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는 재배되는 생육 조건에 따라 같은 재료라도 맛, 향, 당도, 조직감 등이 달라진다. 재배되는 지역의 지리적·자연적 환경(토양의 물리적·화학적 조건), 지역의 기후(기온, 일조량, 강수량), 재배방식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토양
토양의 물리적 조건은 식재료 재배에 있어 수분공급 및 배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토양의 입자 두께에 따라 식재료의 수분 함량과 아삭한 조직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과실류나 채소류 중에서 수분함량이 높고 아삭한 식감이 중요한 식재료들은 토양의 물리적 조건이 맛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토양의 화학적 조건은 pH의 농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토양의 산성 혹은 알칼리성 정도는 토양이 포함하고 있는 유기질과 무기질 함량과 관련되어 있다.
2) 기온
지역의 기온은 재배되는 식재료의 종류 및 식재료의 맛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을수록 식재료는 낮은 기온을 이겨내기 위해 활발한 당 대사를 하여 높은 당 함량을 가지게 된다. 또한 기온 차는 식재료의 조직감을 치밀하게 만들어 주어 아삭함과 씹는 맛을 깊이 있게 해주는 특성이 있다.
3) 일조량
일반적으로 일조량이 길수록 당도가 높고 조직이 단단해지며, 식재료의 완숙도가 높아지고, 광합성 등의 동화작용으로 인하여 식재료 자체의 색상과 풍미가 진해지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가지고 있는 향과 색이 진하고 중요한 식재료일수록 일조량이 맛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일조시간이 길면 식재료가 생육할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 식재료를 구성하는 식이섬유가 많아지고 조직감이 치밀해져 단단하거나 아삭한 맛을 만들어 낸다. 평지에서 경사도는 일조의 효율을 경사를 통해 극대화하여 좀 더 진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4) 강수량
비가 많이 왔던 해에는 과일 맛이 싱겁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강수량은 일조량 만큼이나 재배 식물의 당도와 큰 연관이 있다. 특히, 수분함량이 많고 껍질이 얇은 과일들은 재배 시 강수량이 많으면 땅의 물기를 나무들이 너무 많이 빨아들여 결국은 터져버리는 ‘열과’가 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맛이 싱거워 진다.
하지만, 껍질이 두꺼워 열과가 잘 안 되는 과일들은 강수량이 많을수록 수분과 함께 땅속의 유·무기질을 흡수하여 높은 수분과 진한 당도, 산도를 가지게 된다.
5) 재배방식
재배방식은 크게 논농사와 밭농사로 나눌 수 있으며, 물을 가두어 두고 물에서 살 수 있는 작물을 가꾸는 것이 논농사로, 강수량이 많거나 큰 강이 있는 지역에 많이 발달한다.
따라서 남서쪽의 평야지대에 논농사 비율이 높고, 북부 지방으로 갈수록 낮으며, 주로 벼, 미나리, 연근 등과 같이 작물의 수분 함량이 높은 것들이 논농사로 이루어진다. 밭농사는 입지조건에 따라 경영형태를 달리 하지만, 논농사에 비해 일반적으로 규모가 크고 작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대체로 물이 부족하여 논농사를 짓기 어려운 지역에서 이루어지며, 물 빠짐이 좋은 제주도에서도 논농사는 어려워 주로 밭농사가 이루어진다. 논농사에 비해 재배 시 수분공급이 적어 식물의 조직 내 당의 함량이 높아져 단맛이 강해지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