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는 역동적인 대도시의 중심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떼레노의 신승환 셰프는 항상 조용하고 평온한 생활을 동경해 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 생활도 많이 하고, 주로 바닷가나 시내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시골을 좀 더 동경하고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일본, 미국, 중동, 호주, 유럽의 명망 높은 레스토랑을 누비며 경력을 쌓아 온 신승환 셰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신승환 셰프는 스페인에 있을 때, 현지인들의 느긋하면서도 재료 중심적인 요리 스타일에서 그의 색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와 모던한 스페인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떼레노를 오픈했습니다. 떼레노는 지난해 미쉐린 1 스타를 받으며 가이드 서울 2020에서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도시 생활에 조금 지쳤다”고 고백하는 신승환 셰프는, 여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다른 대부분의 인기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위치한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강북의 조용한 지역에 그의 레스토랑을 오픈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또한 도시 외곽에서 직접 자신이 경작할 수 있는 농지를 찾기 시작했고,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남짓 거리에 있는 충북 공주에 정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신승환 셰프는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재배되지 않는 채소와 허브를 직접 선별해 재배합니다. 여름에는 토마토와 루바브를 비롯해 스페인 품종의 씨앗으로부터 6세대 이상 자란 완두콩을, 가을에는 버터넛 스쿼시와 다른 뿌리 채소들을 길러 수확합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식재료를 만들고 자연에 맞춰서 창작 해내고 있는데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는 음식을 좀 더 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기후 자체도 예전보다는 지금 경계가 많이 무너진 상황이라 식자재 상태라든지 농사하는 컨디션이라든지 이거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어요.”
스페인어로 ‘땅’을 뜻하는 ‘떼레노(Terreno)’를 레스토랑 이름으로 선택한 것은, 어떤 중간 상인과 시장도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레스토랑으로 직접 모든 식재료를 공수한다는 셰프의 철학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는 요리에 사용하는 해산물도 어부들로부터 직접 조달해 신선함을 보장합니다.
신승환 셰프는 주말 동안 농장에서 사냥하거나 농작물을 가꾸는 것 외에도 정기적으로 가족과 친구들을 농장으로 초대하는데, 여기서 길다란 테이블에 둘러앉아 숯에 구운 요리를 함께 즐깁니다. 또, 신승환 셰프가 직접 지은 농장 건물의 지하 와인 셀러에서 가져온 와인을 함께 마십니다.
이런 식사는 신승환 셰프가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을 때, 근교의 바스크 지방으로 여행을 가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음식과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산에 가서 포르치니 버섯을 땄던 기억이 좀 많이 나고요. 그걸 또 요리에도 쓰고 다 같이 나눠먹기도 하고 했던 그런 분위기 이런 게 저한테 가장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신승환 셰프는 모국인 한국에서 7년을 보냈지만, 그의 여정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맛이라고 생각하고요. 자연친화적으로 재배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도 하고 음식에 많이 반영하면서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여러 가지 맛을 저의 접시에 담아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