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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지속 가능한 된장’의 미래를 생각하다

‘지속 가능한 된장’의 미래를 생각하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된장은 그 맛과 색이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모든 이가 직접 된장을 담글 수 없는 시대적 환경 속에 살고 있지만, 우리 된장이 품고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까지 놓아버릴 수는 없다.

된장의 풍성한 맛과 다양한 기능이 우리 식탁에서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된장의 미래’와 ‘장 담그기 문화 보존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

♣ 장독대에서 진열대로 옮겨간 된장

메주로 장을 담가 장물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로 만드는 된장은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한식의 가장 기본적인 양념이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된장은 초기에는 간장과 된장을 섞은 듯한 걸쭉한 형태였다가, 삼국시대에 이르러 메주를 쑤어 장을 담그는 지금과 같은 모습의 된장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3세기 중국 진 나라의 진수(233~297)가 편찬한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는 고구려인들을 ‘선장양’이라 칭하며 발효식품 제조 실력을 높이 샀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12세기 김부식이 발간한 <삼국사기> 신문왕 3년(683)의 기록에는 신문왕과 일길찬 김흠운의 딸이 혼례를 치를 때 폐백품으로 장과 시를 마련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된장의 명성과 달리, 오늘날 ‘된장’ 하면 플라스틱 통에 담겨 마트 진열대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기성품 된장의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수십 년 전만 해도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집집마다 장독대가 있었고, 그 안에서는 된장을 비롯한 전통 장들이 익어가고 있었다.

전통적인 된장의 모습은 이렇게 가족공동체를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자급자족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서구화된 식생활이 널리 퍼지는 동시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직접 장 담그는 집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더군다나 핵가족화가 확산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장 담그기는 점차 억척스러운 종갓집 며느리의 책무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

장독대에서 진열대로 옮겨간 된장

♣ 된장, 어디까지 먹어봤니?

재래식 된장은 본래 지역·손맛·절기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과 모양으로 우리의 입맛을 책임졌다. 된장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멜라노이딘이라는 갈색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그 정도에 따라 연한 황금색부터 진한 밤색까지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전통 된장들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재료나 제조 방법에 따른 된장의 분류를 살펴보자. 먼저 ‘막된장’이 있다. 메주와 소금물을 혼합하여 숙성한 후 간장을 떠내고 난 부산물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막된장에 메줏가루와 소금물을 넣어 숙성하거나 메주만으로 담은 된장을 상온에서 장기 숙성시키면 ‘토장’이라 한다.

발효시킨 메주를 가루로 만들어 온수를 붓고 일주일 정도 짧게 숙성시키면 ‘담북장’이라 부르며, 메줏가루에 소금물과 가지, 오이 등의 채소를 넣어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만드는 속성 된장은 수분이 많아 ‘즙장’이라 부른다.

이외에도 다양한 된장이 있다. 마르지 않은 생콩을 떡처럼 시루에 찌고 균주가 잘 분해되도록 콩잎을 덮어서 띄운 ‘청태장’, 메주를 빻아 김칫국물을 넣어 익힌 ‘지레장’, 콩비지로 만든 ‘비지장’, 삶은 팥과 콩을 섞어 담그는 ‘팥장’, 삼복 중에 콩과 누룩을 섞어 만드는 ‘생황장’, 메주를 잘게 쪼개어 끓인 물을 식혀서 붓고 열흘 정도 두었다가 그 물을 소금으로 간하여 먹는 ‘무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지역적 특색을 자랑하는 된장들도 많다. 메주를 굵직하게 빻아서 소금물을 끓여 식힌 물로 담그는 경상도의 ‘빰장’, 메줏가루에 고춧가루, 소금, 콩 삶은 물 등을 섞어 담그는 충청도의 ‘빠개장’, 보리쌀을 갈아 찐 것에 메줏가루를 버무리고 여기에 끓여 식힌 소금물을 부어 담그는 강원도의 ‘가루장’ 등 실로 다채롭다.

한편, 다양한 된장의 종류만큼 풍부한 된장의 효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콩의 함유 물질인 레시틴과 사포닌은 뇌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과산화지질의 형성을 억제해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된장은 간 독성 지표인 아미노기 전이효소의 활성화를 억제해 간기능을 강화하며, <동의보감>에는 두통한열을 다스리고 땀을 내게 한다는 효능이 기록돼 있다.

된장, 어디까지 먹어봤니?

♣ 세계로 향하는 된장의 소스화

된장의 맛과 효능이 알려지고, K-food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된장을 이용한 퓨전 한식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해외 현지에서도 외국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된장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소스 레시피가 개발되고 있다.

된장에 발사믹 식초, 매실청, 올리브오일 등을 넣어 만든 ‘발사믹 된장 드레싱’은 토마토, 양파, 치커리 등과 어우러져 상큼한 샐러드로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또한, 마요네즈와 된장을 섞고 여기에 맛술, 참기름 등을 더한 ‘된장 마요 소스’는 차돌박이, 연어 등 기름기가 많은 육류를 섭취할 때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 고소한 맛을 더해 인기다. 특히 된장은 고기의 누린내나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주면서 고소함과 감칠맛을 더해주기 때문에 다양한 육류 및 어류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세계로 향하는 된장의 소스화

♣ 장 담그기 문화, 이제는 우리가 보존할 때

‘맛과 건강’이라는 효능을 두루 갖추고 오랜 시간 우리 식탁에 올라온 ‘된장’과 ‘전통 장 담그는 방법’을 계승하기 위해 한식진흥원은 ‘장 담그기 문화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장 관련 기관 및 단체가 장 담그기 문화 교육 프로그램과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메주 만들기부터 장 가르기, 장을 활용한 요리법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장 문화 프로그램 개최 단체 14개소를 지원했고, 이를 통해 3년간 1,800여 명이 장 담그기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또한, 유치원 및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장 담그기 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해 어릴 때부터 장을 친숙하게 즐겨 먹고, 전통 장 보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교육했다.

한편, 한식진흥원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함께 장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서를 작성하고, 문화재청은 이를 올해 3월 30일 유네스코 사무국에 제출했다.

등재 신청에 대한 결과는 유네스코 사무국의 심사를 거쳐 2024년 연말에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 3년 간 ‘장 문화 포럼’을 추진해 동아시아의 장 문화와 우리 장 문화가 가지는 문화적 가치를 비교했으며, 한국 전통 장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적 가치와 현대적 확장성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처럼 한식진흥원은 된장의 우수성과 효능, 전통 제조 방법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꾸준히 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에 힘쓸 예정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전통 장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장 담그기를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계승하기 위해 ‘된장과 장 담그기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해야 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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