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과 감칠맛은 무조건 먹어도 되는 맛이지만 산미 즉 신맛은 매우 조심스러운 맛이다. 지금은 워낙 안전한 식품이 공급되기 때문에 강한 산미를 가진 식품도 즐길 수 있지만 예전에는 위험을 경계하는 맛이었다.
음식에 대한 학습이 덜된 아기들은 본능적으로 신 것을 싫어한다. 신맛은 경험 후 점차 좋아하게 될 수도 있는 맛으로 단맛처럼 무조건 좋아하는 맛은 아니다. 즉 산미는 식품의 상태를 경계하는 감각이다. 적절한 산미는 새콤한 맛을 내어 우리의 입맛을 돋운다.
또한 신맛은 다른 맛과 향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과일의 향은 단맛이 있어야 상승된다고 했는데 여기에 산미도 같은 역할을 한다. 즉 산이 있어야 향을 제대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식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맛의 균형을 위하여 산이 첨가되기도 한다.
이 때 산의 종류에 따라 맛이 달라지게 되는데 구연산과 주석산은 빠르게 신맛을 감지하게 해주는 반면, 사과산, 젖산, 푸마르산은 혀가 감지하는 속도가 느리다. 이 중 구연산은 citric acid라고 하며 모든 유기산 중 가장 상쾌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시트러스계 과일(레몬, 오렌지, 자몽, 귤 등)에 특히 많이 들어있다.
임신 초기에 신맛이 나는 음식을 찾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태아의 골격 형성에 필요한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본능적인 욕구라고 한다. 이때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구연산이 풍부하게든 매실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