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사람들은 낙지를 ‘뻘 속의 산삼’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낙지는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쇠고기와 비교해도 영양가가 떨어지지 않는 바다 속의 스태미너 식품이다.
특히 드링크제에 들어가는 강장효과가 뛰어난 타우린이란 성분이 많고 머리에 좋다는 DHA도 다량 함유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조선시대 정약전선생이 쓴 『자산어보』에도 쓰러진 소에게 낙지를 먹여 기운을 차리게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실제 남도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거나 여름에 더위를 먹고 쓰러졌을 때, 큰 낙지 한 마리를 던져준다.
이를 받아먹은 소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고 하는데 실제로 봤든 안 봤든 전통 소싸움에서 소 주인이 낙지를 둘둘 감아 소에게 먹이는 장면은 익숙하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어리숙한 총각이 점순이네 쌈닭을 이기려고 자기 씨암탉에 고추장 먹이는 이야기보다 더 유명한 것이 모래판의 황소가 꿈틀거리는 낙지 먹는 이야기이다. 어쨌든 뼈 없이 사방팔방으로 흐믈거리는 낙지가 여름철 축축 늘어져 흐믈대는 사람어깨를 어깨를 곧추세우는 효능이 있음이 정설이다.
이 낙지를 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대로 시장에 서서 함지의 세발낙지를 나무젓가락에 감아 초장을 찍든 안 찍든 입안에 넣기도 한다.
먹기 좋게 토막을 내어 참기름에 발라 접시에 얌전히 내놓기도 하는데 주인장이야 ‘칼로 자르는 요리를 수행’해서 품위 있게 접시에 담아 서빙을 하지만 접시에 놓인 낙지의 해체된 몸체가 조립식 로봇처럼 꿈틀거리며 조신하게 있지 못한다.
또한 낙지볶음이 대표적인 요리이기는 하나 서해안 지역에선 매운 낙지볶음보다는 맑은 국물에 끓이는 연포탕을 즐겨 먹는다. 연포탕은 작은 세발낙지보다 중 낙이라는 중간 크기의 낙지를 주로 사용한다.
전라도 지방에선 주로 연포탕을 끓여서 먹는데 충청도 서산 태안 당진에선 박속 밀국 낙지탕란 걸 끓여서 먹는다. 이 낙지 탕은 연포탕과 흡사한데 박속이 들어가는 게 특이하다. 사실 여름에 맛이 떨어지는 식재료 중에 대표적인 것이 무이다.
그래서 무 대신 박의 하얀 속살을 나박김치에 들어가는 무처럼 썰어 넣어 만든 것이다. 가끔 먹물이 터져 시커멓게 물들기도 하지만 이 역시 박속 밀국낙지나 연포탕을 먹는 재미의 하나다. 이 연포탕이나 박속 밀국낙지탕과 친족관계에 있는 것이 불낙전골이라 할 수 있다.
박속밀국낙지나 연포탕이 맑은 국물임에 비해 전골은 쇠고기를 주재료로 하여 여러 가지 채소들과 진한 양념이 들어가며 또 불고기를 재운 양념이 그대로 육수에 섞이기 때문에 탕의 맛이 강하고 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불고기 전골과 낙지를 주재료로 한 낙지전골의 환상적인 궁합의 결과가 불낙전골이다.
불고기 양념과 매콤한 낙지 양념이 어우러진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연한 쇠고기 등심과 낙지를 주재료로 여러 채소와 함께 끓여내는 불고기 낙지전골을 줄여서 부르게 된 것이 불낙전골이다.
낙지의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며 주말별식이나 손님상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이 불낙전골의 원조는 일명 낙지골목이라는 데서 기존의 낙지전골을 업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 최고의 요리 비결 - The best cooking secrets_김하진, 불낙전골_#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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