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다가오는 김장철, 명품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화룡점정은 다름 아닌 고춧가루다. 고춧가루 중에서도 경북 영양군의 고추 품종인 수비초로 만든 고춧가루를 쓰면 김치가 익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못되게 맵지 않고 달큰 아삭하게 매운 수비초. 맛, 색깔, 영양을 다 잡은 우리 재래종 수비초에 대해 살펴본다.
♣ WHAT IS IT?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인 고추. 지역마다 고유의 재래종이 있었으나, 병충해에 강한 신품종으로 대체되면서 점차 각 지역의 섬세한 맛들이 자취를 감추었다. 경북농업기술원 영양고추연구소는 사라져가는 재래종 고추를 되찾기 위한 작업에 앞장섰다.
그중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에서 재배되던 고추의 원형을 복원한 것이 바로 수비초(영고 4호). 우산처럼 생긴 꼭지에 과실은 길고 끝이 뾰족한 모양 때문에 '칼초'라고도 불린다. 매운맛이 강하면서도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한 질감이 뛰어나다.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서 5년 연속 대상을 받은 귀하신 몸이다.
♣ WHERE TO GROW?
퇴적암층으로 이뤄진 토질과 적은 강우량, 산지의 높은 일교차는 고추 재배에 유리하다. 이러한 자연환경을 갖춘 경북 영양군은 우리나라의 최대 명품 고추 생산지이다. 기후가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해 다른 지역보다 병충해가 적다는 점도 최적의 환경.
탄저병과 같은 병해에 취약하기 때문에 영양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선 잘 자라지 못한다. 파종 후 1백10여 일이 지나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면 50여 일 후 빨갛게 익는다.
수확한 고추는 건조 작업을 거친다. 햇볕에 말려 태양초로 만들기도 하나, 최근엔 건조기를 통해 짧은 기간 저온 건조하는 농가가 많다. 건조 과정에서 생기는 영양소 파괴를 줄이고 선명한 빨간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
♣ HOW TO EAT
고춧가루는 김장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화룡점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양고추 못지않게 매운맛이 강하면서도 과일처럼 상큼한 향과 단맛이 있는 수비초를 김장용 고춧가루로 쓰면, 김치가 익을수록 깊은 맛이 나고 붉은 색깔도 오래간다.
풋고추로 먹어도 맛있다. 장아찌로 담그면 아삭한 식감과 매콤, 달큼한 맛으로 입맛 잡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 GOOD FOR HEALTH
수비초는 캡사이신 함량이 34.1mg%로 일반 고추 품종(5.8mg%)보다 무려 5배 이상 높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물질. 우리 몸에 열을 발생시켜 체지방 분해와 연소를 돕는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함으로써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수비초를 포함한 대부분의 고추는 ‘비타민의 보고’다. 감기 예방과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가 감귤보다 20배 높다. 피부 노화를 늦추는 화장품에 주로 쓰이는 성분인 비타민 A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 방영길 고추 농업 마이스터의 RED FA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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