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미쉐린 서울 멘토 셰프 어워드 한식공간 조희숙 셰프
미쉐린 가이드는 2021년 서울편 처음으로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The MICHELIN Mentor Chef Award)’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이 상은 발간부터 5년째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 온 제네시스의 후원으로, 미식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후배, 동료, 선배를 잘 이끌어주며 함께 성장을 이끌어 온 멘토 셰프의 열정과 노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특별상입니다.
첫 멘토 셰프 상의 수상자로는 “한식의 대모”로 잘 알려져 있는 조희숙 셰프가 선정됐습니다. 조희숙 셰프는 40여년 전, 한 호텔의 막내 요리사로 요리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40여년간 한식을 세련되게 선보이려는 열망으로 한 길을 걸어온 조희숙 셰프는 한식 파인다이닝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궁중, 사찰, 반가, 향토 등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한식의 기본을 지키며 셰프가 새롭게 재해석한 요리는 한식의 우아한 유산과 세련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조희숙 셰프는 현재 미쉐린 1 스타 한식공간의 오너 셰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희숙 셰프의 열정은 한식공간의 주방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녀는 여러 해, 배움을 청하는 후배 요리사들에게 아낌없이 지식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의 2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 1스타 레스토랑 주옥의 신창호 셰프 등 컨템퍼러리 한식을 선보이는 쟁쟁한 셰프들이 최고의 스승으로 모시며 미식의 세계를 더욱 확장해 나갑니다.
한식의 품격을 계승하며 후배 셰프와 어린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파하는 조희숙 셰프의 노력은 첫 미쉐린 멘토 셰프 상 수상으로 더욱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글로벌고객경험실장 이인아 상무는 이번 조희숙 셰프 수상을 축하하며,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미쉐린과 제네시스의 관계처럼 미식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후배, 동료, 선배를 잘 이끌어주는 그런 분”이라고 인사를 전했습니다.
또한 “매년 발간하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에디션과 같이 제네시스 브랜드 또한 새로운 차종과 서비스로 고객분들께 긍정적인 변화와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Q.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첫 멘토 셰프 어워드를 수상하셨습니다. 소감은 어떠신지요?
제 요리 인생에 미쉐린 스타를 받게 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어 3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쉐린 멘토 셰프 어워드라는 영광을 얻고, 그것도 최초의 수상자가 되었다고 하니 이 감사함을 감당하기 벅찹니다.
기쁘기도 하지만, 제가 ‘멘토 셰프’라고 불릴만한 일을 얼마나 했는지 더욱 돌아보게 되고, 부족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게 주어진 남은 시간동안 더욱 후배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멘토링을 독려하는 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셰프 커뮤니티에서도 서로 이끌고, 뒤에서 힘을 보태며 세대를 아울러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혼자 뛰어난 실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있다면 더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Q. 지금 ‘한식의 대모’로 불리기까지 순탄한 길만은 아니었을텐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어려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제가 주방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이 1983년입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지도 않고, 근로기준법도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하루 15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것은 기본이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체력적인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엄마로써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습니다. 쉬운 길이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더 많은 길이었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점은 새로운 조직에 들어갔을 때 적응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기존에 한 팀으로 일하던 사람들 사이에 낯선 사람이 들어갈 때, 두 팔 벌려 환영해 주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요. 새로운 사람을 배척하는 분위기를 이겨내고 한 팀이 되어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Q.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셰프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요?
저는 셰프라는 직업을 앞세우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확고한 삶의 방향성과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요리 뿐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가진다고 해도, 늘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이 있어야 크고작은 어려움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리를 업으로 삼기로 결정했다면 더 쉽지 않은 길이 기다리고 있으니 사명감을 늘 가져야 합니다.
제게는 정직함이 가장 중요한 가치에요. 셰프마다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서로 다르겠지만, 저는 ‘사람이 먹는 음식’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해롭지 않은 음식을 정직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이 생각을 확장하면 결국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까지도 이어지게 됩니다. 정직하게 좋은 요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Q. 조희숙 셰프님에게도 멘토가 있으신지요? 그 분에게 받은 가장 큰 가르침은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스승이 있습니다. 저는 호텔에 입사해, 상업적으로 틀을 갖춘 요리를 현장에서 먼저 배우게 되었어요. 그 이후 한국 전래음식 연구회 대표이신 이말순 선생님에게 요리를 배우며, 한식의 전통적인 기틀을 다듬게 되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한식의 기본을 알아야, 창의성도 꽃피울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새로운 메뉴를 구상할 때, 선생님께 배운 반가음식의 정통성을 담아낼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이말순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품위있는 한국 반가음식을 전승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반가음식의 품격만큼이나 중요한 가치도 몸소 보여주며 귀감이 되십니다.
