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기원인 절임채소음식은 어느 나라에나 다 존재해 왔으나, 각 민족과 지역의 환경특성에 따라 다르게 발달되어 왔다.
그 중 우리의 김치는 유독 독특한 담금법으로 다른 나라의 절임채소류와는 두드러지게 구별되는데, 초기의 단순한 절임채 형태에서 현재의 맛있고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김치로 변모 되기까지의 변천 과정 속에서 그 문화적 우수성을 찾아볼 수 있다.
♣ 김치의 특별한 고명과 복합양념법
우리조상은 우주의 각 방위를 나타내는 제각각의 색과 기운, 맛을 지니고 있다고 여겼으며 특히 이들의 조화를 가장 중요시 해왔다.
즉, 우주의 기초를 이루는 다섯 가지 물질인 목, 화, 토, 금, 수가 서로 어울려 만물이 이루어졌고, 각각의 물질이 오미인 신맛, 쓴맛, 짠맛, 단맛, 매운맛 그리고 오색인 청, 적, 황, 백, 흑색과 연결되어 음식에서 이 오미(味)와 오색(色)을 고루 사용하면 주재료만으로는 부족한 색, 맛,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양오행사상이 우리의 전통음식문화에 녹아들어 다양한 맛과 색을 지닌 ‘고명’과 ‘복합양념법’의 음식문화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음식철학으로 우리의 김치도 생채(生菜)를 한번 소금에 절인 후 복합양념을 첨가하는 담금법을 도입하여 맛과 영양면에서 탁월해지게 된 것이다.
또한 양념의 원료는 대부분 한약 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기능성 식품들이고, 생채를 1차로 소금에 절였다가 세척하고 탈수하는 과정에서 각종 유해 미생물들이 제거되고, 삼투압 현상으로 2차 침채원인 양념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높여주기 때문에 맛과 영양의 조화가 균형 있게 이루어진다.
더욱이 2차 침채원인 갖은 양념은 기능성 식품들로 발효가 이루어질 때 유해균을 제어하고 유산균 생성을 도우며, 각각의 원재료가 갖고 있지 않던 각종 기능성생리활성물질들을 만들어 김치가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숙채(熟菜)로 만드는 중국의 절임채소나 1차 침채법만으로 만드는 각국의 절임채소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식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김치의 심미적(審美的) 감각
김치는 유산균과 당이 있는 채소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기에 창의력과 응용력을 발휘한다면 그 종류는 얼마든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담금법도 산법, 담저법, 합저법 등 같은 원료를 가지고도 제각기 다르게 담가 낼수 있다. 현재 알려진 김치의 종류만 해도 무려 200가지가 넘으며 김치에서 분화된 식해, 장아찌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해 진다.
각 지역마다 계절과 자연환경 등의 지역특성에 맞는 김치가 발달되었고, 재료 역시 산나물과 채소류는 물론 과일, 어류, 육류, 조류에 이르기까지 육해공군(陸海空軍)이 모두 총동원되었다.
이렇게 단순한 절임 발효식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재료가 사용된 우리의 김치는 세계 어느 절임채소음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담금법이 발달되어 왔다.
고추가 도입되기 전에는 김치의 붉은 색을 내기 위해 맨드라미꽃을 이용했고, 김치에 든 푸른 채소의 녹색이 선명하게 살아나도록 구리 동전을 넣기도 했다. 하얀 무가 주재료인 동치미에 석류와 잣을 띄워 좀 더 품위 있는 멋을 연출하고, 노란유자와 빨간 통고추를 넣어 화사한 기교를 부리기도 했다.
손이 많이 가는 무비늘김치를 통배추 김치 사이사이에 넣거나 오이, 가지김치의 경우 칼집을 넣어 그 사이에 양념을 끼워 넣는 정성을 기울여 보는 맛까지 생각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석류김치의 화사한 고명과 보쌈김치의 품위 있는 모양새는 모두 눈으로 먼저 맛을 느끼게 하려는 우리조상들의 비기(秘技)였다. 또 입으로 느끼는 맛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지혜도 발휘했다.
우리 혀가 느낄 수 있는 기존 다섯가지 맛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외에 발효미각이라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유난히 발달된 미각을 활용하여 발효음식을 발달시켰고, 발효식품이 갖는 감칠맛에 대한 탁월한 감각으로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맛’을 탄생시킨 것이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김치의 맛 성분과 영양소함량이 최대치에 달하면서 발효식품 특유의 깊은 감칠맛과 코끝을 톡 쏘는 탄산미를 지니는데 이 맛을 잘 유지시키기 위해 숨을 쉬는 옹기에 김치를 담아 보관하였고, 여름엔 석정에, 겨울엔 땅속에 묻어 최대한 최적의 맛을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탄산미는 김치의 숙성과정 중 발생되는 탄산에 의해 코끝이 찡해지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김치의 매력중 하나로 이것이 소다수에 익숙한 서양인들을 매료시키는 비밀이기도 한다.
또한, 젓갈이 만들어 내는 발효미는 처음부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맛은 아니지만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깊고 감칠맛 나는 특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 김치의 창의력과 탁월한 응용력
김치는 유산균과 당이 있는 채소는 무엇이든 담을 수 있기에 창의력과 응용력을 발휘한다면 그 종류는 얼마든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담금법도 산법, 담저법, 합저법 등 같은 원료를 가지고도 제각기 다르게 담가 낼수 있다.
현재 알려진 김치의 종류만 해도 무려 200가지가 넘으며 김치에서 분화된 식해, 장아찌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해 진다.
각 지역마다 계절과 자연환경 등의 지역특성에 맞는 김치가 발달되었고, 재료 역시 산나물과 채소류는 물론 과일, 어류, 육류, 조류에 이르기까지 육해공군(陸海空軍)이 모두 총동원되었다.
이렇게 단순한 절임 발효식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재료가 사용된 우리의 김치는 세계 어느 절임채소음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담금법이 발달되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