소를 넣어 큼직하게 빚는 것이 특징으로서 단맛과 쓴맛, 독특한 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5. 강원도_손도장송편

세 손가락 자국이 나도록 투박하게 쥐어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서 손도장송편의 속은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감자, 콩 등의 재료를 이용한다.

6. 제주도_완두콩송편

완두콩송편은 특이한 비행접시 모양과 완두 소가 가득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에서는 평소에도 완두콩송편을 즐긴다.

7. 평안도_조개송편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금이 아닌 간장으로 간을 하는 평안도 조개송편은 조개를 많이 잡을 수 있도록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조개 모양으로 빚는 게 특징이다.

8. 함경도_언감자송편

언 감자로 가루를 만들어 익반죽하여 치댄 다음, 팥소를 넣고 만드는 송편이다. 함경도는 가장 추운 산간벽지이므로 감자가 쉽게 얼게 되는데, 이를 이용하여 만든 게 특징이다.

송편은 색이나 소 재료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 송편은 색이나 소 재료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 한식진흥원

♣ 송편 찬가

우리 속담에 ‘만두는 속 맛으로 먹고, 송편은 피 맛으로 먹는다’고 했다. 자기 좋은 일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만, 송편을 빚어내는데 그만큼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국 팔도를 떠돌았던 조선 시대 방랑 시인 김삿갓(1807~1863)은 송편을 이렇게 예찬했다.

손바닥에 굴리고 굴려 새알을 빚더니

손가락 끝으로 낱낱이 조개 입술을 붙이네.

금반 위에 오뚝오뚝 세워놓으니 일천 봉우리가 깎은 듯하고

옥 젓가락으로 달아 올리니 반달이 둥글게 떠오르네.

우리나라에는 반달 모양의 ‘송편’이 있다.

h2mark 더 보기

No. 제목 보기
1 충북 음식에 담긴 중용의 미학 「반찬등속」지명순 교수 바로가기
2 한반도의 중심, 경기 미식의 가치, 박종숙 원장 바로가기
3 애향심으로 찾은 전북食의 뿌리, 송영애 교수 바로가기
4 섬김의 미학이 빚어낸 품격 있는 종가食, 허성미 교수 바로가기
5 조선 양반의 기품처럼 꾸밈없이 담담한 충남 미식, 윤혜려 교수 바로가기
6 통영에서 찾은 경남 食의 뿌리, 황영숙 교장 바로가기
7 배움으로 이은 강원도의 향, 요리연구가 송분선 바로가기
8 남도 전통을 살리는 모던 감각, 무형문화재 이애섭 바로가기
9 뿌리 깊은 제주 자연주의, 고정순 교수 바로가기
10 전문가에게 듣다, 자유통일문화원장 . 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이애란 바로가기
11 계절과 삶이 깃든 한국인의 밥상, 권대영 박사 바로가기
12 충청은 오래된 문명의 땅이다. 박정배 칼럼니스트 바로가기
13 섬의 제사 음식, 강제윤 시인 바로가기
14 맛있는 밤, 설야멱적 즐기기, 유현수 셰프 바로가기
15 재미있는 옛날 과일.채소 저장법, 김영빈 요리연구가 바로가기
16 날 것으로 즐기는 조선의 회 사랑, 황광해 음식평론가 바로가기
17 가을과 겨울 사이의 연포회,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바로가기
18 동동주와 막걸리가 다르다고? 허시명 술평론가 바로가기
19 궁중 청량음료를 아시오? 김상보 전통식생활문화연구소 바로가기
20 워낙 흔해서 많이 먹으나 별맛이 없다. 박상현 칼럼리스트 바로가기
21 가을요리, 내 집의 자랑거리 음식, 이미경 요리연구가 바로가기
22 국과 찌개, 그것이 문제로다. 한성우 교수 바로가기
23 우리 된장의 새로운 모습,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정도연 바로가기
24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정은정 박사 바로가기
25 어디에서 온 송편입니까? 신완섭 소장 -
26 조선 후기 매운맛 마니아, 주영하 교수 바로가기
27 제주 전통혼례음식, 가문잔치가 열리는 제주의 ‘돗 잡는날’ 양용진 요리연구가 바로가기
28 안동 전통혼례음식, 신랑의 지혜로움과 건강함을 알아보는 ‘묵’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박장영 바로가기
29 경주 전통혼례음식, 경주의 흥겨운 뒤풀이 ‘공반상’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박장영 바로가기
30 건강을 추구하는 세계인들에게 한식을 권합니다. 윤숙자 소장 바로가기
31 더욱 재미있어질 전통주 세계로의 초대, 배우택 CEO 바로가기
32 오래된 지혜의 밥, 선재스님 한식진흥원장 바로가기
33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따뜻해지는 국밥 한 술의 추억, 안성 ‘안일옥’ 바로가기
34 사찰요리로 베를린영화제 다녀온 정관 스님 바로가기
35 바람으로 한껏 농축되는 대봉감의 쫀득한 단맛 바로가기
36 나물 한입, 입안 가득 퍼져 흐르는 봄, 최향란 찬품장 각색 진채 바로가기
  • 이전페이지
  • 목차
  • 다음페이지
  • 자료출처 •한식진흥원 •농촌진흥청 •농사로
  • 자료출처 바로가기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향토음식 한반도통합본 후원금 모금안내 바로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