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의 부위별 명칭은 지역과 문화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각 지역의 음식 문화나 조리법에 적합한 정육법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같은 소나 돼지라 하더라도 근육의 조직과 맛은 부위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조리의 용도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부족국가 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는 수렵과 목축이 성행하여 육류 요리가 발달하였다. 미리 조미한 고기를 꼬챙이에 꽂아 구운 맥적(貃炙)은 고구려 시대 때부터 즐겨먹던 우리 고유의 고기 요리로 불고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도 비슷한 요리는 존재했으나 조미하지 않고 굽거나 삶아 조미료에 무쳐 먹는 중국의 전통적인 고기 요리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삼국시대에 들어서면서 농경 정착과 불교문화 정착으로 육식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고려말 불교가 쇠퇴하고 육식을 즐기는 몽고인들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육식 풍조가 다시 성행하기 시작했다. 고기를 물에 넣어 끓인 탕류를 비롯하여 맥적의 전통에 기반을 둔 설야멱적이라는 구이 요리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조선말 문신 최영년이 저술한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예로부터 개성의 명물인 설리적(雪裏炙)이 있다. 소갈비나 염통을 기름과 훈채(暈彩)로 조미하여 굽다가 반쯤 익으면 냉수에 담그고, 다시 센 숯불에 구우면 눈 내리는 겨울밤의 술안주가 되는데 고기가 연하고 맛이 좋다.’
조선시대에는 너비아니가 탄생하였다. 조선 말기에 편찬된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는 너비아니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살고기를 잘게 칼질하여 양념하여 직화로 구운 것을 너비아니라 한다. 너비아니는 불고기의 궁중 용어로서 오늘날의 불고기이다.’
전통 농경사회의 중요한 도구였던 소가 대중의 밥상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예로부터 육류를 즐겨온 한국인의 소 사랑은 유별나다. 탕, 찜, 조림, 구이, 육회 등 수많은 한국 요리에 활용되는 다양한 쇠고기 부위를 살펴보자
1. 안심
운동량이 적은 부위로 지방이 적고 육질이 매우 연하다. 고급 스테이크나 구이용으로 적합하다.
<등심>
2. 윗등심
3. 꽃등심
4. 아래등심
5. 살치살
등심 부위는 지방이 적당히 있고 육질이 연하여 스테이크와 구이용으로 활용된다.
6. 채끝살
등심과 비슷하지만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다. 로스구이, 샤브샤브, 불고기, 국거리로 사용된다.
7. 목심
어깨 위쪽 근육 부위로 육질이 약간 질기다. 스테이크, 구이, 불고기, 장조림 등에 적합하다.
<앞다리>
8. 꾸리살
9. 부채살
10. 앞다리살
11. 갈비덧살
12. 부채덮개살
앞다리 부위로 운동량이 많은 근육 부위이다. 육색이 짙고 육질이 질기며 설도, 사태와 비슷하다. 꾸리살은 카레와 육회에, 부채살은 구이, 불고기, 장조림에 사용된다.
<우둔>
13. 우둔살
14. 홍두깨살
우둔은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부위이다. 우둔살은 주물럭, 산적, 육포, 불고기에 사용되며 홍두깨살은 육회와 장조림 등에 적합하다.
<설도>
15. 보섭살
16. 설깃살
17. 설깃머리살
18. 도가니살
19. 삼각살
설도는 소 엉덩이 아래의 넓적다리 살로 비교적 기름기가 적은 큰 근육으로 되어 있어 육질이 퍽퍽하고 질긴편이다. 육포, 산적, 육회감, 불고기용으로 많이 쓰이고, 풍미가 좋아 스테이크로도 사용된다.
<양지>
20. 양지머리
21. 차돌박이
22. 업진살
23. 업진안살
24. 치마양지
25. 치마살
26. 앞치마살
양지는 결합조직이 많아 육질이 질기다. 장시간 가열하면 국물 맛이 좋다. 업진안살, 치마양지, 치마살, 차돌박이는 구이용으로 사용된다.
<사태>
27. 앞사태
28. 뒷사태
29. 뭉치사태
30. 아롱사태
31. 상박살
앞, 뒷다리 사골을 감싸는 부위인 사태는 근육다발이 모여 쫄깃하며 장시간 가열시 연해진다. 장조림, 찜, 육회, 탕에 적합하다.
<갈비>
32. 본갈비: 갈비뼈 2번-5번 사이의 갈비로 본갈빗살은 본갈비에서 뼈를 제거한 것이다.
33. 꽃갈비: 갈비뼈 6번-8번 사이의 갈비로 꽃갈빗살은 꽃갈비에서 뼈를 제거한 것이다.
34. 참갈비
35. 갈빗살: 갈비뼈와 뼈 사이에 있는 살
36. 마구리: 짝갈비(갈비 한 짝)의 위쪽 끝부분과 아래쪽 끝부분으로 갈비탕용으로 이용된다.
37. 토시살
38. 안창살
39. 제비추리
막이 많고 근육이 거칠고 단단한 것이 갈비의 특징이다. 근육내의 지방이 많아 맛이 좋다. 소의 갈비뼈는 13대이며 그 중 가장 상품성 있는 부위는 머리쪽에서부터 5-8번까지이다. 갈비탕, 갈비찜에 이용되며 토시살, 안창살, 제비추리는 구이용으로 적합하다.
갈비는 요리 용도에 따라 LA갈비, 포갈비, 수원왕갈비, 이동갈비 등으로 분류된다.
a) LA갈비: 본갈비나 꽃갈비를 직각으로 절단하여 갈비뼈 3-4대가 보이는 갈비
b) 포갈비: 갈비뼈를 6 cm 이상의 두께로 절단하여 갈비에 붙은 살을 뼈와 수평하게 펼친 갈비
c) 수원왕갈비: 포갈비를 8 cm 정도 크기로 절단하여 덧살을 붙여 양념한 갈비
d) 이동갈비: 포갈비의 뼈를 반으로 절개하여 덧살을 붙여 양념한 갈비
e) 생갈비: 5-8번 갈비에 양념을 하지 않은 포갈비를 말하며 갈비의 크기는 8 cm 이상이다.
<소의 위와 곱창>
소는 4개의 위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1번째 위를 양, 2번째 위를 벌집양, 3번째 위를 천엽, 마지막 4번째 위를 막창이라 부른다. 소는 4번째 위는 소장과 대장으로 연결되며, 소장을 소창, 대장을 대창이라 한다. 곱창은 소창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