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소를 넣고 배춧잎으로 보자기 싸듯 싸서 만든 김치로 개성지방 향토음식의 하나이다. 개성에서 산출되는 개성배추는 속이 연하고 잎이 길며 맛이 고소하므로 개성에서는 이런 배추를 이용하여 독특한 김치를 발달시킨 것이다.
만드는 법은 배추를 연한 것으로 골라서 잎사귀를 잘라 절여놓고 줄거리는 3㎝ 길이로 썰어서 절인다.
무·사과·배는 납작하게 썰고, 밤·대추는 채썰며, 잣·미나리·파·마늘·생강·실고추·새우젓 등을 넣어 소를 만든다. 그릇 밑에 절여놓았던 배추잎을 깔고 그 위에 절여놓았던 배추 줄기를 세워놓고 배추의 사이사이에 소와 밤·대추·무·사과·배를 넣어 보자기 싸듯 싸서 만든다.
개성에서는 보쌈이라는 말이 일부종사를 못하는 사주팔자가 센 양반집 딸의 액땜을 위해 밤거리에서 총각을 납치해와 딸과 함께 재운 뒤 죽여 버리는 풍습에서 유래된 말이라 하여 쓰지 않고 ‘쌈김치’라고 한다.
『조선민속사전』에 의하면 개성지방에서는 이 보쌈김치를 정초부터 4월 초파일 명절까지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많은 남자들이 행상을 나갔다가 이 명절을 계기로 집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성지방의 여성들은 정성껏 담은 독특한 보쌈김치를 잘 보관하였다가 먼 길을 다녀온 남정들에게 대접하곤 하였다는 것이다.
개성지방에서 쌈김치가 유명해진 이유는 개성상인들의 상술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배추의 생장점을 자르면 배추의 씨를 받을 수 없으므로 배추통 중간만 자르고 나머지는 짚을 덮어 월동시킨 후에 씨를 받아 팔았다는 것이다. 잘라낸 배추로 김치를 담자니 모양이 볼품없어 제일 넓은 잎에 싸서 모양을 냈다는 것이다.
쌈 형태의 이 김치는 역사적으로 볼 때 결구형(結球型)배추 탄생 이후 제법이 생긴 김치이다. 쌈김치에 대한 공식 조리법 기록은 1924년 조선일보의 한 주부기자가 안순환과의 인터뷰를 통해 궁중에서 만들던 보찜김치의 담금법을 기술한 것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기사를 통해 처음 소개된 쌈김치 제법은 전선사장선 (典膳司長膳)과 이왕직(李王職)에서 사무관을 역임한 바 있는 조선요리전문가인 안순환이 제시한 것이다.
안순환은 전선사장선직에 있으면서 궁중요리를 직접 만들었던 경험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고급 한식요리집인 명월관을 운영했고, 이어 태화관, 식도원을 열어 당시 부유층에게 궁궐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이를 통해 궁궐요리가 외부에 전파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안순환에 따르면 보찜김치는 대궐 안에서 시작된 김치법으로 원료가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 보통 집에서는 별로 만들지 않으며 궁내 출입하는 대신들 집이나 식도원 외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라고 하였다.
안순환은 쌈김치(보찜김치)가 궁궐에서 만들기 시작하였으며 궁궐과 고관대작들 집에서만 해먹는 것으로 일반인이 담가 먹기는 어려운 것이라 하였는데 정작 쌈김치로 유명한 곳은 서울이 아닌 개성지방으로 결구형 (結球型)배추의 원산지이자 부유한 상인이 많았던 곳이다.
처음 만들어진 유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조선배추라고 대표되는 개성, 서울배추의 경우 채종을 잘하기 위해 배추 근주의 생장점을 다치지 않도록 엽부 절단에 세심한 주의를 하였다.
