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통배추김치는 1600년대이후 고추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생겼다. 초기 김치를 옛 문헌 등을 통해 찾아보면, 채소류를 장기간 저장하기 위한 단순한 소금 절임 형태 였다.
삼국지위지동이전이나 중국 문헌인 ‘후주서’등에서도 발효식품, 절임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이미 초기 형태의 김치류 제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 등으로 보아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보아야 한다.
역사상 삼국시대는 본격적인 정착 농경생활이 발달되었던 문화적 환경이 갖추어 졌기 때문에 한반도 기후와 맞아떨어지는 소금 절임을 통한 초창기 김치가 탄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고추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무를 소금에 절인정도의 김치나 꽃을 이용해서 색을 넣는 것 뿐인 김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것이 백김치의 시작이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고춧가루가 유입된 후에도 백김치는 변화되지 않고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 대신 배, 잣, 대추, 밤, 굴등 고급스러운 부재료를 사용하여 품격 있는 김치로 변신을 한다.
제대로 담근 백김치 한 접시만큼 품위 있고 고급스러운 음식도 드물다. 또한 고추의 붉은 기운이 귀신을 물리친다는 사고 때문에 제사상에 김치대신 백김치를 올리기도 한다.
백김치는 김치의 시원한 맛은 그대로 간직하면서 전혀 맵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며 자극성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는 환자나 노약자들도 얼마든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소화를 도와 주는 작용도 있어서 자극적인 매운맛을 싫어하는 외국인들이 특히 즐겨 찾는 김치가 바로 이 백김치이다.
백김치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담그는 김치로 주로 평안도지방에서 만들어 먹는다.
담그는 법은 배추를 절여놓고 무는 4등분하여 소금을 약간 묻힌다. 배·밤·마늘·파·생강·석이버섯은 채썰어 소를 준비한다. 절인 배추를 씻어 물기를 빼고, 장만한 소를 약간씩 넣는다. 소에는 고춧가루 대신 실고추를 넣는다. 소금을 묻혀놓은 무와 소를 넣은 배추를 켜켜로 항아리에 담고 작은 돌로 눌러놓는다.
사흘쯤 지난 뒤 조기젓을 끓여서 간을 맞춰 항아리에 붓는다. 김치가 익으면 무는 먹기 좋게 썰고 배추도 썰어 섞어 담고 국물을 부어서 상에 놓는다. 백김치는 동치미와 비슷한 김치로 용도도 비슷하다. 특히, 매운 김치를 먹지 못하는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많이 담가 먹는다.
사실 백김치의 레시피를 보면 1900년대 초반 서울 경기지방의 통배추김치와 동일하다. 김장김치에 물을 부어 양념의 순환과 발효를 돕던 제법은 서울 경기지방에서도 일반적인 김장 방법이었고, 이때만 하더라도 고춧가루가 아닌 실고추 형태로 김치를 담갔기 때문에 ‘배추통김치=백김치’였던 것이다.
즉, 흔히 통김치에 고추를 넣지 않아 하얗고 국물이 많으면 백김치라고 통념화 되어 있기에 배추의 탄생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 전라도 지방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유명했던 ‘배추동침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배추동침이가 서울지방의 통김치와 같은 것이라고 정의된 기사도 존재한다.
배추동침이는 그런 강렬한 붉은색의 ‘지’에 대비되게 생강, 마늘, 미나리, 밤, 청각, 배 (대추,석류알) 등을 넣고 빨간 고추 대신 실고추와 고추씨를 사용해 하얗게 담는데 국물양이 많아 오늘날의 백김치와 상당히 유사한 형태이다.
하지만 ‘백김치’로 명명되어 소개되는 자료는 찾기 힘들고 그나마 명칭이라도 소개된 것은 1924년 조선일보 기사에 김장김치 종류를 나열한 기사에 ‘통김치, 섞박지, 깍두기, 백김치, 동침이’라고 표기된 것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 후 40 여년이 지나도록 정식으로 명칭이나 제법이 소개되지 않다가 지면을 통해서 다시 백김치라는 단어를 다시 접할 수 있는 것은 1961년 잡지를 통해서이다.
백김치는 양념방법만을 본다면 송엽내저법으로 담지 않고 배추와 양념을 켜켜로 담은 어육침채류를 원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김치라기보다 기존 김치의 응용형태라 할 수 있을 듯 하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20세기 전반 문헌에서는 김치제법을 소개한 구체적인 레시피가 공개된 것은 전혀 찾아볼 수없었다.
배추동치미가 경성지방의 배추김치를 뜻하는 것이라는 기고자 (金玉聲)의 주장대로 간국물이 많았던 20세기 전반의 서울, 경기지방의 통김치가 오늘날 소위 백김치라고 부르는 것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든다.
현재의 김치제법은 전술한 바와 같이 전라도지방의 영향을 받아 간국물을 거의 쓰고 있지 않고, 간국을 많이 한 김치는 이북지역에만 남아 있어 전반적으로 제법이 북상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제법의 북상 현상이 어떤 연유에서 기인된 것인지는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보완 되어야 할 것이다.
김옥성이라는 사람이 동아일보 1935.11.12일자에 쓴 백김치의 내용을 보면 다양한 김치류를 살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배채동침이라는 것은 경성에서 말하는 배차김치입니다. 이것을 전라도에서는 배차동침이라 해서 잘들 해먹어요. 여기서 다른것이 여러 가지 잇으니 참고해 보십시오 며루치젓은 동침이 담그기전 일주일전에 젓국물을 맨듭니다 ‘지’ 담글때와 같이 끄려서 체에다가 백지를 깔고 거르게 되면 백지를 통해서 나오는 이만큼 오래 걸리는 것임으로 일주일전부터 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준비를 해논담에 베차는 될수잇으면 저리지말고 씻어서 져려서 노코 무 조흔것을 한치사방되게 썰어서 절여놉니다.
무채를 썰고,파,마늘,실고초,밤,배,소고기를 ‘지’때와 같이 익혀서 노코 굴,청각을 준 한데 섞어서 소곰으로 간을 마쳐가지고 배차에다 켜켜로 집어너커든 집(짚)을 씻어서 배차를 맬만하게 잘러 잡어 맵니다. 그릇에다 담을 때 저려둔 무와 배를 한 개씩 켜로 너코 왼 고추씨를 빼서 씻어서 열 개식 따로 매고 생강마늘을 다저서 베 헌겁(베 헝겊) 세 개쯤따로 싸고 유자 두어 개를 여러 쪽에 내서 이상 몇가지를 켜켜로 너흔 담에 집(짚)흐로 덥고 돌을 누릅니다. 그 후에 국물을 붓는데 메루치국 내논것과 무 한바구니를 슬슬 글거 물을 반동이쯤 끌여 섞어가지고 식여서 간을 보아 소금으로 간을 마칩니다. 땅에 무더두는 것이 좋습니다.”
♣ 겉절이보다 쉬운(?) 백김치 대~공개! 눈 한번 깜빡하면 완성?! [만물상 255회]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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