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곳의 숙박업소와 2,800곳의 레스토랑이 등재된 2018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 편이 발간 됐다. 올해 미쉐린으로부터 1스타, 2스타, 혹은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은 총 621곳으로, 3스타는 28곳, 2스타는 85곳, 그리고 1스타 508곳이다.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5일 오후, 불로뉴비양쿠르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 2018’ 기자간담회는 지난달 20일, 91세의 나이로 타계한 ‘요리계의 교황’ 폴 보퀴즈(Paul Bocuse)를 기리는 기립박수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3스타 레스토랑 두 곳이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프랑스 오트사부아 지역에서 나는 산나물과 뿌리채소, 식용 야생화 등의 유기농 식재료를 십분 활용하기로 잘 알려진 혁신적인 프렌치 분자요리 셰프 마크 베라(Marc Veyrat).
고도 1650미터 알프스 산악지대에 위치한 그의 레스토랑 ‘La Maison des Bois’는 2017년 가이드에서 2스타를 받은지 1년 만에 3스타로 승급되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사부아(Savoy) 지방의 검은 페도라 모자와 검은 케이프가 트레이드마크인 베라는 평생 독학으로 요리를 연마했으며, 과거 두 차례에 걸쳐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이력이 있다.
현존하는 프렌치 셰프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인 그는 2009년, 심각한 스키 부상으로 한동안 요리계를 떠나기도 했었고, 3년 전에는 화재로 인해 레스토랑 전체가 불에 타기도 했었다. 올해의 3 스타 선정으로 그는 프렌치 다이닝계의 “컴백 황제”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La Maison des Bois’와 함께 3스타를 받은 셰프 크리스토프 바키예(Christophe Bacquié)의 레스토랑 ‘Restaurant Christophe Bacquié’는 지중해 음식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파인다이닝을 선보인다.
바키예의 시그니처 디시로는 ‘카피르 라임 크림 위에 얹은 달고기, 게, 캐비아’, ‘모던 아이올리’, ‘명태, 버터 무스, 치킨 리덕션’, ‘트러플을 얹은 트러플 매쉬드 포테이토’ 등이 있다. 바키예는 2014 ‘프랑스 최고의 장인(Meilleur Ouvrier de France)’ 선발대회 요리 부문 우승자이기도 하다.
한편, 지난 18년간 꾸준히 3스타를 유지해온 셰프 세바스티앙 브라(Sebastien Bras)의 아베롱 레스토랑 ‘Le Suquet’는 올해 가이드에서 제외됐다. 이는 최근 “미쉐린 평가에 대한 압박감 없이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싶다”라고 밝힌 브라의 요청을 미쉐린 측에서 (최초로) 공식 수용한 결과다.
2018 프랑스 가이드에 소개된 85곳의 2스타 레스토랑 중 5곳이 뉴페이스다. 여기에는 프렌치와 일식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끌어 내는 셰프 하마노 마사후미(Masafumi Hamano)의 ‘Au 14 Février’, 셰프 브루노 시리노(Bruno Cirino)와 그의 아내가 최상의 식재료로 강렬한 남부 프랑스식 요리를 만들어 내는 ‘L’Hostellerie Jérôme’, 안시 호숫가의 절경과 셰프 장 술피스(Jean Sulpice)의 창의력과 진중함이 돋보이는 정통 프렌치 퀴진의 명가 ‘L’Auberge du Père Bise’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섬세한 구성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한껏 끌어올리는 셰프 다카노 다카오(Takao Takano)의 리옹 레스토랑 ‘Takao Takano’, 각각의 성격과 엄선된 식재료의 개성이 요리 안에 조화롭게 표현된 가엘과 미카엘 투르토(Gaël and Mickaël Tourteaux) 형제 셰프의 니스 레스토랑 ‘Flaveur’도 2스타 레스토랑으로 새롭게 선정됐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1스타 레스토랑은 총 50곳으로, 여기에는 27세 프랑스 최연소 스타 셰프 안토니 루메(Anthony Lumet)의 ‘Le Pousse Pied’와 동갑내기 셰프 기욤 몸브루아스(Guillaum Mombroisse)의 ‘Sept’도 포함되어 있다.
2018 미쉐린 가이드 프랑스 편은 다양한 문화권의 셰프들에게 파리가 얼마만큼 매력적인 도시인지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더 많은 외국인 셰프들이 별을 받은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일식 조리법을 이용하여 프렌치 퀴진을 만드는 셰프 나이토 류노스테(Ryunosuke Naito)와 그의 아내 궨 류(Kwen Liew)의 ‘Pertinence’, 고베 출신 셰프 나메우라 다카유키(Takayuki Nameura)의 ‘Montee’, 독학으로 요리를 공부한 레바논 출신 셰프 알랑 지암(Alan Geaam)의 ‘Alan Geaam’, 샹젤리제 전시공간 ‘Maison du Danemark’ 1층에 위치한 셰프 안드레아스 멀러(Andreas Moller)의 ‘Copenhague’, 파리 5구에 위치한 셰프 안드레아스 마브로마티스(Andréas Mavrommatis)의 그리스/지중해식 레스토랑 ‘Mavrommatis’, 그리고 캐나다 출신 셰프 노암 게다로프(Noam Gedalof)와 그의 파트너겸 소믈리에 이실리아 하바노바(Etheliya Havanova)가 운영하는 ‘Comice’ 모두 최초로 1스타를 받은 외국인 오너 셰프의 레스토랑이다.
지난 1년 동안 프랑스 전역을 누비며 레스토랑 평가를 해온 미쉐린 인스펙터들은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셰프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음식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격식 없이 한층 간결해진 메뉴, 지역 농장에서 공수한 식재료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도 이번에 새롭게 별을 받은 레스토랑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었다.
프랑스 중남부 캉탈에 위치한 셰프 르노 다르마낭(Renaud Darmanin)의 1스타 레스토랑 ‘L’Auberge de la Tour’에서는 파인다이닝 코스 메뉴를 22유로(약 3만 원)에 제공하며, 릴의 1스타 레스토랑 ‘Le Marcq’에서는 셰프 압델케르 벨파트미(Abdelker Belfatmi)가 제공하는 코스 메뉴를 38유로(약 5만 원)에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