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시작, 새롭고 흥미진진한 음식 트렌드에 주목할만한 시기입니다.
2019년 말,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마카오, 대만 등 다양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F&B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2020년 글로벌 음식 시장에서 기대되는 트렌드를 분석했습니다.
1. 국가보다 세부적인 지역 요리에 대한 관심
마카오에 위치한 MGM 코타이 호텔의 식음 부사장인 새미 우(Sammy Wu)는 지난해 사천요리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마카오의 경우, MGM 코타이에 오픈한 파인다이닝 사천 레스토랑 ‘파이브 풋 로드(Five Foot Road)’나 윈 팰리스 호텔에 오픈한 명망 높은 대만 셰프 안드레 치앙(Andre Chiang)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시추안 문(Sichuan Moon)’이 이 트렌드를 대표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2020년 홍콩에서는 더 다양한 중국의 지역 요리가 유행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특정 국가의 음식을 먹는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세분화된 지역의 음식을 즐긴다고 받아들이는 환경을 꿈꿉니다. 예컨대 ‘프랑스 음식’이라고 뭉뚱그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리옹이나 마르세유의 향토 음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죠.
중국 음식에서도 이런 세분화 현상이 점차 나타나고 있는데, 저는 모든 주요 요리 문화권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이 음식 문화의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음식이 너무나 다양한데, 국가 이상의 단계로 세분화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싱가포르의 레스토랑 그룹인 언리스티드 컬렉션(Unlisted Collection)의 창립자 로릭펭(Loh Lik Peng)은 이와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더 이색적이고 낯선 요리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나 몽고 요리에 대해 이야기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지요. 폴리네시아나 멜라네시아의 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기존에 널리 소개된 퀴진은 지루하다고 봅니다.”
2. 음식 문화유산의 보존
싱가포르 로앤비홀드(Lo & Behold) 그룹의 창립자인 위텡웬(Wee Teng Wen)은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적 갈망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잊혀지고 있는 싱가포르의 전통적인 조리법과 음식 문화에 초점을 맞춘 그의 최신 레스토랑 킨(Kin)에서는 식사하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방대한 음식 문화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발효나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만든 향신료와 렘파(*말레이시아의 전통 양념장)과 같은 오래된 조리법을 더욱 존중하고, 음식을 깊이 있게 배우려는 의지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지속해서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포용하고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음식 문화유산이 다른 세계적인 식문화와 동등하게 세계에 선보여지기를 희망합니다.”
MGM 코타이 호텔의 새미 우 식음 부사장 또한 이에 공감했습니다. “저는 레스토랑 업계가 음식 문화와 유산를 지속적으로 보존함으로써 식사하는 사람들이 음식에 대해 배우고 다른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환경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지속가능성은 2020년에도 계속해서 뜨거운 화제가 될 것이라고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텐쿠 류긴의 히데미치 세키 셰프는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지구와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더 건강하고 자연적인 식재료에 주목해야 합니다. 양질의 지속가능한 식재료가 없으면 요리사는 일할 수가 없습니다.”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룽킹힌(Lung King Heen)의 수석 소믈리에인 버나드 찬(Bernard Chan)은 환경적인 지속가능성이 와인 업계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와인과 비건 인증을 받은 와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증은 지역 정부에 의해 발행되는데, 기존 와인보다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화학 첨가물을 더 적게 사용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와인 소비자는 미식가와 마찬가지로 와인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외식 산업에서의 ‘팜 투 테이블’ 개념과 같이, 와인 애호가들도 자신이 어떤 음료를 몸 속에 넣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죠.”
4. 아동과 여성 친화적인 파인다이닝
또한 F&B 산업의 여성 전문직 종사자들의 수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지만, 프랭크 류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F&B 전문가들을 위한 더 나은 대우와 전반적인 작업 환경 개선이 자연스레 수반될 것으로 봅니다.”
타이베이의 미쉐린 플레이트 레스토랑인 오키드(Orchic)와 몽슈 L (Monsieur L)의 오너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프랭크 류는 2020년에 어린이들을 비롯한 어린 연령층의 고객에게 파인다이닝이 더 접근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파인다이닝의 엄격한 규율을 다소 완화하여 어린이들이 교실 너머의 삶에 대해 직접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아동의 음식 취향이 더 어린 나이부터 개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식사 자리를 통해, 어린이들은 무엇이 신선하고 맛있으며 진짜 음식인지 알고 독립적인 소비자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5. F&B 산업 인력의 지속가능성
긴 근로시간과 극심한 업무량,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으로 인해 레스토랑 산업은 근로자들에게 항상 육체적.심리적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세계 전반에서 요리사들이 직면하는 노동문제와 과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프랭크 류 오키드앤몽슈 L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쉬쉬하며 넘어가야 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가 논의할 가치가 있는 일이 되고 있죠.”
올해는 셰프를 비롯한 F&B 전문가들의 근무환경, 정신건강 등의 문제가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로앤비홀드 그룹 창립자 위텡웬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외식산업은 긴 근무시간의 압박이나 고객의 높은 기대치를 뛰어넘고 까다로운 요구를 처리해야 하는 힘든 산업이지만, 우리는 항상 적절한 노동과 삶의 균형을 주장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외식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싱가포르의 인재들이 그들의 열정을 업계에서 펼칠 수 있도록 장려함으로써 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건강하게 지속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