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패류의 근육·내장 또는 생식소(生殖素) 등에 비교적 다량의 식염을 가하여 알맞게 숙성시킨 발효식품이다. 젓갈의 숙성은 원료가 되는 근육·생식소 등의 조직 자체에 들어 있는 자가소화효소와 내장에 들어 있는 효소의 작용에 의하여 진행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계가 깊은 효소는 근육이나 내장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이다. 이것은 단일효소가 아니고 여러 종류로서 각 효소의 특성에 따라 단백질에서 아미노산까지 분해되는 동시에 특유한 점조성을 띠고 촉감이 좋게 되어 독특한 풍미를 나타내게 된다.
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면하고 연해에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므로 어패류의 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하다. 이와 같은 자연배경이 있으므로 농경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조개류나 물고기가 기본식량의 구실을 하였다. 물고기를 많이 잡았을 때에는 소금에 절여 저장하였을 것이며 이것이 지금의 젓갈로 계승된다.
젓갈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신문왕조에서 볼 수 있다. 신라 신문왕이 왕비 김씨를 맞이할 때의 폐백 품목에 쌀·술·기름·꿀·장·메주·포와 함께 젓갈이 들어 있다. 이것은 젓갈이 이미 그 당시에 주요한 기본식품이었음을 뜻한다.
이때의 젓갈은 어패류로 담근 것뿐만 아니라 채소류에 누룩·술지게미 등을 섞어 담근 절임도 있었다고 보아진다.
조선시대의 젓갈 담그는 법은 소금에만 절인 것,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 등을 섞어서 담근 것, 소금과 누룩에 담근 것, 소금·엿기름·찹쌀밥 등을 섞어서 담근 것 등 크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 조선시대 문헌에 수록된 젓갈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① 어육장(魚肉醬)
각종 수조육류 및 그 알과 물고기 등에 메줏가루와 소금을 끓여 식힌 물로 걸쭉하게 갠 것을 켜켜로 넣고 일년 동안 삭힌 뒤 먹는다. 조선시대 초기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그 기원은 훨씬 상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어육장을 담글 때에는 쇠고기(혹은 노루·양·토끼 등) 10여 근에 소의 양과 염통 각 3근을 넣고, 그 위에 각종 생선류를 내장·비늘·머리·꼬리를 잘라내어 물기 없이 해서 담는다.
그 위에 문어·낙지·전복·홍합류를 잠깐 데쳐서 걸어 말려 담는다. 그 위에 꿩·닭을 담고 매켜마다 메줏가루를 얹고 천초·생강 등을 섞어 담은 뒤에 감천수(甘泉水)를 끓여 흰소금을 풀어 식혀 붓는다. 메줏가루 1말이면 소금 7되의 비율로 하였고, 항아리는 잘 봉한 다음 볏짚을 덮어 땅에 파묻어두고 익힌다.
② 식해
생선을 밥과 소금·고춧가루·엿기름 또는 누룩으로 버무려 담근 것이다. 고추는 조선시대 중기 이후에 도입되었다. 그러므로 그 이전에는 천초·박하와 같은 향신료를 썼다. 대합식해의 경우에는 찹쌀밥·엿기름·천초 등을 버무린 것에 물기를 빼서 잠깐 말린 대합을 섞어 담근다. 여름에는 4일 정도, 겨울에는 5, 6일간 익혔또는 쓴다.
③ 청어젓
청어에 켜켜로 소금을 얹어 절인다. 특히, 물기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방어같이 큰 생선은 썰어서 담근다.
④ 생굴젓
항아리에 굴을 넣고 층층이 소금을 뿌려 담근다. 이때 숭어·조기·밴댕이 등을 함께 절였다가 삭은 다음 생선류만을 꺼내 잘게 썰어 넣으면 뼈가 모두 연화(軟化)된다고 한다. 단, 이것은 장기 저장용에 한해서 허용된다 고 주의하고 있다.
⑤ 자하젓
전복·소라·오이·무 등을 미리 절였다가 소금기를 약간 뺀 다음 자하와 함께 담근다. 이 젓갈은 지금의 새우젓보다 반찬으로서 더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이러한 젓갈들이 대부분 단용(單用)으로 만들어진다.
⑥ 게젓
염탕해법(鹽湯蟹法)·조해법(糟蟹法)·주해법(酒蟹法)·장해법 (醬蟹法) 등이 있다. 염탕해법은 소금물을 끓여 여기에 게를 담그고 하루 뒤에 다시 소금물을 끓여 감나무잎이나 나뭇가지를 덮는다.
