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유쾌하고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음식을 즐기게 되면서 ‘미식(gastronomy)’ 이라는 말을 많이 접하고 사용하게 되었으며 음식에 조예가 깊은 사람을 ‘미식가 (게스트로놈gastronome, 에피큐어epicure)’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미식가라고 하면 미각이 뛰어난 사람으로 각 음식을 평가하고 감식을 하는 사람들로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택할 줄 알고, 음식을 즐겁게 먹고, 경험한 음식의 맛을 나름대로 표현할 수 있다면 미식가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다.
요컨대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즐길 줄 안다면 누구나 미식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쁘고 편리한 생활 속에서도 건강과 전통에 대한 관심이 많아짐에 따라 신선하고 몸에 이로운 식재료, 정성이 깃들어 있는 음식에 대한 매력과 호감도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음식에 대한 관점과 이해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사람들은 전통적이고 진정성 있는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싶어 하며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즉 음식의 경험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깊이 성찰해 보고자 하는 미식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음식이나 미식을 주제로 한 책이나 영화 등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식객’ 이나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 등의 작품을 보면 진정한 미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두 작품 모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음식보다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음식을 먹으면서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과거에 경험 했던 맛을 찾으면서 감동을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미식’은 맛을 정확히 분석하고 평가하고자 하는 까다롭고 예민한 작업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의 평범한 삶 속에 늘 존재하는 단순하고 깊은 맛을 느낄 줄 알고 먹는 것을 즐기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