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일 셰프의 믿(먹)음직스러운 맛의 신천지
연예계 푸드파이터를 매료시킨 이원일 셰프(이원일식탁 오너셰프)의 요리 세계는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말로 대표된다.
옆집 오빠 같은 푸근한 외모와 복스럽게 먹는 모습으로 귀요미, 먹방 요정이라 불리는 이원일 셰프. TV를 통해 친숙해진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의 요리는 비범한 맛의 세계로 안내한다.
♣ 먹어본 자, 요리에 빠지다
이원일 셰프는 에드워드 권 휘하에서 셰프로 수학한 뒤 다양한 한국 요리 과정을 수료하고, 한식당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이원일식탁의 오너셰프를 맡고 있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스타 셰프가 되었지만, 그의 요리 입문기는 예사롭지 않다.
스물다섯, 다소 늦은 나이에 요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지만, 본능처럼 컴퓨터보다 요리에 끌리더군요.(웃음) 군 제대 후 필리핀 유학 도중 부모님 몰래 ‘호텔외식경영학과’로 전과하면서 요리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독특한 이력이 말해주듯, 잠재된 혹은 타고난 요리 본능에 이끌려 결국 셰프의 길로 들어선 이원일 셰프는 자신을 ‘타고난 먹성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저는 원래 천성이 먹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어떻게 하면 그 음식을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많았죠. 게다가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때부터 두 분이 요리하시는 모습을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음식에 빠져들었죠.
❞♣ 요리하는 자, 한식을 탐하다
먹어본 자가 요리의 세계에 빠졌으니, 그 시너지 효과는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요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극에 달했던 이원일 셰프는, 필리핀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한식 공부에 매진했다.
궁중음식연구원, 사찰음식연구소, 전통음식연구소 등 한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다. 한식에 대한 학구열과 배움의 갈증, 그리고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모든 것들이 ‘이원일 표’ 요리의 영감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 사랑을 담는 자, 요리하다
이원일 셰프의 요리 철학은 확고하다.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음식을 낼 수 없다면 다른 이에게도 내지 않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이에게 줄 음식이니까 재료 선정에서부터 음식을 만드는 방법, 음식을 담을 때 예쁜 모양까지 생각하는 것이죠.
❞‘먹방 요정’답게 많은 음식을 먹어보고, 그동안 먹어본 여러 가지 음식들의 정보를 조합해 새로운 음식을 창조해내는 천부적인 감각도 빼놓을 수 없다.
제가 했던 음식이 아닌 다른 스타일의 음식을 먹어 보고, 그 스타일을 제 음식에 접목시켜 보는 등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그만큼 많이 노력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먹어 본 여러 가지 음식들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죠. 음식의 향과 색감, 음식의 질감, 음식을 담는 양 등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가 있는 부분까지 다양한 조합으로 만들어봅니다.
❞♣ 8월의 식재료로 탄생한 이원일 셰프의 요리
1년 중 가장 더운 8월, 가장 더울 때 생각나는 식재료는 뭐가 있을까? 이원일 셰프는 이 물음을 먼저 던지며 ‘무더울 때 햇살을 뚫고서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떠올린다고 했다.
달큼하면서도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참외는 꼬들꼬들한 식감까지 더해져 특별한 식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또, 고구마를 캐기 전에 먹을 수 있는 고구마순과 장마 때 물기를 머금고 자라나 8월이 되면 수분 많고 아삭아삭해지는 얼갈이배추를 8월의 식재료로 추천했다.
그의 손끝에 탄생한 특별한 요리의 세계는 ‘믿(먹)음직스러운 맛의 신천지’가 따로 없다.
♣ 고구마순 얼갈이 조림
데친 고구마순, 미박 삼겹살(또는 목살), 데친 얼갈이(2등분), 마른멸치(내장제거), 마늘, 대파, 양파, 청양고추, 각종 양념(된장, 진간장, 다진 마늘, 다진 파, 고춧가루, 꿀, 맛술, 후추)을 준비한다.
① 고구마순과 얼갈이는 손질 후 데쳐 준비한다.
② 양념재료는 한 데에 섞어 준비한다.
③ 깍둑 썬 고기는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④ 고구마순을 팬에 넣고 살짝 볶은 후, 멸치, 마늘, 대파, 양파, 청양고추를 썰어 올린다.
⑤ 양념장을 두르고 데친 얼갈이를 올린 뒤 약간의 물을 붓고 졸인다.
부드러운 고구마순에 아삭한 식감을 더한 얼갈이의 만남. 잘 밴 양념이 어우러져 더위에 잃어버렸던 식욕이 돌아온다.
❞♣ 참외 깍두기
참외, 대파, 고춧가루, 까나리액젓, 다진 마늘, 대파, 소금, 후추, 설탕을 준비한다.
① 참외는 씨를 말끔히 제거하고 깍둑썰기 한다.
➁ 대파는 굵게 송송 썰어 준비한다.
➂ 나머지 양념 재료를 한 데 섞어 준비한다.
④ 그릇에 참외와 대파, 양념을 넣고 잘 버무린다.
꼬들꼬들한 참외의 식감과 김치 양념이 신선한 맛의 조합을 이뤄내는 순간, 8월에 만나는 별미 깍두기는 두고두고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