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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홍콩에서 한식을 알리다, 강민구 셰프의 한식구

홍콩에서 한식을 알리다, 강민구 셰프의 한식구

지난해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가 홍콩에 오픈한 한식 레스토랑 ‘한식구’는 코로나 시기의 침체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식의 정통성을 섬세하고 현대적인 손길로 재해석해 국내외 미식가들의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강민구 셰프가, 처음으로 해외에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곳으로 홍콩을 선택한 것은 홍콩의 미식가들과 미쉐린 평가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식구는 오픈 7개월만에 미쉐린 가이드 홍콩 마카오에서 ‘플레이트’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운영 1년에 접어든 지금,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며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홍콩에 한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이전한 한식구는 주방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팀을 강화해 한식의 현대적인 모습을 탐구해 멋진 요리로 선보입니다.

강민구 셰프는 레스토랑을 위해 몇 주에 이르는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고 홍콩에서 직접 주방을 지휘하며 한식구의 이전을 준비했습니다. 강 셰프가 미쉐린 가이드와 나눈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밍글스 강민구 셰프
▲ 밍글스 강민구 셰프

Q. 이번에 홍콩에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가요?

한식구의 음식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홍콩에 방문했습니다. 물론 저희 주방팀 대부분이 서울에서 저와 함께 일하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뒤 이곳에서 요리를 하고 있지만, 지난 8년 동안 밍글스를 운영하며 모든 기준도 함께 발전하며 변화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홍콩을 직접 방문해 모든 메뉴의 맛과 조리의 디테일을 세밀하게 조절하고 정비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한식은 홍콩에서 비교적 새로운 요리에요.

이곳에서는 한식의 색다른 면모를 경험하고자 하는 손님들이 많아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한식구의 요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다 정통성 있고, 진정한 한식의 맛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죠.

홍콩의 한식구에서 주방을 책임지는 셰프팀이 새롭게 이전한 공간에서 운영하는 흐름을 셰프로써 잘 정비하는 것이 이번 홍콩 방문의 목표입니다. 그래야 요리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Q. 셰프님은 대부분 한국에 계시는데, 홍콩의 한식구 팀을 관리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요?

한식구 팀은 저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요. 여러 의사소통 수단이 아주 발달한 21세기에 사는 지금,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몸은 서울의 밍글스에 있지만, 홍콩의 팀을 위해 요리를 시연하는 동영상을 찍어 보내고 일주일에 한 두 번 이상 화상회의를 하죠. 직접 대면 미팅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환경이니 물리적인 거리가 무색합니다.

이번 홍콩에 방문해 보니 제가 한식구의 팀원들에게 새롭게 전달한 레시피가 아주 뛰어난 수준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 기분 좋게 놀랐습니다.

셰프의 관점에서 요리는 늘 완벽할 수 없기에 개선점은 보이지만, 80~90% 이상이 온전히 만들어지고 있어요. 한식구의 셰프들은 팀원으로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고 수셰프는 저와 함께 밍글스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둘 다 맛의 기준을 공유하고 있죠.

홍콩 한식 레스토랑 ‘한식구’

Q. 한식구를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전 장소에서 한식구를 운영하면서, 저는 우리의 음식에 더 많은 문화적 맥락을 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레스토랑이 초기일 때, 새로운 장소로 이사하기로 했어요. 처음 홍콩에 한식구를 열기로 했을 때 음식 자체에 좀 더 집중해 한식을 선보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저는 우리가 각종 기물과 공간, 장소에 대해 더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죠.

또 다른 이유는 원래 한식구의 컨셉은 캐주얼 다이닝이었지만, 홍콩의 미식가들은 이곳을 홍콩 최초의 한식 고급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기대했다는 점이에요. 좋은 레스토랑은 고객과 셰프, 팀이 함께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테리어와 아트워크까지 모든 디테일에 직접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언론과 고객 등 많은 분들이 저희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라고 정의했을 때 놀랐습니다.

