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차의 최적 재배조건
녹차는 아열대의 온난한 지대에서 재배가 유리한 작목으로 재배지역이 남부해안 온난지로 국한되어 있다. 다른 작물과는 달리 비교적 크게 어려운 재배기술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그 재배가 용이한 작물이지만 대체로 초기 생육이 더디고 이랑의 폭을 150~180㎝로 넓게 차밭을 조성해야 생엽 채취시 기계화 등이 용이하게 된다.
초기 생육이 더딘 이유는 차나무의 뿌리는 홀로 잔뿌리 없이 땅 속 깊숙히(1m이상 깊게) 뿌리내리고 자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나무 뿌리의 생육이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의 토양이어야 한다.
토양은 물 빠짐이 좋은 곳인 사양토~양토인 곳이 좋으며, 공기의 유통이 잘되고 물을 간직하는 힘 등이 좋아야 한다. 차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의 산도(pH)는 약산성인 pH4.5~5.5 정도이며, 다른 작물과 다르게 pH 6~7의 중성 토양에서 생육이 잘 되지 않고 오히려 강산성인 pH3~4에서도 정상적인 생육을 하는 특이한 성질이 있다.
차나무에서 최종적인 산물은 열매가 아닌 새싹이며 새싹 생장에 필요한 요인은 햇볕, 온도, 수분이다. 따라서 차 재배를 위해서 온도가 연평균 13~16℃ 정도이고 겨울 최저평균 온도가 -5~-6℃이상의 지역이 좋다. 연강수량은 일반적으로 1,500mm이상, 연간최저 1,300mm 이상이 필요하며 3~10월 생육기 중에는 1,000mm이상 내려야 한다.
보통 기후가 서늘하고 주야간의 온도차가 크고 강이나 호수 등 주변의 공중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생산된 찻잎으로 차를 만들면 품질이 좋다. 다른 작물과 다르게 차 재배를 위해서 기계화 작업이 가능한 평탄지가 좋으며, 식재 방향은 남향이나 동남향에 위치한 곳이 수광태세(受光態勢)가 양호하며 겨울철 찬바람을 막아 줄 수 있다.
2) 지리적 요인과 녹차의 품질특성
① 기후
차나무는 뿌리에서 흡수된 아미노산 성분이 줄기를 통해서 잎으로 전달된다. 일반적으로 온대지역의 잎에서는 아미노산 성분이 이동되지 않아 차의 감칠맛이 좋아져 고급녹차를 만들기 적합하며, 이와는 다르게 열대지방에서는 잎으로 전달된 아미노산 성분이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로 전환되기 때문에 고급홍차 제조에 적합하다.
② 토양
차의 품질은 토양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일반적으로 물 빠짐이 좋은 풍화(風化)1) 토양서 자란 차가 좋고, 화산회토 등은 쓴맛이 강하다. 어떤 토양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차의 맛이 달라 질 수 있는데 황색토나 적황색토의 점질토양에서 자란 차는 강한 맛이 있으며, 차 제품의 색은 청색을 띄고, 차를 우려낸 물의 색깔은 약간의 황색을 띤다.
또한, 부식질의 화산회토에서 자란 차는 약간 쓴 맛을 내며, 사질토에서 자란 차는 제품의 색택2)이 담청록색이고 우려낸 차의 향과 맛은 담백하다. 차는 일반적으로 경사가 진 높은 지역에서 재배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재배 토양이 화산회토인 경우가 많다.
화산회토는 유기물 함량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인데 화산회토에 함유된 다량의 유기물함량은 수분 보유능력이 좋아 차 재배 시, 차 수분 보유능력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유기물 함량이 높을수록 아미노산 함량이 증가하게 되어 품질 관능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1) 풍화(風化) 토양: 암석이 지표에 드러나게 되면 공기와 물과 동식물에 의한 화학적, 물리적 풍화작용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풍화작용을 통해 단단한 암석이 토양으로 변한 것을 풍화토양이라한다.
2) 색택: 건조 중 바람직한 색채로 변화한 잎을 그 상태로 멈추게 하는 것으로 차 품질의 심사항목중 하나다. 차잎의 표면 색상, 명도, 채도, 광택의 유무 균제도(均齊度)도 등을 평가한다.
③ 일조시간
일조시간이 적을수록 아미노산 함량이 증가하고 폴리페놀 함량이 감소한다. 즉, 떫은 맛 성분이 적고, 감칠맛이 좋은 고품질 차 생산이 가능하다.
④ 강수량
강수량이 풍부하고 고른 지역은 비료의 흡수율이 높아지면서 수분 부족에 의한 스트레스 감소, 광합성 및 생리대사에 필요한 충분한 물 공급 등에 의해 맛과 향이 풍부한 차를 생산할 수 있다.
