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음식의 맛에 영향을 주는 촉각에는 음식이나 식품이 가지고 있는 질감 이나 온도뿐일까? 사람들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촉각들은 음식이나 식품 자체에 의한 촉각 뿐 아니라 식사를 하는 동안의 주변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촉각 또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 포크, 나이프 등 식사도구의 질감과 무게, 형태
• 식탁의 질감 (매끈한 유리나 플라스틱일 때의 느낌과, 오래된 통나무를 다듬어 만든 식탁, 종이를 식탁 위에 깔았을 때의 느낌, 횟집에서 비닐을 식탁 위에 깔았을 때의 느낌)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실험심리학 교수인 스펜스(Spence)의 실험팀은 1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식사도구의 무게, 질감, 모양 등이 음식의 맛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디저트는 큰 숟가락 보다 작은 숟가락으로 먹을 때 더 달게 느껴지고, 요거트는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먹을 때가 메탈소재의 숟가락으로 먹을 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또한 치즈를 먹을 때는 이쑤시개나 포크, 숟가락보다는 나이프를 사용했을 때가 더 치즈 염도를 진하다고 느꼈으며, 음식은 작은 접시에 제공된 경우 사람들이 더 적게 먹는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즉 무거운 식사도구일수록 음식을 더 달게 느끼며, 가벼운 식사도구 일수록 음식의 맛을 더 부드럽게 느낀다고 한다.
우리 또한 이러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다들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식당에 가면 제공되는 젓가락 중에 가운데가 진공 상태로 비어있는 가벼운 젓가락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는 이렇게 가벼운 젓가락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음식을 먹을 때, 가벼운 수저가 무거운 수저보다 맛이 없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는 식탁 위에 있는 음식보다 주변 요소들에 의해 음식 맛을 다르게 느끼므로, 음식을 먹는 동안 주위에 두뇌를 자극 할 수 있는 더 많은 요소들에 신경을 쓰면, 외식하는 동안 더 나은 시식 경험을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다.
♣ 요약 및 결론
촉각은 음식을 만들기 전 식재료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활용될 뿐 아니라, 음식을 먹는 중 입안에서의 맛을 파악하게 해주며,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음식을 먹는 환경을 결정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가 음식을 먹는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음식을 먹을 때 이러한 촉각에 더 집중해 본다면 재미있는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활동해보기
1. 다양한 식재료에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촉각(식감)에 대해 얘기해 봅시다.
2. 음식의 식감이나 질감을 활용해 음식의 맛을 표현해 봅시다.
3. 식사 중에 영향을 미치는 촉각에 대해 예시를 들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