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체험 이야기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소리는 어디서나 우리의 입맛을 돋우고, 프라이팬 위에서 ‘치이익’하면서 고기가 구워지는 소리와 모습을 보면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또 배우가 TV에서 시원하게 탄산음료나 맥주를 목으로 넘기는 소리를 들으면, 어느새 우리도 모르게 목이 마른 듯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이렇게 음식과 관련된 소리에 반응하는 것은 해당 식품에 어울리는 소리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식품과 관련된 직접적인 음향 외에도, 우리는 그 주변에 깔려있는 배경음악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직·간접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빠른 속도의 신나는 음악은 기분을 고양시키며 차분하고 조용한 음악은 마음의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배경음악은 광고, 영화, 드라마에서 극적인 요소를 최대화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커피 광고 속 배경음악은 잔잔한 클래식이나 재즈의 선율이 많고, 맥주나 탄산음료 광고 속에는 빠른 리듬이나 강한 박자의 음악을 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을 먹을 때 주변 소리나 음악은 사람이 느끼는 음식의 맛을 바꾸기도 한다.

제공되는 음식과 잘 어우러진 배경음악을 선택하면 같은 음식을 제공하더라도 고객이 더 맛있게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편안하게 먹을 수 있게 함으로써 소화가 잘 되는 등의 여러 가지 효과까지 가져다 준다.

이렇게 일본, 미국, 유럽 등의 나라에서는 음악을 이용한 ‘감성 마케팅’, 혹은 ‘음악치료(music therapy)’1)라는 분야로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이를 외식분야에 적용해 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음악을 이용하여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 추세이다.

프랜차이즈나 체인 음식점들은 동일한 배경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음식점이나 카페의 컨셉과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동일하게 제공하고, 그 곳에서 먹는 음식의 맛을 배경음악과 결합시켜서 한층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 쉬어가기

♣ 요약 및 결론

음식의 맛은 입으로 느끼는 맛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는 환경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음식을 먹기 전의 소리는 음식이 어떠한 맛일지 상상하게 하며, 음식을 먹는 도중의 소리는 음식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준다.

또한 음식을 먹을 때 듣는 음악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기도 하고, 음식을 먹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앞으로 음식을 섭취할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뿐만 아니라 소리에도 신경 쓴다면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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