3) 같은 녹차, 다른 맛 : ‘보성 녹차’, ‘하동 녹차’ 그리고 ‘제주 녹차’
■ 전라남도 보성군 녹차의 재배 환경과 맛
전라남도 보성군은 보성강과 득량만 주변에 다원이 형성되어 습도가 높고 안개가 많아 고품질 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보성지역의 토양은 맥반석 성분이 함유되어 수분 보유능력이 좋아 차 생육조건에 아주 적합하며, 또한 바다와 강이 인접해 있어 온도가 따뜻하고 안개일수가 많아 차나무 성장기에 많은 수분을 공급한다. 안개에 의해 생기는 자연적 차광은 그늘을 마련해주어 차의 맛을 더욱 좋게 해준다.
연평균 기온이 13℃로 온대지역에 속하므로 뿌리에서 흡수된 아미노산이 잎으로 이동되지 않고 뿌리에 축적되어 총 질소와 총 아미노산 함량이 낮아 맛이 담백하고 음용 후 감칠맛이 나는 것이 다른 지역의 차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한 산·바다·호수가 어우러진 지역으로 해양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일교차가 심한 재배 환경은 차의 아미노산 형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 경상남도 하동군 녹차의 재배 환경과 맛
경상남도 하동군의 남부지역은 소백산맥이 북에서 남으로 돌면서 지리산과 백운산이 솟아있고 그 사이로 섬진강이 흐르며 충적평야를 이룬다. 1,000m가 넘는 고봉이 많이 있어 연평균 기온이 13℃이고, 겨울이 따뜻하며 연평균 강수량도 1,600˜1,700mm로 풍부하다.
또한 안개가 많고 일교차가 심하여 질소와 아미노산, 비타민C의 성분함량이 높고, 탄닌, 카페인 함량이 낮은 맛과 향이 우수한 녹차를 재배한다.
특히, 하동지역 차밭은 대부분 10~40°의 지리산 자락의 계곡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바위 틈에 자생하는 형태로 야생차의 형태로 재배되고 있는 것이 하동 지역만의 가장 큰 특징이다.
■ 제주특별자치도 녹차의 재배 환경과 맛
제주시는 중앙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해안으로 갈수록 고도가 낮아지는 지형으로 대부분의 다원이 경사도 10° 이하의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시는 화산회토 지역으로 미사질양토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점토의 성질과 모래의 성질을 고루 갖춘 미사질양토는 다량의 유기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수성, 통기성이 좋다. 또한 제주 화산회토는 흑색이므로 지온상승효과를 가져와 토양온도가 17℃이상으로 뿌리의 생육, 수분 흡수 및 공급 능력이 좋다.
화산회토와 완만한 경사지는 아미노산 함량을 낮추어 떫은맛이 적고 카테킨 함량이 높아 맛과 향에서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후는 국내 유일의 아열대 해양성 기후로서 연평균 기온이 다른 지역에 비해 2℃정도 높은 15.5℃로 차나무가 가장 빨리 성장하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일조시간이 짧기 때문에 아미노산 함량이 낮고 폴리페놀 함량이 증가해 감칠맛이 나는 좋은 녹차를 생산하고 있다.
4) 떼루아로 소개하는 ‘보성 녹차’ 설명 예시
저희 보성은 차의 주생산지 중 하나인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보성 녹차가 왜 그렇게 유명한 걸까요? 여기에는 보성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특성이 차의 맛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희 보성은 남해와 강이 인접해 있어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는 차나무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고 차밭에 자연적인 그늘을 형성하여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의 차를 만들어 줍니다.
또한 연중 따뜻한 날씨로 뿌리에서 흡수된 아미노산이 잎으로 이동되지 않고 뿌리에 축적되어 아미노산 함량이 낮아 음용할 때 감칠맛을 만들어주는 것이 보성 녹차만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 활동해보기
1. 우리 지역의 지리적 요인은 보성, 하동 그리고 제주지역과 어떻게 다른가요?
2.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에서 재배되는 녹차의 맛은 보성, 하동 그리고 제주지역에 생산되는 녹차와 어떻게 다를 것 같은지 이야기해 보세요.
3. 보성녹차와 우리지역 녹차를 먹어보고 오감으로 느끼며 맛을 비교해 보세요.
① 녹차의 색과 모양은 어땠나요?
② 녹차를 만져보았을 때 손에 어떤 느낌이 있었나요?
③ 먹어 보았을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어땠나요?
④ 녹차의 맛은 어땠나요?
⑤ 녹차의 향은 어땠나요?
⑥ 녹차를 먹고 난 다음의 입안에 남는 뒷맛은 어땠나요? 등
4.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녹차를 소개하는 글을 써보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직접 설명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