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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소금도 칼라 시대

소금도 칼라 시대

순백의 결정체 소금. 요리를 완성하는 소금. 소금은 요리사에게 생명과도 같다. ‘소금’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흰 소금을 떠올릴 테지만 생산지에 따라 색깔이 다른 소금도 존재한다.

천연 유색 소금이 각광받고 있다.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 내는 이 자연 물질은 맛과 개성이 각각 뚜렷할 뿐만 아니라, 산지의 자연환경, 문화, 그리고 역사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요리 세계에서 보석만큼이나 귀한 대접을 받는 유색 소금 다섯 종류를 소개한다.

♣ 검은 소금

암염의 일종인 검은 소금은 화산 숯과 지하 활성탄이 접촉하면서 만들어진다. 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검은 소금은 키프로스산 검은 소금과 하와이산 용암 소금이다.

서양에서는 검은 소금을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와 송아지 요리에 많이 쓰이는데, 명확한 색 대비로 완성된 요리를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식재료의 풍미를 한층 더 이끌어낸다.

소금도 칼라 시대 검은 소금

♣ 분홍색 소금

최근 몇 년 사이 트렌디한 식재료로 떠오른 분홍색 소금. 그만큼 말도 많은 소금이기도 하다. 분홍빛이 짙을수록 다량의 무기질을 함유하며, 무기질 함량에 따라 소금의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소금의 꽃’이라 불리는 프랑스산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보다 섬세한 맛이 특징인 핑크 소금은 애피타이저 요리에 주로 사용된다.

덩어리째 채굴되는 히말라야 핑크 솔트는 작게 쪼개서 판매하는데, 요리에 쓸 때는 고운 플레이크로 갈아 이용한다. 소금 광산은 히말라야산맥에서 300km 가량 떨어진 파키스탄의 펀자브주에 분포되어 있다. 노련한 현지인들에 의해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채굴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

분홍색 소금은 남미 안데스산맥에서도 찾을 수 있다. 페루 쿠스코의 마라스(Maras) 염전은 고대 잉카 시대 때 부터 핑크 소금을 생산해왔다. 호주에는 ‘머레이 리버 솔트(Murray River Salt)’라고 불리는 분홍색 소금이 있다.

강수량이 낮고 증발률이 유달리 높은 이 지역의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 염수를 지면으로 끌어올려 자연 건조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염호에 서식하는 홍조류의 카로틴 때문에 특유의 오렌지 분홍빛을 띤다.

소금도 칼라 시대 분홍색 소금

♣ 푸른 소금

북부 이란의 에르구르즈(Ergourz) 산맥에서 채취되는 페르시안 블루 솔트는 유색 소금 중에서도 최고급에 속한다. 이란산 푸른 소금은 “화석 소금(fossil salt)”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아주 억지 표현은 아니다. 소금 결정체가 만들어지려면 엄청난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각각의 결정체는 독특한 방식으로 빛을 골절 시키며 우리 눈에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빙하가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식용 사파이어나 다름없는 푸른 소금의 매력은 푸아그라나 트러플 같은 최고급 식재료와 페어링 했을 때 가장 돋보인다. 해산물과도 맛 궁합이 좋다.

소금도 칼라 시대 푸른 소금

♣ 붉은 소금

하와이의 독특한 지질이 만들어 내는 붉은 소금. 검은 용암 소금과 알라에아(Alaea) 소금처럼 붉은 소금도 미네랄이 풍부한 하와이의 지질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결정체다.

무려 80가지 미네랄을 함유한 화산 점토의 높은 철분 함량이 소금을 붉게 만든다. 고기를 재울 때 주로 사용되며, 은은한 헤이즐넛 맛이 생선과 돼지고기의 풍미를 살려준다.

소금도 칼라 시대 붉은 소금

♣ 회색 소금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셀 그리 드 게랑드(Sel Gris de Guérande)’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회색 소금이다. 6월부터 10월 사이 수작업으로 채취하는 셀 그리 드 게랑드 수확의 성공 여부는 날씨가 좌우한다. 적절한 일조량과 풍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증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금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랑드 소금은 입자에 따라 ‘타미제(Tamisé/굵은 소금)’, ‘핀( Fin/가는 소금)’, 그리고 ‘벨베(Velvet/분말 소금)’으로 분류된다. 정제염에 비해 나트륨과 요오드 함량이 낮다. 연어 요리나 포토푀(pot-au-feu) 같은 소고기 스튜에 잘 어울린다.

소금도 칼라 시대 회색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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