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들어서는 입동(立冬)과 첫눈이 내리는 소설(小雪)은 추울수록 더 따뜻해지는 절기다. 농사철의 노고를 다독이며 이웃 간에 고사 음식을 나눠 먹고, 옹기종기 모여 김장하는 풍경은 한기마저 온기로 바꾼다. 겨울은 그렇게 따뜻함을 머금고 어김없이 찾아온다.
♣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11월의 절기
#입동 #햇곡식 #치계미 #음식 나눔
입동에는 물이 얼고 땅이 얼어붙는 한파가 시작된다. 겨울의 얄궂은 장난으로 뼛속까지 서늘해지지만 겨울나기를 위해 곳간과 마루, 외양간에 고사를 지내고 햇곡식과 고사 음식을 나눠 먹었다.
또, 마을 어르신들께 음식을 대접하는 ‘치계미’와 도랑에 숨은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대접하는 ‘도랑탕 잔치’가 열리는 등 훈훈한 미풍양속을 이어왔다.
#소설 #첫눈 #김장 #월동 준비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과 소설은 추위를 이겨낼 여러 가지 식재료가 즐비하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든든한 건강미(味)를 내뿜는 귤, 갓, 도토리, 생강, 꼬막, 삼치가 겨울의 문턱에서 식객(食客)을 반긴다.
♣ 11월의 식재료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과 소설은 추위를 이겨낼 여러 가지 식재료가 즐비하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든든한 건강미(味)를 내뿜는 귤, 갓, 도토리, 생강, 꼬막, 삼치가 겨울의 문턱에서 식객(食客)을 반긴다.
♣ 하나. 겨울철 천연 비타민 ‘귤’
과육부터 껍질까지 버릴 게 하나 없는 귤은 ‘겨울철 비타민의 보고’로 손꼽힌다. 과육은 소화기계와 호흡기계 기능을 도와 겨울철 기침‧감기‧몸살을 물리칠 수 있다.
귤락(껍질 안 쪽의 흰색)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귤껍질은 과육보다 비타민C가 약 4배나 많아 잘 말려서 귤껍질 차(진피 차)로 마시기도 한다.
♣ 둘. 톡 쏘는 김치의 신(神), ‘갓’
겨자과 식물에서 파생된 갓은 특유의 향과 매운맛을 내세워 겨울철 ‘김치의 신’으로 군림한다. 톡 쏘는 쌉싸래함이 감칠맛을 더해 김장 양념 1순위로 손꼽히며, 갓김치 자체로도 겨울철 입맛을 돋우는 일등 공신이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갓 중에 여수 ‘돌산갓’은 일반 갓보다 선명한 녹색을 띠며, 톡 쏘는 매운맛이 덜하고 부드러워 주로 김치로 담근다.
♣ 셋. 묵‧면‧전으로 무한 변신 ‘도토리’
견과에 속하는 도토리는 단단하고 매끄러운 과피에 떫은맛이 특징이다.
종류에 따라 졸참나무 도토리는 떫지 않아 날것으로 먹을 수 있지만, 갈참나무와 그 밖의 도토리는 물에 담가 떫은맛을 없앤 뒤 식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예로부터 묵으로 많이 만들어 먹었고 따끈한 육수를 더한 도토리 묵밥이나 도토리 온면, 도토리 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넷. 감기 잡는 후끈한 매력 ‘생강’
알싸한 매운맛과 강렬한 향을 지닌 생강은 김치 등 각종 양념류의 부재료로 활용되기도 하고, 예로부터 약효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생강차로도 즐겨 마셨다.
몸의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고 따뜻함을 유지해주며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보호하고 감기를 예방하는 건강한 보양 식재료로 손꼽힌다. 서양에서는 주로 디저트 요리에 사용된다.
♣ 다섯. 미각 깨우는 겨울의 선물 ‘꼬막’
『자산어보』에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고 기록된 꼬막은 고막·고막 조개·안다미 조개 등 이름도 다양하다.
11월부터 이듬해 2~3월까지 제철인 꼬막은 살이 통통하고 쫄깃하며 끝에 단맛이 감돌아 잃어버린 입맛을 깨우는 겨울의 선물이다. 예로부터 식품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으며, 살짝 삶아 초고추장과 함께 먹는 전라도 지방의 향토음식이 유명하다.
♣ 여섯. 겨울 바다의 영양 왕 ‘삼치’
고등어, 꽁치와 함께 등푸른생선 ‘3대장’으로 손꼽히는 삼치는 겨울이 제철이다. 일반적으로 소금구이, 찜, 튀김 등으로 조리해 먹지만, 살짝 얼려서 회를 뜨면 그 맛이 일품이다.
삼치는 오메가3 지방산과 DHA, EPA 성분이 풍부해 치매 예방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며,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병 예방에 효과 있다.
겨울의 문턱에서 만나는 ‘입동’과 ‘소설’. 김장으로 월동 준비를 하고 겨울 별미로 식탁을 채우면 추울수록 더 따뜻한 온기가 온몸으로 전해진다.
❞♣ 겨울을 이겨낼 힘, 11월의 음식
연근조림 _ 연꽃 뿌리로 건강이 활짝!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연꽃을 기운차게 받치고 있는 뿌리. 예부터 귀중하게 여겨 약재로도 사용되어온 연근은 위벽을 보호하고 소화를 촉진하며, 해독 작용이 뛰어나다.
껍질을 벗긴 연근은 끓는 물에 데쳐 내 찬물에 헹군 다음, 연근과 간장을 넣고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서서히 졸인 후에 통깨를 뿌려 낸다.
유자생강차 _ 하나보단 둘! 감기야, 가라
감기 예방에 탁월한 유자와 생강의 만남은 겨울철 최고의 보양 차로 손꼽힌다. 소금물에 유자를 씻어 물기를 닦고, 껍질을 벗겨 과육을 분리한다.
껍질을 벗긴 생강을 강판에 갈아 즙을 내고, 유자 껍질은 썰어서 설탕과 함께 믹서기에 간 다음, 유자 과육과 설탕을 갈아 병에 넣고 섞는다. 1~2일 후 한 숟가락씩 떠서 뜨거운 물에 우려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