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들은 알코올발효, 젖산발효, 초산발효 등을 거친 독특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소스의 어원이 ‘salt’, 즉 소금에서 왔듯이 발효 또한 소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화학적 변화를 거친 맛으로 소스나 발효 모두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난 맛을 내는 것이 목적인 것은 같으나 소스는 첨가하는 사람이 만들어 낸 맛이라면 발효는 식품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되는 자연적인 맛이라는 점에서 독특함을 찾아볼 수 있겠다.
발효의 맛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으로 이루어진 오미를 넘어 감칠맛의 맛난 맛이 지배적이다.
■ 날 것도 익힌 것도 아닌 제3의 맛
맛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과거 짠맛을 내는 소금이 제 1의 맛으로 음식의 맛을 평정했다면 점차 문명이 발달하면서 각종 소스의 맛, 양념이 제 2의 맛으로 모든 이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리고 앨빈 토플러가 식탁과 주방의 필연적인 변화를 예견하였는데 이른바 제 3의 맛으로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미각을 만족시켜온 감칠맛, 발효의 맛이 그것이다. 인간의 인위적인 노력 없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발효의 맛이지만, 그 맛을 내기 위해서 그때의 자연환경, 온도, 습도, 염도 등을 알맞게 유지시켜야 한다.
인류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오랜 경험을 통해 이를 터득 했을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발효의 맛은 지혜의 맛으로 유지, 전승, 발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발효식품은 날것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아니면 익힌 식품으로 여겨야 하는가? 생채소를 소금에 절여 만드는 김치는 열에 의한 조리를 하지 않았으니 생것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익은 김치’는 분명 날 것과는 다르다.
날 것도 익힌 것도 아닌 것, 썩고 삭는 것, 미생물의 도움을 빌어 새로운 맛으로 탄생하는 것이 바로 발효라 할 수 있겠다. 발효식품에는 술, 치즈, 야쿠르트, 빵, 식초, 장류, 김치, 젓갈 등이 있는데 보존성과 저장성이 높고 영양성이 매우 우수하며 새로운 맛과 풍미로 식단을 풍요롭게 하는 이로운 식품으로 날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 한국인이 좋아하는 감칠맛
‘발효된 맛’은 단맛이나 매운맛과는 차원이 다른, 곰삭은 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음식에 포함된 성분이 미생물에 의해서 맛있는 성분(정미성분)으로 바뀌어서 감칠맛을 내는데 된장, 간장 등이 발효된 맛의 대표적인 예다. 발효의 맛은 아미노산과 핵산성분이라는 물질이 만들어 낸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구성 성분으로 효소 작용에 의해서 유리된다. 20여 종류가 있는 아미노산은 각기 다른 맛을 내는데 그 중 글루탐산은 좋은 맛을 내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외에 버섯의 맛있는 맛을 추출한 핵산 성분이 있다.
제 3의 맛인 ‘발효맛’은 맛지도에 표기하기 애매하며 맛을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발효맛’은 한국 음식 맛의 뿌리 즉 근원적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오이나 시금치에 간장, 된장 또는 고추장을 넣으면 한식이 된다. 인삼과 같이 식재료 자체에 한국적 정체성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조리나 조미 과정에서 한국적 맛을 내게 된다.
♣ 요약 및 결론
음식에는 모두 각각의 레시피가 존재한다. 그 레시피 안에는 조리방법과 조리 순서 그리고 추가해야 할 식재료와 조미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조리 순서가 달라지거나 식재료가 빠진다면 음식의 맛은 달라진다. 집에서 먹는 음식도 대대로 내려온 비법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조리방법을 전수받아 할머니 또는 어머니와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왜 그러한 방법으로 조리 해야 하는지는 정작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조리법을 이해하고 더 나은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시도는 미각을 발달시키는데도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 감칠맛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발효식품의 맛을 살리고 이어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활동해보기
1. 조리방법의 적용으로 인해서 조리되기 이전일 때보다 맛이 향상되는 식재료들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해 봅시다.
2. 맛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리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