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파인 다이닝 ‘이종국 104’ 이종국 셰프는 경주 이씨 백사파의 13대손으로 ‘오성과 한음’ 중 오성 백사 이항복의 자손이다. 한식의 전통을 고수하며 정갈한 음식을 강조하는 양반가의 뿌리를 이어받아, 그가 선보이는 한식은 단순히 음식을 뛰어넘어 ‘전통을 품고 예술로 꽃피운’ 한식의 극치를 선사한다.
♣ 요리는 전통과 예술의 합작품!
서울 성북동의 단독주택은 이종국 셰프의 보금자리다. 사람들과 요리로 소통하는 곳, 전통과 예술로 빚어낸 한식의 극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한식 요리연구가이면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와 15세기 궁중 왕실용 대호 백자, 궁중에서 쓰던 회전반 등 현대미술과 우리 고유의 전통이 조화를 이룬다.
단순히 먹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오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 한식을 통해 한국의 순수한 자연과 문화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곳에서 음식을 통해 전통과 문화를 접하고, 오감이 즐거워지는 경험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요리는 마음을 주는 것!
이종국 셰프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로부터 출발한다. 한식의 전통을 이어온 양반가의 자손이지만, 그에 앞서 어머니의 정성과 손맛이 담긴 음식에 빠져들었고 어머니와의 추억은 음식으로 귀결되며 자연스럽게 요리의 세계로 마음이 끌렸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께서 김치국밥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어릴 땐 그 음식이 그렇게 싫더니,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금은 그때 음식이 그리워집니다. 사람은 시기에 따라 추억에 따라 제각각 사랑하는 음식이 바뀌는 것 같아요. 어머니 덕분에 ‘요리는 마음을 주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런 마음으로 요리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 요리는 사랑과 배려, 공감의 맛!
요리 스승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단지 요리 실력만이 아니다. 요리에 임하는 자세부터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맛을 선사한다는 진심까지 고스란히 닮았다. 이러한 소신은 자연스럽게 ‘이종국 표 요리 철학’이 되었고, 그가 한식의 정수를 지켜나갈 수 있는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다.
저의 요리 철학은 ‘배려가 있는 음식과 공감할 수 있는 맛’입니다. 어머니의 음식은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레시피라 할지도 배려 없는 음식은 알맹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 요리는 자연과 계절로부터 시작!
이종국 셰프는 요리에 대한 영감을 ‘자연과 계절’에서 얻는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얻는다기보다는, 그저 바람 따라 몸을 내맡기듯 따르는 것이리라. 한식을 요리할 때 ‘마음으로 느끼고 눈으로 담아내며 감각으로 전해지는 요리’를 만든다고 강조하는 것처럼, 기교의 미학이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 그가 선보이는 한식의 세계다.
음식은 바람 따라, 시간 따라, 환경 따라 제각각 달라집니다. 요리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예를 들어 봄에는 매화로, 가을에는 낙엽 떨어지는 향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자연과 계절’의 이야기를 한식 전체요리부터 디저트까지 코스 요리로 담아내는 것입니다. 마치 요리로 한 편의 영화를 만들 듯, 그렇게 한식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 요리는 식자재와 사랑에 빠져야 완성!
한식을 포함한 모든 요리가 그렇지만 식재료가 요리의 시작과 끝을 좌우한다. 음식이 먹는 사람 앞에 놓이기까지 요리하는 사람의 다양한 경험과 철학, 감성, 색깔과 느낌을 투영 시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놓는 것이다. 그래서 이종국 셰프는 ‘식재료와 사랑에 빠져야 한다’고 말한다.
식재료가 지닌 고유의 특성과 감성을 어루만지면서 요리하는 자세 즉, 식재료가 무언의 언어라고 생각하고 소통의 통구로 삼는 것입니다. 요리하는 이가 즐거워야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담길 수 있으니까요. 12월의 식재료는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새로운 맛의 조화로 저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 이종국 셰프의 배려와 사랑, 12월 요리
찬바람이 부는 12월, 이종국 셰프는 어떤 식재료와 사랑에 빠졌을까? 찬 바다에서 자란 ‘고등어’는 기름기가 많고 맛이 좋으며, 김장철이 제철인 ‘갓’은 특유의 알싸함으로 겨울철 입맛을 돋운다. 이종국 셰프는 갓을 이용한 맛 김치와 고등어살을 이용한 스테이크 요리를 통해 배려와 사랑의 맛을 담아낸다.
♣ 고등어적
고등어, 참기름, 고춧가루, 된장, 생강, 마늘, 파
① 고등어는 뼈를 발라낸 후 살을 다진다. 이때, 매실청과 참기름을 넣어 같이 다진다.
② 다진 고등어살에 고춧가루, 된장, 생강, 마늘, 다진 파, 다진 양파를 넣어 볼에 치댄다.
③ 팬에 기름을 두른 후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준다.
④ 제철 야채 무침을 곁들여도 조화롭다.
⑤ 초간장이나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 청량갓보리지
청양고추, 갓, 좁쌀, 보리, 무, 양파, 사과대추, 연근
① 잘 절인 갓을 길이 채 준비한다.
② 보리와 좁쌀은 불려 밥을 지어준다.
③ 청양고추는 꼭지를 따서 무, 양파와 함께 갈아 내고 보리와 좁쌀도 갈아준다.
④ 해물 육수를 끓여 액젓으로 간을 한다.
⑤ 갈아둔 재료와 해물 육수로 국물을 만들어 갓에 골고루 뿌려 넉넉하게 부어준다.
⑥ 사과대추와 연근을 고명으로 얹어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