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맛으로 대표되는 맛이다. 단맛이 에너지원에 대한 정보를 준다면 쓴맛은 독소에 대한 정보를 주는 지표이다.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쓴맛은 독이라 판단하고 쓴맛이 나는 잎은 먹지 않는다.
미각 수용체의 구성을 보면 단맛, 신맛, 짠맛은 1종, 감칠맛은 2종의 수용체가 있지만 쓴맛은 25종의 수용체가 있다. 또한 미각은 10세 까지 예민하다가 어른이 되면서 점점 둔화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각이 예민한 아이들이거나 미뢰의 숫자가 많아서 쓴맛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들에게 쓴맛이 나는 음식을 강요하는 것은 그 음식을 더 멀어지게 하고 시도할 생각을 안 하게 만드는 일이 된다.
연령에 따른 쓴맛의 인지를 조금 더 살펴보면 9세 이하의 아이들에 있어서는 성별 차이가 발견되지 않지만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쓴맛을 더 잘 느끼게 되고 특히 임신 중에는 민감도가 매우 높아진다고 한다.
아무래도 쓴맛은 독성과 연관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것은 태아를 지키려는 자연스러운 모성본능과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쓴맛을 일부러 즐기는 나라나 민족들이 있다. 또한 커피, 차, 술과 같은 기호식품은 쓴맛을 가진 것이 대부분이다.
즉 쓴맛이어도 독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면 거부감이 줄어들어 섭취가 가능한 것이다. 흔히 쓴맛이 식욕을 촉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맛을 돋우기 위해 달래, 냉이, 씀바귀 등의 봄나물을 먹고 서양에서는 식사 전 드라이한 식전주를 마신다.
이것은 음식 섭취 시 쓴맛을 내는 분자가 위속에 있는 쓴맛 수용체에 결합하게 되면 ‘그렐린(Ghrelin)’이라는 식욕 촉진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쉬어가기
4. 초콜릿의 기원
카카오 원두의 주요 산지는 카리브 제도, 남미, 아프리카의 가나 등이며 원산지는 중남미이다.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 경,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갔을 때 원주민이 카카오 원두를 음료 또는 약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유럽으로 가지고 돌아갔다.
처음에는 그 다지 사용되지 않았지만 이윽고 카카오 원두를 볶고 그것을 으깨어 페이스트처럼 만든 쓴 초콜릿으로, 그리고 설탕과 분유, 향료 등을 넣고 반죽한 과자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초콜릿의 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