좋은 재료를 대하는 자세와 요리과정에서 한 치의 변칙도 지나치지 않는 철저함, 작고하신 스승님을 기리는 마음까지… 요리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보며, 저도 늘 배움의 자세로 임합니다.
Q. 셰프를 꿈꾸는 젊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셰프라는 직업을 꿈꾸게 되었다면, 그 일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막연히 ‘셰프가 되겠다’고 생각할 때, 가장 성공적인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고, 그들이 누리는 화려함에 눈길을 빼앗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얻는 것은 없습니다.
어떻게 그 자리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과 삶의 곡절을 생각해도 셰프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셰프의 업무가 자신에게 맞는지 꼭 짚어봐야 하지요.
셰프가 된다는 것은, 평생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직업을 가진다는 의미이자 사회에서 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직업으로 요리하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철학이 세워져야 합니다.
식재료와 음식을 다루는 일에 대한 흥미와 애정이 확고해야 어떤 어려움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벽을 만나게 되는 셰프의 길을 오래도록 이어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출 마음가짐이지요.
Q. 미쉐린 2스타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가 이야기하는 멘토 조희숙 셰프
해외에서 요리를 배우며 한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밍글스를 오픈하고 나니, 한식을 좀 더 깊게 배우고 싶다는 갈증이 끊이지 않았고, 더욱 심해졌습니다. ]
조희숙 셰프님을 만나뵙고 한식을 배우며, 제가 셰프로써 한식을 바라보는 시각과 밍글스의 요리가 모두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통 한식을 온전히 이해하며, 그 틀 안에서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음식을 만들어 내시는 조희숙 셰프님에게 많은 배움을 얻으며, 감탄하게 됩니다. 한식을 계승하며 새롭게 이어 가는 셰프로써 조희숙 셰프님은 최고의 대선배이지 큰 은인입니다.
셰프님에게 많은 요리를 배웠지만, 그 중에서도 봄나물 수업이 기억에 납니다. 제철을 맞은 다양한 한국의 자연산 봄나물을 20여가지 준비해 알려 주셨는데, 각각의 나물의 기본 손질부터 다양한 조리법까지 한식의 무궁무진함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채집요리를 추구하는 해외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들에게 한국의 이 나물요리의 스펙트럼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들에겐 한식의 이런 다양함이 엄청난 충격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조희숙 셰프님에게 배우는 것은 단지 요리가 아닙니다.
셰프님은 요리에 대한 엄청난 재능과 열정이 있으신데, 겸손하게 본인을 부족하다 말하시며 늘 연구하고 배우시는 모습을 보여주시지요. 저도 셰프님을 귀감으로 삼으며, 요리에 앞서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하려 합니다.
Q. 미쉐린 1스타 주옥의 신창호 셰프가 이야기하는 멘토 조희숙 셰프
조희숙 셰프님은 요리 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십니다. 한식과 요리를 공부하며 생기는 궁금증과 부족한 부분을 항상 편하게 여쭤 볼 수 있고, 그 질문에 가감 없이 다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시죠. 요리 뿐 아니라 인생의 고민이 있을 때도 쉽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겐 늘 주옥 같은 조언을 해 주시는 상담자이시기도 합니다. 동료 셰프들과 조희숙 선생님을 찾아뵐 때마다, 여전히 아이들처럼 장난치고 까부는 모습에도 늘 저희를 따듯하게 바라보고 항상 응원하며 걱정해주시는 어머니 같으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조희숙 셰프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첫 번째로 배운 ‘음식’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통 도라지 들깨 찜’입니다. 채소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써, 처음 이 요리를 배울 기회가 왔을 때 큰 관심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요리 수업이 끝나고 만들어진 요리를 맛보는데,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해산물과 육류를 주재료로 삼아 주로 요리하던 저에게 채소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변화게 해 주신, 가장 큰 울림이 있었던 요리였습니다.
셰프님께 많은 요리를 배웠지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저를 크게 깨워 주신 메뉴였지요. 두 번째는, 항상 해주시는 말씀 중에 가장 가슴에 새기는 것이 있습니다.
‘모두가 아는 평범한 요리도 그 요리를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이런 고민이 모여 한식이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 세대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자주 말씀해 주십니다.
셰프님 본인께서 항상 그 말을 실천하며 행동으로 보여주고 계시지요. 저도 항상 이것을 가슴에 새기고 행동합니다. 셰프님께 받은 가르침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이 두 가지가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감사합니다, 셰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