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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인삼의 향긋함에 꿀의 달달함을 더하다! 정영석 명인

인삼의 향긋함에 꿀의 달달함을 더하다! 정영석 명인(대한민국식품평인 제71호)

검붉은 빛깔의 인삼정과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먼저 쫀득한 식감이 씹는 재미를 주고 이내 달짝지근한 맛이 혀를 즐겁게 한다.

곧이어 인삼 특유의 향긋함이 퍼지는가 싶더니 쌉싸름한 맛이 단맛을 잡아주고 깔끔하게 목을 넘어간다. 손자의 건강을 위한 할머니의 마음이 담긴 인삼정과, 그 맛을 보기 위해 고려인삼의 종주지 금산으로 달려갔다.

박준미 식품명인(대한민국식품평인 제88호) 명인 패

Q. 충남 금산은 인삼의 역사가 1,500년이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금산이 인삼의 종주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737m) 관음굴에는 ‘금산인삼’의 시작을 알리는 전설이 서려 있습니다. 약 1,500년 전 강처사라는 선비가 있었는데,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 관음굴에 가서 밤낮으로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빨간 열매가 3개 달린 약초가 있는 곳을 알려주었죠.

그것이 바로 인삼이었고, 인삼을 달여 어머니께 드렸더니 병환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이후 강처사는 진악산 동쪽에 씨앗을 심어 인삼을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인 개삼터가 있는 곳이지요.

실제로 금산군은 인삼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금산은 강수량은 적고 일조량은 매우 높으며, 준고랭지로 일교차가 큽니다.

일반 농사를 짓기에는 썩 좋지 않지만 인삼에게는 안성맞춤인 환경이죠. 때문에 금산인삼은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좋으며, 사포닌 함량이 높아 효능도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Q. 인삼정과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재료인 인삼을 매우 깐깐하게 선별한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인삼은 어떤 것인가요? 또 재울 때 꿀은 어떻게 사용하나요?

깨끗하고 크고 잔뿌리가 많이 형성된 것이 좋은 인삼입니다. 특히 잔뿌리가 많아야 흙에 있는 영양분을 잘 흡수해서 사포닌의 함량이 높아집니다. 인삼정과를 만들 때 반 정도는 금산 인삼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의 인삼을 구입해 사용합니다.

집안 대대로 금산에서 인삼 농사를 지어왔기 때문에 큰 규모는 아니지만 직접 인삼 농사를 짓고 있기도 합니다. 꿀만 넣게 되면 고온에 꿀의 좋은 성분들이 파괴되기 때문에 인삼을 재울 때에는 꿀 50%에 과당 50%를 섞여서 사용합니다.

청주신선주

Q. 조모이신 송자근 할머님(1910~1994)에게 하동 정씨 집안의 인삼정과 제조법을 전수 받았습니다. 인삼정과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이 궁금합니다.

저는 외아들이자 장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한국전쟁에서 일찍이 전사하셨고, 할머님과 어머님에 의지해 어린 시절을 보냈죠.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배고팠던 시절이었지만, 장손이었으니 좋은 것을 먹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셨어요.

할머님과 어머님은 집에서 인삼 농사를 지었으니 인삼을 캘 때면 약병아리를 잡아다 삼계탕을 끓여주시곤 했습니다. 그런데 인삼의 쓴맛 때문에 제가 잘 먹지 않으려고 했죠.

할머님은 고민 끝에 인삼정과를 만들어 제 손에 쥐어 주시곤 했습니다. 간식거리가 드물던 시절, 꿀에 재운 인삼정과는 얼마나 달콤했던지 모릅니다. 학교를 다녀오면 할머님이 어디에 인삼정과를 감춰두셨지는 찾아다니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그 당시 인삼정과를 만드시던 할머님 옆에서 군침을 흘리던 기억 덕분에 지금의 제가 명인이 된 듯합니다.

Q. 인삼정과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인삼정과 명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산골짜기에 살면서 약초 농사를 지었고, 그것을 잘 말려 한약재를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았죠. 그러던 어느 날, 한 무역회사에서 제 물건을 보더니 깨끗하게 잘 가공했다면서 다른 농가의 것을 구입해 상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전국을 다니며 한약재를 수집해 수출회사로 납품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돈을 꽤 벌었습니다. 그러다가 친구의 사업을 도와주게 되었는데 그게 화근이었죠. 친구의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저 역시 경제적으로 어렵게 되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재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문득 옛날 할머님과 어머님이 해주시던 인삼정과가 생각났습니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 어깨너머로 보았던 제조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1996년부터 인삼정과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어렴풋한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연구를 거듭하다가 1998년에 이르러서야 감을 잡고 하동 정씨 집안의 제대로 된 인삼정과를 만들 수 있었죠.

청주신선주

Q.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조선과 청나라의 여러 책들의 내용을 정리하여 편찬한 백과사전 <오주연문장전산고> 등의 고서에 기록된 전통 인삼정과 제조법과 명인의 그것이 거의 동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명인의 인삼정과 제조법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먼저 인삼의 흙을 깨끗이 씻어내고 칼로 잘 손질한 후 3시간 정도 쪄냅니다. 이렇게 쪄낸 수삼을 항아리에 넣고 꿀과 함께 재웁니다. 이후 조리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여기에서 중탕 방식과 직화 방식으로 나뉩니다.

중탕 방식은 항아리를 통째로 물에 넣어 끓이는 것이고, 직화 방식은 항아리를 직접 가열해서 조리는 것이죠. 직화 방식의 경우 시간이 짧게 걸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눈을 파는 순간 타버릴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중탕 방식은 오래 걸리지만 타거나 끓어 넘칠 염려가 없습니다.

할머님과 어머님은 바로 이 중탕 방식을 선택하셨고, 그것이 저에게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수증기로 삼을 찌면 일정한 색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2~3개월 정도의 숙성과정이 필요합니다. 인삼정과를 만들 때 삼 속에 당 성분이 잘 배어들도록 보통 찔러주는 작업을 많이 하는데, 저는 그 대신 숙성과정을 거칩니다. 바로 만들어서 먹을 때와 숙성시켜 먹을 때의 차이가 꽤 큽니다. 밝은 붉은색으로 색깔도 좋아지고, 맛은 더 깊어지며, 소화도 잘됩니다.

Q. 명인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으로 ‘홍삼진과골드’가 있습니다. 먹는 방법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인삼정과는 예로부터 명절 때나 폐백, 이바지 등의 행사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특별한 날에 건강을 주고받았던 것이지요. 영양 간식으로 하루에 1뿌리 정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대추차나 인삼차에 곁들여 먹으면 궁합이 좋고, 샐러드 등 각종 요리에 잘라서 고명으로 올리면 요리의 품격을 높여줄 것입니다. 얇게 저며서 쌀가루와 함께 쪄서 떡을 해 먹는 것도 추천합니다. 컵케이크, 쿠키 등을 만들 때 넣어도 색다른 맛을 선사합니다.

청주신선주

Q.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손자가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나면 인삼정과 제조법을 배우고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저도 전통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해서 중탕 원리를 적용한 기계를 제작해 사용했습니다.

손자가 함께한다면 더 나은 방식으로 인삼정과를 만들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그 맛과 효능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외 수출도 도모하여 고려인삼과 인삼정과를 보다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청주신선주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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