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체험 이야기

■ 향의 기능

향은 크게 심리적 기능, 생리적 기능, 항균 기능, 마스킹(masking) 기능을 하며, 인간의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 하고 있다. 최근에는 향의 심리적인 기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향의 이미지 뿐 아니라 향 자체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작용하는 심리적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향은 미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용을 하여, 마음에 드는 좋은 향을 사용했을 때에는 기분이 밝아지고,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현상도 일어난다. 향은 이성(異性)의 시선을 끄는 힘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생식 본능과도 관련 있는 심리작용 중의 하나다.

향은 생리적으로 인체의 진정, 흥분, 집중, 편안함 등의 현상을 유발한다. 예를 들면 라벤더 향은 진정효과가 있어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며 자스민 향은 흥분을 유도하고 로즈마리 향은 집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의 항균 기능은 ‘미라(mummy)’에서 어원을 엿 볼 수 있다.

‘미라’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향료인 미르(myrrh)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향은 화학합성 약품이 개발되지 않았을 시대에 항균제의 역할을 했으며, 음식에 사용되었던 향신료는 음식의 보존 기간을 연장하는 큰 역할을 했다. 향은 사용하는 제품의 살균력과 안정성에 크게 기여한다.

마지막으로 향은 다른 물질의 냄새를 덮어 사람들로 하여금 나쁜 냄새를 맡지 못하게 하고 좋은 냄새만 맡게 하는 마스킹(masking)의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은 다양한 냄새를 지닌 원료가 사용되는 화장품을 제조할 때 특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 향의 분류

향은 특성에 따라 일정 계열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 구분이 과학적으로 엄밀하고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여러 학자들이 향을 분류하는 노력을 해왔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즈바르데마케르(Zwardemaker)는 9개의 분류 기준을 사용하여 향을 분류하였다.

향수업계의 권위자인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가 고안한 향 분류 시스템(Fragrance Wheel)은 산업적으로 범용화 되어있는 실용적인 분류로 쓰이고 있는데 이 분류에 의하면 향은 상위 4계열, 하위 14계열로 분류된다.

1) 플로럴(Floral): 꽃이 발산하는 향

2) 오리엔탈(Oriental): 동양의 신비롭고 에로틱한 이미지를 표현. 오리엔탈 계열의 향은 지속성이 좋고 자극적이며 개성이 강함.

3) 우디(Woody): 나무껍질, 목재 등 나무을 연상시키는 향

4) 시트러스(Citrus): 감귤류의 향으로 신선하고 상큼하며 가벼운 느낌

5) 그린(Green): 막 베어낸 풀이나 나뭇잎을 비빌 때 느껴지는 풋내, 자연을 연상시키는 신선한 향

6) 프루티(Fruity): 복숭아, 딸기, 사과, 메론, 파인애플, 바나나, 코코넛 등의 감귤 이외의 과일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