조해법은 게 30마리에 술지게미 5되, 소금 2근, 초와 술 각 반근을 담가 7일간 익힌다. 주해법은 게 30마리를 깨끗이 씻은 뒤에 반나절이나 하루쯤 말려서는 볶은 소금 1근, 백반가루 1냥5돈, 술 5되에 담갔다가 익은 뒤에 건져 게 1마리에 통후추를 1알씩 게딱지 속에 넣고 딱지를 덮은 위에 후춧가루를 뿌려 다시 담가둔다.
장해법은 게 100마리이면 간장 5되, 후춧가루 2냥, 술 1말에 담근다. 고기를 끓인 장조림 간장에 천초 등을 섞어 담그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젓갈의 종류가 현재보다 다양하였다. 젓갈을 담글 때 술이나 누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미루어 젓갈은 주조법 (酒造法)에서 연유한 것으로 추측된다.
현존하는 어리굴젓처럼 고춧가루를 이용한 것이 없는 것은 고춧가루의 이용이 지금보다 적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 소금·누룩가루·천초·파·술을 버무린 데에다 생선을 넣어 담그는 주국어법 (酒麯魚法)이 없어진 것은 좋은 양조주의 품귀도 한 요인이겠다.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들의 식성이 보다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 후기에 가장 많이 잡힌 어종은 명태·조기·청어·멸치·새우이다. 이렇게 많이 잡힌 어류는 건조시키거나 젓갈로 만들어서 전국에 널리 유통, 보급하였다. 이러한 어패류의 젓갈은 유류(乳類)가 귀하였던 우리 음식에서 칼슘의 급원식품으로서 요긴한 것이었다.
젓갈은 예로부터 반찬으로 이용되었으며 궁중뿐 아니라 일반 민가의 크고 작은 제사상에도 올랐다. 〈농가월령가〉 8월령에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명일 쇠어보세. "라는 대목으로 미루어 추석 차례상에도 올랐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젓갈은 반찬과 김장용으로 주로 쓰이며 술안주·찌개, 그리고 지방에 따라서는 젓국이 간장 대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각 지방의 향토음식 가운데 젓갈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① 서울·경기도
비웃젓(청어)·조기젓·오징어젓·새우젓 등이다.
② 충청도
어리굴젓·굴젓·꼴뚜기젓·해피젓(바지락조개)·새우젓·소라젓·실치젓·짜구리젓·밴댕이젓·곤쟁이젓·꽃게젓·박하젓·싸시랭이젓(꽃게의 새끼)·낙지젓·민어아가미젓·무룩젓(소라의 새끼)·까나리젓·홍합젓·생굴젓·멸치젓·조기젓 등이다.
③ 강원도
명태포식해·서거리젓(북어아가미)·명란젓·창란젓·조개젓·방게젓·오징어젓·북어밥식해·도루묵식해·명란식해·멸치식해·햇떼기식해 등이다.
④ 경상도
멸치젓·꽁치젓·성게젓·대구포젓(대구아가미)·대구알젓·호리기젓(꼴뚜기)·조기젓·뱅어젓·굴젓·해삼창자젓·밤젓(전어내장)·갈치속젓(갈치내장)·꿀내기젓·고명굴젓·전복젓·무멧젓·가자미식해·북어식해·진주식해(갈치·조기)·밀양식해(북어·마른오징어)·멸치젓·볼록이젓·장지젓(대구내장) 등이다.
⑤ 전라도
구젓(굴)·고흥석화젓·돔배젓(전어내장)·대합젓·고록젓(꼴뚜기)·황석어젓·갈치속젓·전복창자젓·대합젓·벌떡게장·콩게젓·뱅어젓·조기젓·고노리젓·화란젓·백하젓·밴댕이젓·장대젓·고개미젓·민새우젓·새우알젓 등이다.
⑥ 제주도
자리젓·고등어젓·깅이젓·멸치젓·소라젓·게웃젓(전복창자) 등이다.
⑦ 황해도
까나리젓·묵은굴젓·연안식해·참게젓 등이다.
⑧ 평안도
게알젓·대하알젓·조개젓 (대합)·건댕이젓(곤쟁이) 등이다.
⑨ 함경도
연어알젓·가자미식해·동태식해·도루묵식해·대구젓·창란젓·명란젓 등이다.
젓갈 담그는 시기를 월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1월응
명란젓·창란젓·어리굴젓·뱅어젓 등이다.
② 2월
어리굴젓 등이다.
③ 3월
꼴뚜기젓·어리굴젓·곤쟁이젓 등이다.
④ 4월
꼴뚜기젓·조개젓·조기젓·황석어젓·대합젓·홍합젓 등이다.
