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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3. 국/탕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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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미역국

미역이나 김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그다지 많이 먹지 않는 식품이다. 명나라 때의 문헌인 『본초강목』에는 미역을 신라미역이나 고려미역이라 하여 한국에서 건너간 것을 약제로 쓰고 있다고 되어 있다.

고려도경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조와 곤포를 많이 먹는다는 기록이 있으며, 고려 문종 때는 임금이 미역밭을 하사하고, 일본 상인에게서 해조류를 받았던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출산한 산모에게 제일 먼저 흰밥과 미역국을 끓여주는 풍속이 있다. 이것을 첫국밥이라고도 하는데, 이 첫국밥의 미역국은 쇠고기를 넣지 않고 간장과 참기름만으로 끓인다.

이렇게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이는 이유는 미역에 옥소(요오드)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모유 분비에 도움이 되는 까닭이다. 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여서 좋은 미역이 산출되고, 건조시켜 연중 어느 때나 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미역국은 우리의 보편적인 국의 하나로 생일날의 음식으로도 관례화되어 있다.

미역국 맛있는 한식이야기

미역국을 끓일 때는 먼저 양지머리나 사태살을 푹 곤 뒤 여기에다 깨끗하게 빨아 부드럽게 불린 미역을 넣는다. 간은 간장으로 맞추고 참기름을 약간 넣는다. 혹은 닭을 고아서 그 국물에도 끓이고 때로는 마른 홍합을 넣고 끓이기도 한다.

또, 신선한 생선이 항상 있는 바닷가에서는 도미나 광어 같은 흰살 생선을 넣고 끓이는 경우도 있다. 불린 미역에 쇠고기와 참기름을 넣어 잠시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이면 국물이 뽀얗게 되고, 볶지 않고 그냥 끓이면 국물이 맑게 된다.

특히, 산모가 먹을 미역은 해산미역이라 하는데, 이것은 넓고 길게 붙은 것으로 고르며 값을 깎지 않고 사오는 풍속이 있다. 또, 산모가 먹을 미역을 싸줄 때는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 주는 풍속이 있다. 그것은 예로부터 미역을 꺾어주면 그 미역을 먹을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난산을 한다는 속신이 있기 때문이다.

미역은 갈조류에 속하는 해초이다. 아무리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나이만큼의 미역국은 먹기 마련이다. 생일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이 미역국이기 때문이다.

또 아이를 낳은 산모에게 반드시 챙겨 먹이는 음식의 한 가지도 미역국이다. 우리 민족과 이처럼 깊은 유대가 있는 미역은 우리나라 모든 연안에서 자생해 왔고 또 양식도 가능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즐겨먹고 있다.

산모와 미역국 풍습은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임을 고문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초학기´라는 문헌에 보면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은 뒤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고 적혀 있다.

또 조선시대 여성들의 풍습을 기록한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에는 ´산모가 첫국밥을 먹기 전에 산모 방의 남서쪽을 깨끗이 치운 뒤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三神)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산모가 모두 먹었다´고 기록했다.

미역국은 또한 생일날의 음식으로도 관례화되어 있다. 어머니가 산후조리를 위해 미역국을 먹는데 아이는 미역 성분을 함유한 어머니 젖이 처음 먹은 음식인 미역국을 부모가 이미 겪은 출산의 고통을 되새기면서 먹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있어 미역국은 ‘태어난 날’을 상징한다.

산모가 먹을 미역국에는 또 금기도 있다. 산모에게 먹일 미역은 값을 깎지 않으며 상인이 산모용 미역을 싸줄 때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주는 풍습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미역의 값을 깎으면 태어나는 아기의 수명이 줄고 꺾어서 주면 산모가 난산을 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미역에는 칼슘과 요오드가 풍부해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작용과 함께 조혈제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미국의 유명 병원에서도 산후 건강식으로 미역국을 내놓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퀸 오브 에인절스 할리우드 장로병원(Queen of Angels Holleywood Presbyterian Medical Center)에서 산모ㆍ수유부는 물론 일반 환자들도 즐겨찾는 메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450병실을 갖춰 국내 삼성서울병원과 비슷한 규모인 이 병원에 입원한 한인환자는 약 30명. 백인과 라틴, 아르메니아계 등 외국인 환자들도 한국인 산모와 입원환자들의 밥상을 보고 ‘나도 달라’며 요청, 전체 미역국의 절반가량이 이들에 의해 소비되고 굿사마리탄 등 인근 종합병원도 거의 같은 상황이다.

바다의 채소 미역 맛있는 한식이야기
▲ 바다의 채소 미역

혈액 순환을 돕고 피를 맑게 하는 건강식으로 밝혀진 미역국은 이제 산모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들의 미용식으로 손꼽히고 있어서 여성들이 애용하는 대한민국의 어느 찜질방을 가든 미역국을 파는 코너가 반드시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몸에 좋은 미역국을 생일날 먹지 못하는 경우가 한국에는 존재한다. 민간의 속설과 관련된 미역국의 금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미역국 먹었다’고 말하면 생일이었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시험에서 미끄러졌다’는 말로도 풀이한다.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역국을 ‘재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 을하고 있다. 아마도 미역이 미끌미끌하기 때문에 미끄러진다, 붙지 않는다, 떨어진다 라는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어떤 시험이든 모든 종류의 시험을 치르는 당일 날은 절대로 미역국을 끓이지 않는다.

문제는, 어느 가정에서 아버지 생일날 아들은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 경우이다. 이 경우 과연 가족들은 미역국을 차릴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의 오래 된, 게다가 지극히 과학적인 훌륭한 전통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항간의 속설일 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낙제국은 아들의 시험에 부정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외면해야 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된다.

별것 아닌 일 일수 있다. 그러나 요즘 한국 사회의 가치관을 알아볼 수 있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일화이기도 하다.

♣ 최고의 요리비결 플러스 - 소고기 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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