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수박 스테이크’라는 검색어가 인기순위에 오른 적이 있다. 누군가가 ‘수박 스테이크’라는 제목으로 사진 게시물을 올려 놓았는데, 붉은 빛을 띤 음식이 맛깔스럽게 놓인 모습이 얼핏 보기에는 육류나 참치처럼 보이며, 실제로도 맛은 참치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일식 레스토랑을 찾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고 옆 사진의 수박스테이크를 조리하여 정식 코스 요리 전에 입가심용 메뉴로 제공하였는데 모든 고객들은 이 음식을 붉은살 생선요리로 인지했고 수박일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햇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펀지’라는 TV 프로그램에서도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피실험자의 눈을 가리고 코를 막은 후, 압축해서 공기를 모두 빼낸 수박과 스테이크를 각각 맛보게 하였다. 피 실험자는 눈과 코를 막은 상태에서 각각의 음식을 천천히 먹어본 후 둘 다 고기가 아닐까 하고 추측 하였다.
수박을 고기로 착각하다니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설명에 의하면 “수박 조직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 수박의 조직이 압축·붕괴되어 수박의 밀도가 높아지고, 당도도 훨씬 높아져 원래의 맛과 식감과는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통해서 촉각은 명백히 달라 보이는 음식도 헷갈리게 만들 수 있을 만큼 맛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실험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는 예는 굉장히 많다. 밥은 막 지은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
가마솥에 짓든, 압력밥솥에 짓든, 밥이 다 된 후, 뜸을 들여 주걱으로 위아래 밥을 섞은 후 공기에 퍼 담는 밥은 보기에도 달라 보인다. 갓 지은 쫀득하고 탱탱하고 윤기가 흐르는 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면 어떤가? 특별한 반찬 없이도 그야말로 꿀맛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밥도 촉감을 살짝 다르게 하면 밥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누룽지이다. 솥이나 냄비에 살짝 눌려서 물을 더 넣고 끓여 만든 누룽지가 쌀밥과 차이가 나는 부분은 물의 양 이외에 다른 것은 없지만 바로 만든 탱탱한 밥알과 물에 불어 흐트러진 밥알의 맛은 분명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