⑤ 5월
조기젓·멸치젓·준치젓·소라젓·정어리젓·병어젓 등이다.
⑥ 6월
갈치젓·오징어젓·새우젓 등이다.
⑦ 7월
오징어젓·곤쟁이젓 등이다.
⑧ 8월
오징어젓·대합젓 등이다.
⑨ 9월
실치젓 등이다.
⑩ 10월
토하젓·명란젓·장젓 등이다.
⑪ 11월
전복젓·명란젓·창란젓·어리굴젓 등이다.
⑫ 12월
굴젓·뱅어젓 등이다.
젓갈은 어류, 패류, 어류의 알, 살, 내장 등에 소금을 가하여 부패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어패류 자체의 효소와 외부 미생물의 효소작용으로 육질을 분해시킨 독특한 맛과 풍미의 발효식품이다. 젓갈은 인도, 베트남, 태국 등 해산물이 풍부하며 비교적 더운 지방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들 지방에서는 더운 기후 때문에 음식의 저장이 쉽지 않았고 수렵과 채취 또는 어로를 통하여 얻은 음식물 중 남는 것은 부패되어 그냥 버릴 수밖에 없었다.
버려진 음식물은 자연 상태에서 발효되면서 또 다른 풍미와 맛을 지닌 음식물이 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이것이 인류가 젓갈 발효식품을 만든 유래가 되었다.
이것은 농업이 주류이던 지방에서 콩을 발효시킨 장류가 발달한 것과 마찬가지로 수산물이 주류이던 해안가에서는 젓갈류의 발효식품이 생겨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국의 젓갈은 신석기 시대에 기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오랜 시절 젓갈이 얼마나 귀하게 대접받고 있었는지는 신라시대에 왕후를 맞이하는 폐백음식으로 젓갈이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젓갈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그 종류가 무한대로 다양해지는데 어패류의 수확시기와 계절에 따라, 어패류의 종류에 따라, 또 사용하는 어패류의 부위에 따라 수도 없이 젓갈의 종류는 늘어난다.
어리굴적, 명란젓, 꼴뚜기젓, 조개젓, 토하젓, 멸피젓, 조기젓, 아기미젓, 밴댕이젓, 창란젓, 청어알젓, 소라젓, 배하젓, 자하젓 등등 그 이름조차 생소할 정도이다.
언뜻 그냥 소금에 절이기만 되는 것처럼 젓갈 담그기는 쉬워 보이지만 바다에서 나는 온갖 어패류를 때로는 부위까지 식별하여 각각 젓갈을 만드는 것처럼 젓갈을 향한 한국인의 입맛은 놀라울 정도로 잘 발달되어 있어서 젓갈 담그는 방법과 저장 방식 역시 까다롭기 그지없어서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 젓갈을 담고 저장하는 장소를 물색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그 예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젓갈 산지인 금광토굴과 광천토굴을 들 수 있다. 나주에 있는 금광토굴은 길이 8킬로미터, 깊이 200미터, 8층으로 되어 있는데 전국의 토굴 중 가장 크다.
토굴 안에는 7,000~8,000 개의 젓갈 드럼통이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금광토굴에서는 짭조름한 젓갈 맛도 일품이지만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송어젓, 잡젓 등 다양한 종류의 젓갈이 삭고 있는 토굴 속 풍경 자체도 볼거리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새우젓으로 유명한 곳들이 많은데 광천 토굴에서 숙성시킨 광천 새우젓은 고려 시대부터 유명했다. 광천 토굴 새우젓은 토굴 속에서 알맞게 숙성시켜 출하된 새우젓을 말한다. 광천의 새우젓은 습도 85%에 섭씨 14~15도의 일정한 온도의 토굴에서 숙성시켜 다른 새우젓에 비해 그 맛이 더욱 뛰어나다.
새우젓 저장고로 사용되는 토굴은 한국전쟁 당시 방공호로 이용되다 마을 주민들이 새우젓 저장고롤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광천의 옹암리 독배마을에 있는 수많은 토굴은 새우젓을 숙성시키는데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그 맛과 질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새우젓 토굴은 40여 개나 되고 2미터 높이 200미터 길이의 토굴에 3800 여 통의 숙성 저장이 가능하다. 외국에서 포도주 숙성 창고가 볼만한 인기 있는 관광지라면 한국의 젓갈 저장 동굴은 천연의 자연 상태를 멋지게 이용한 아이디어의 극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부정할 수 없는 진정한 밥도둑 ‘14가지 젓갈 한상’ @백종원의 3대 천왕 71회 2017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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