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Omakase)’ 당신 식사의 운명이 온전히
셰프의 손에 맡겨져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마카세’라는 말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고급 식사의 대표적인 형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셰프에게 요리를 전적으로 맡긴다는 의미의 ‘오마카세’는, 계절에 따라 가장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우아하고 예술적인 요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널리 활용되는 용어입니다.
많은 면에서, 오마카세는 양질의 식재료를 사용해 계절성을 강조하는 일본 전통 정식 ‘가이세키’에 자주 비교됩니다. 하지만 가이세키와 오마카세는 한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이세키가 특정한 형태의 문법과 코스의 흐름을 가진 고도로 의식화된 식사인 반면, 오마카세는 셰프가 코스 중간에 무엇을 요리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각각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뀝니다. ‘오마카세’라는 단어가, 직역하면 “당신에게 맡깁니다.”라는 뜻입니다.
학자이자 작가인 트레버 코르손의 저서 ‘The Story of Sushi(스시 이야기)’에서 “오마카세는 세련된 손님이 스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셰프에게 요청하는 요리의 형태”라고 이야기합니다.
“스시를 좋아하는 미식가들은 특정한 메뉴를 주문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스시 레스토랑은 정해진 메뉴조차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오마카세 코스가 대체로 비싸고, 정확한 메뉴가 무엇이 나올지 미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 경험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격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고 식사를 했다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비싼 영수증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스시 오마카세 메뉴는 보통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고 메뉴의 구성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죠.
미국에서도 일부 셰프들은 서울의 스시 레스토랑처럼 손님들에게 기본적인 가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요청에 따라 추가 요금을 받고 코스를 업그레이드하는 옵션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레스토랑이 가격을 투명하게 책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이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나 과민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셰프는 오마카세 요리를 하며 즉흥적으로 메뉴를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매일 변화하는 식재료의 품질과 계절성을 모두 고려하고, 식사를 하는 손님의 반응과 선호를 고려해 메뉴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셰프의 철학과 요리 스타일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요리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식사하는 손님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죠. 같은 날 같은 레스토랑에 방문하더라도, 다른 셰프가 오마카세 코스를 제공한다면 메뉴는 상당히 다를 수도 있습니다.
미쉐린 평가원들이 훌륭한 오마카세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손꼽는 워싱턴 D.C.(Washington, DC)의 스시 타로(Sushi Taro)에서는 셰프이자 오너인 노부 야마자키가 오마카세의 정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희는 고객이 우리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 위해 애피타이저 몇 개로 시작해요.
손님의 반응을 보며 좀 더 모험적인 요리를 제공하거나, 때로는 새로운 요리를 하기도 하고,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하죠.”
셰프는 그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식사하는 사람이 식사를 즐기고 있느냐’의 여부라고 말합니다. “때로는 메뉴를 진행하며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고객에 따라 달라져야 해요.”
반대로, 뉴욕시의 Omakase Room by Tatsu의 세키구치 타츠야 셰프는 한 가지 옵션을 제공합니다. 구성 요소는 계속 변화하지만, 기본적으로 이곳의 코스 메뉴에는 18점의 스시가 포함됩니다. 이 외에도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별도의 요리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세키구치 셰프는 향후 손님들을 위해 메뉴를 개별적으로 맞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정해진 형식의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고객의 오마카세 경험이 어떻게 펼쳐지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그의 철학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세키구치 셰프는 이렇게 세트로 구성된 오마카세 메뉴를 통해 가격을 낮춤으로써 터무니없이 비싼 식사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레스토랑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고 믿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요리 스타일은 전통적인 에도마에 스시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오마카세가 더욱 용이합니다. 에도마에 스시는 수백 년 전 일본의 수도 에도(현재의 도쿄)에서 노점상들이 생선을 간식으로 팔던 데에서 기원합니다.
생선이 상하지 않도록 식초에 절여 제공하던 것에서 기원한, 가장 전통적인 형태의 스시입니다. 세키구치는 정해진 메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에도마에 스타일로 생선을 준비할 적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좋은 오마카세는 손님의 행복에 절대적인 기준을 두기 때문에, 보통 셰프는 당신에게 전적인 관심을 두고 식사를 제공합니다.
스시 타로에서는 두 명의 셰프가 하루에 6명의 고객만을 받으며 오마카세 제공에 전념합니다. 한편 Omakase Room by Tatsu에서 세키구치는 유일한 셰프로, 하루에 3인에서 최대 10명을 위해 요리를 제공합니다.
오마카세를 먹는 것은 셰프와 직접 대면하는 것을 의미하며, 셰프는 여러분의 반응을 측정하고 가능한 최고의 경험을 하도록 여러분을 안내할 것입니다.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기쁨이죠. 주방에서만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반응을 알고 싶어하는 것은 요리를 하는 사람의 공통된 마음이에요.” 야마자키 셰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셰프에게 식사를 온전히 믿고 맡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선입견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싫어하거나 좋아한다고 단정하지 마세요. 열린 마음으로 이 경험을 즐기고 오마카세를 탐험할 때 진정으로 즐거운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