특별히 이재(利財)에 밝은 개성상인들이 뿌리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배추의 잎만을 절단하였기 때문에 통김치를 담지 못하고 절단한 쌈김치를 만들게 되었다는 설(유애령,「식문화의 뿌리를 찾아서」(교보문고.1997) pp 217~218)이 있으나 당시 채종법 기록 내용만으로는 개성상인들의 영리목적 때문인지에 대한 사실여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성배추가 서울배추보다 고갱이가 많이 여물지 못하여 통김치보다는 쌈김치 제조에 더 알맞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또 서울배추는 길이가 짧아 여러 쪽을 내기 힘들지만 길이가 긴 개성배추는 여러 번 절단하기 쉬운데다가 폭이 넓어 쌈김치에 제격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기원에 관계없이 이 제법이 개성배추 원산지에서 더 애용됨으로써 개성의 대표김치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명칭에 대해서는 통일성 있게 정리 된 것은 없으나 초창기에는 봇짐을 싼 것 같다는 의미로 ‘보찜김치’라 하기도 하고,‘쌈김치’, ‘싼김치’라 불리기도 했다. 이후 조리서에서는 점차 쌈김치, 보쌈김치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게 되었다.
보쌈김치는 원래 개성에서 유래된 음식으로 ‘보김치’ ‘쌈김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배추·무·갓·미나리 등의 채소 밤·배·잣 등의 과실, 낙지·굴 등의 해산물과 석이, 표고버섯 등의 산해진미를 모두 합하여 버무린 다음 절여진 배춧잎으로 싸서 독에 차곡차곡 담아 김칫국물을 부어서 익혀먹는 음식이다.
이때 김칫국물은 소금과 젓갈로 간을 맞추고 보쌈김치가 잠기도록 국물을 충분히 부어야 하며 보쌈김치 사이에 무를 끼어 넣어도 국물이 시원해 좋다.
보쌈김치의 특별한 점은 큰 배춧잎 안에 김치가 들어 있고 그 사이사이에 낙지, 전복, 굴, 밤, 배, 잣, 대추 등이 켜켜이 있어 해물이나 과실을 골라 먹는 재미와 함께 넓은 배춧잎을 갈라서 밥에 얹어 싸먹는 맛도 별미이다.
보쌈김치는 넓은 배춧잎으로 김치를 예쁘게 덮은 형태로 제공되는데 그 모양이나 상에 내놓는 정성에 있어서 김치 중 제일 품격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보쌈김치를 어느 집에서 사윗감이 인사 오는 날 정성스러운 상차림에 올렸더니 그 사윗감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김치 형태라 어찌할 줄 모르고 젓가락으로 겉의 넓은 배춧잎을 그저 몇 번 건드리다가 결국은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보쌈김치는 그 품격이나 모양새, 담아내는 사람의 정성이 담긴 독특한 김치라 할 것이다.
해물, 과일 등이 가득한 보쌈김치는 김치 중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김치로 주로 궁중에서 먹었다고 한다. 쌈처럼 쌓여 있기 때문에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으며 맛과 영양이 하나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임금님의 수랏상에 제대로 어울리는 김치라 할 수 있다.
이런 보쌈김치가 개성지역에서 발달한 이유는 바로 개성지역의 배추가 보쌈하기에 적격인 품종이기 때문이다. 개성배추는 속이 연하고 길고 맛이 고소하며 특히 통이 크고 잎이 넓어 온갖 양념을 배춧잎으로 보 같이 싸서 익히기에 좋다.
익으면서 여러 재료가 안에서 섞이고 맛과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아 맛이 고스란히 보존되기도 한다. 게다가 예로부터 개성사람들은 부지런하고 깔끔하며 자존심이 강하다고 알려져 왔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깨끗하게 다림질 된 모시옷을 갖춰 입었다는 대갓집 여인들의 전통으로 또한 개성은 유명하다. 이런 개성 사람들의 성품에 비추어 보아 김치와 같은 일반 음식도 정갈하게 보쌈 형태로 만들어 상에 올렸을 것이 충분이 납득이 가는 일이다.
♣ 명인의 비법_미니롤 보쌈김치 [세계김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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