홍콩에 있는 다른 한국 식당들과 비교했을 때, 한식구의 위치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편이었지만 사람들이 저희의 요리를 ‘파인다이닝’에 준하는 고급 요리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제게는 생각지 못한 일이었어요.

미리 예상했다면 프레젠테이션 등 세부 사항을 조정했을 텐데 위치와 인테리어가 모두 확정된 뒤의 반응이라, 많은 부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과감히 레스토랑을 이전하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한식구에서 한식의 진수를 정통성 있게 해외 미식가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홍콩 한식 레스토랑 ‘한식구’ 어만두
▲ 한식구의 새로운 메뉴인 어만두

Q. 해외 고객들이 잘 알지 못하는 한식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한식구의 메뉴는 2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한국식 후라이드 치킨(일명 "KFC")과 떡볶이 등 해외인들이 이미 친숙하게 알고 있을 만한 캐주얼한 음식을 제공합니다.

그 위에 발효식품과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세 가지 장과 같은 한국 요리의 진수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철 해산물과 한식 특유의 채소 발효를 접목한 것이 한국 요리의 강점이자 한식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희 요리도 인기 있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과 궁중 음식에서 두루 영감을 받았습니다.

Q. 서울의 밍글스와 홍콩의 한식구 요리에 유사점이 있을까요?

두 레스토랑 모두 한식에 뿌리를 둔다는 점이 동일합니다. 밍글스는 한국 음식을 기반으로 한 저만의 놀이터와 같아요. 반면 한식구에는 해외에서 한식을 접하는 고객들에게 ‘한식’의 진수와 정통성을 보여드리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한식의 정통성에 집중한다고 해서 셰프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에요. 사실 한식구 메뉴를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전통 음식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저 스스로도 더욱 깨닫게 되었죠.

원래 한식구를 기획해 홍콩에 오픈하던 때에는 밍글스와 한식구의 음식이 지향하는 바가 전혀 달랐습니다. 한식구에서는 캐주얼한 요리를 먹을 수 있고, 밍글스에서는 고급스러운 한식 파인다이닝을 선보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 한식구를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며 보다 진보되고 세련된 음식과 여러 환경을 보여드리려고 하니, 밍글스와 비슷한 면모가 조금 더 늘어난다고 생각됩니다.

밍글스에서는 어만두 요리에 올리브유 같은 다국적인 식재료를 두루 사용해 한식의 외연을 넓히고 있어요. 한편 이곳 한식구에서는 참기름을 활용했죠. 보다 전통적이고 정통성 있는 한식의 매력을 보여주고자 디테일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는 밍글스가 ‘컨템퍼러리’ 요리법으로 등재되어 있지만, 홍콩에서는 최초로 ‘한식’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저는 미쉐린 평가원들이 저희 음식을 분류하는 방식과 제 의도에 대한 그들의 이해가 인상 깊었습니다.

장성 백양사 천진암 주지 정관스님과 밍글스 강민구 셰프
▲ 정관스님과 강민구 셰프

Q. 홍콩의 레스토랑 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로나 이전에 홍콩을 여러 번 방문하여 Amber, VEA, Yardbird같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어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 모든 식사 컨셉이 전혀 겹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각각의 레스토랑은 모두 나름대로 독특했어요.

저는 2018년, Amber의 Richard Ekkebus 셰프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했어요. 그 때 에케버스 셰프가, 그와 협업한 모든 셰프가 결국 홍콩에 레스토랑을 차리게 되었다고 농담으로 이야기했었죠.

제가 한식구를 홍콩에 오픈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 말이 기억나더군요. 그래서 즉시 에케버스 셰프에게 메시지를 보내 “당신의 농담이 현실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이 레스토랑을 ‘한식구 2.0’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다시 열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저는 이 레스토랑이 성공적이고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이 레스토랑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서울에서 열심히 밍글스도 운영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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