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 커피. 전 세계 하루 평균 커피 소비량은 이미 20억 잔을 넘어섰으며, 전 세계 4억 명 이상의 인구가 커피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커피 음료의 기원은 7세기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는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술에 취한 듯 흥분해 밤새도록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했다. 궁금한 마음에 그도 열매를 따서 물에 끓여 마셨는데, 곧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붕 뜨는 듯한 경험을 했다.
그는 이 신기한 발견을 인근 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 알렸으나, 그들은 열매가 악마의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불속으로 던져버렸다.
얼마 후 커피 열매가 불에 타면서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커피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수도사들이 불에 타다 남은 열매를 수거하여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신 것이 커피 음료의 시초였다고 구전은 전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커피 음료는 다양한 문화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커피 종주국이라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는 황금빛 크레마가 풍부한 에스프레소(espresso)가 가장 대중적이다.
에티오피아인들은 커피와 차를 일대일 비율로 혼합한 스프리스(spris)를 즐겨마시는데, 그 향은 물론이거니와 쌉쌀한 두 음료의 조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매력적이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커피 음료는 향과 바디감이 풍부한 코피(kopi)로 마가린이나 라드에 볶은 커피콩으로 만든 독특한 음료이다.
맛도 개성도 각각 다른 7가지 커피 음료를 소개한다.
♣ 프렌치 프레스 (French Press)
침출식 커피. 간 커피콩을 실린더 안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2분에서 4분 정도 침출시킨 뒤 플런저를 천천히 눌러준다. 1929년 밀라노 출신 아띨리오 칼리마니가 디자인 특허를 받았다.
♣ 에스프레소 (Espresso)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 이탈리아에서는 ‘카페(caffe)’라고 부른다. ‘에스프레소 로마노’를 주문하면 얇게 저민 레몬 껍질 한 조각이 함께 제공된다.
♣ 아이리시 커피(Irish Coffee)
카페인과 알코올의 발칙한 만남. 진한 커피에 아이리시 위스키 샷과 황설탕 한 스푼을 첨가한 음료이다. 부드러운 휘핑크림을 올려주는 곳도 있지만 오리지널 레시피대로라면 생크림이 정석이다.
♣ 코피(Kopi)
서양식 커피에는 아라비카 품종이 일반적이라면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코피’는 로부스타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커피 빈을 마가린이나 라드에 볶아 고소함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순면 커피 필터를 이용하여 추출한 커피에 연유나 무가당 탈지 연유, 그리고 설탕 한 스푼을 첨가한 뒤 작은 커피잔에 낸다.
♣ 비엔나 모카 (Viennese Mocha)
달달한 커피를 선호한다면 에스프레소 투 샷에 휘핑크림을 봉긋하게 돌려 올린 뒤 초콜릿 셰이빙으로 마무리한 비엔나 모카가 제격이다. 크림은 커피와 섞지 않고 그대로 마시는 게 정석.
♣ 터키시 커피 (Turkish coffee)
커피 찌꺼기가 컵 안에서 (혹은 내 입안에서) 둥둥 떠다녀도 당황하지 말도록. 커피를 저어서도 안된다. 터키시 커피는 필터에 거르지 않는다. 제즈바(cezve)라고 불리는 전통 커피 주전자 안에 커피가루와 뜨거운 물을 넣고 진하게 우려낸다.
♣ 플랫 화이트 (Flat White)
정확한 출생지를 놓고 호주와 뉴질랜드 커피 애호가들이 수많은 논쟁을 벌여온 플랫 화이트. 에스프레소에 미세한 입자의 마이크로 폼(microfoam) 스팀 밀크를 혼합하여 만든 음료로 우유 거품의 형태가 카푸치노처럼 부풀어 있지 않다. 카푸치노나 카페라테에 비해 맛은 부드럽고 커피향은 진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