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보은은 예부터 대추로 유명했다.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에 보은 대추가 으뜸이라고 기록됐을 정도다. 껍질은 얇고 과육이 많으며 사과보다 달콤하고 아삭해 생과일로도 손색이 없다. 영양이 알차 불로과, 혹은 보약재로 명성이 자자한 보은 대추에 대해 살펴본다.
♣ WHAT IS IT?
설날 차례상 왼쪽 자리를 꼭 차지하는 대추. ‘대추 보고 그냥 지나치면 삼 년 늙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대추는 불로과不老果로서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충청북도 보은군의 대추를 으뜸으로 치는데, 허균이 쓴 음식 품평서인 「도문대작」에 ‘대추는 보은에서 생산된 것이 제일 좋고 크며 색깔은 붉고 맛이 달다’고 기록돼있다.
현재 보은에서는 1970년대에 개량한 품종인 ‘복조’가 주를 이루는데 보은 대추의 명성은 여전하다. 길이가 어른 손가락 두 마디만 한 데다 통통하고, 사과보다 달콤하다. 실제로 보은 대추의 평균 당도는 30브릭스BRIX로 11-15브릭스인 사과보다 두 배 이상 달다.
♣ WHERE TO GROW?
보은 대추 농가 대부분은 속리산 남서쪽에 있다. 이곳은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 굵고 당도 높은 대추가 생산된다. 대추의 수확량을 좌우하는 건 열매 맺힐 시기의 기후 상황. 대추꽃은 오뉴월쯤 열매를 맺는데, 이때 냉해나 폭우가 심하면 꽃들이 떨어져버려 수확량이 적다.
오죽하면 ‘삼복에 비 오면 보은처녀 눈물짓는다’는 속담도 있을까. 10월경 완전히 익으면 겉이 빨갛고 속은 우윳빛이 감돈다. 수확은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껍질이 얇아 기계로 털어 땅에 떨어뜨리면 표면에 상처가 나기 때문.
♣ HOW TO EAT
보은군에서 ‘대추는 과일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만큼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하지만 생대추는 오래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수확철인 10, 11월에 대부분 소진된다. 나머지는 저온에 말려 촉촉 말랑한 건대추로 두고두고 먹는다.
건대추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데, 씨를 제거한 대추를 푹 삶아 거른 물에 묽은 찹쌀가루를 넣어 끓이면 ‘대추곰’ 완성. 옛 어른들이 겨울철 즐겨 먹은 보양식이다. 대추를 뭉근하게 끓여 졸인 ‘대추고’는 달짝지근한 감칠맛이 뛰어나 빵에 잼처럼 발라 먹거나, 요리에 설탕 대신 넣기도 한다. 뜨거운 물에 타면 차로도 즐길 수 있다.
♣ GOOD FOR HEALTH
면역력을 높여주는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을 사과보다 3배 이상 많이 함유했다. 감기, 뇌혈관 질환에 탁월해 요즘 같은 환절기에 섭취하면 좋다. 이뿐만 아니라 비타민 C, 칼슘, 식이섬유, 미네랄도 풍부하다.
한방에서는 감초처럼 자주 쓰는 약재이기도 하다. 모든 약재와 잘 어울려 위장이 상하는 걸 막아주기 때문.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도 있어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다.
* 단대추농원 *
A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면 백현길 72
T 043-543-8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