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말나리는 울릉도 가장 높은 마을인 나리분지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식물이다. 울릉도에선 ‘성인봉나리’라 불리워왔다. 섬말나리는 낙엽수가 울창하게 자란 그늘진 숲 하부 완만한 경사면에서 널리 생육하며, 여러해살이풀이다. 약용, 관상용은 물론 식용으로 쓰인다.
울릉도는 삼국시대부터 사람이 살았지만 조선시대에 공도정책으로 인해 수백년간 비워졌다가 고종 19년인 1882년 개척령이 내려지면서 개척민들이 나리분지를 중심으로 다시 들어와 살았다.
지역 이름이 ‘나리골’이라 불릴 정도로 섬말나리가 많았고, 지금도 섬말나리가 주로 자라는 곳이다. 섬말나리는 구황작물로 뿌리를 주로 먹었다.
오래 전부터 주민들은 섬말나리 어린 순을 삶아 나물로 먹으며 땅속 비늘줄기를 어린 순과 함께 먹기도 했으나 현재는 식용으로 거의 쓰지 않는다.
울릉군은 전통음식 복원 차원에서 산채비빔밥에 섬말나리 뿌리나 어린 순을 섞은 음식개발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섬말나리는 섬바디, 큰두루미꽃 등에 밀려 개체수가 줄어 들었다.
관광객들의 불법채취도 섬말나리가 사라지는 데 일조했다. 섬말나리를 소비해온 나리 분지 거주민 감소, 육지로부터 음식 재료 유입 증가 등도 음식으로서 활용이 위축된 데 영향을 미쳤다. 나리마을은 개척 당시 93가구가 살았으나, 현재 16가구에 불과하다.
섬말나리는 백합과 식물 연구자들 사이에 유명한 꽃이다. 울릉도 섬말나리는 전 세계 백합과 100 여종의 원시 조상에 해당한다. 산림청은 1997년 섬말나리를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 제37호로 지정 했다.
울릉도 섬말나리 생태를 조사하고 염색체를 분석해 나리 육종 기초자료를 만드는 ‘섬말나리 학술조사단’도 만들어졌다. 섬말나리는 증식을 위해 종자를 파종해도 2~3년에 걸쳐 발아하는 등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발아율도 좋지 않다.
다행히 민·관·학이 한데 힘을 모아 섬말나리 복원을 진행 해 종자 증식에 성공했고, 울릉군농업기술센터는 2010년부터 조직배양실을 운영해 관리 단지를 만들고 3만주를 파종하는 등 섬말나리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 등재 : 울릉도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