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념 이야기
우리의 양념은 신선한 재료와 발효시킨 재료를 교묘히 결합시켜 무한의 조합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발달된 식문화의 자산으로, 다른 나라의 조미료, 향료, 기름을 담고 있는 ‘양념(藥念)’과 간을 맞추는 ‘장(醬)’의 의미까지 포함한다.
반면 서양은 육류, 유제품, 밀을 주식으로 이용하면서 굽거나 끓이는 조리법에 맞게 소금, 향신료 등을 이용하여 만든 액체형태의 소스가 발달하였다. 동양에서는 약용 또는 식용으로 쓰이던 마늘, 대파, 생강, 고추 등 채소류가, 서양에서는 향과 함께 매운 맛, 신 맛 등을 가진 향신료인 후추, 정향 등이 많이 이용된다.
양념에는 먼저 약으로서의 효능이 있으며, 냄새를 없애주고, 새로운 맛을 첨가하고, 맛을 돋워주고, 색채를 더해주고, 부패를 억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내재되어 있다.
2. 양념의 진화, 양념장과 소스
양념장은 경험에 기초해 조화된 새로운 맛을 만들며, 소스는 레시피에 근거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는 면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경험에 의한 전승과 기록에 의한 전승의 차이는 식문화의 전파와 식품산업 발전에 크게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 소스 산업은 ‘15년까지 약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 양념장 시장(’11년)은 매출액 기준으로 3.7조원에 달하고, 그중 조미식품이 68%, 장류가 26.1%, 드레싱이 약 6%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성에 대한 수요 증가와 건강․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콘셉트로 하는 양념장 시장이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축제, 만화, 소설, 영화 등 문화상품의 소재 역할과 함께 이를 접하는 소비자에게 식욕을 자극하는 촉매 역할도 겸하고 있다.
3. 시사점
1) 우리 식문화가 조리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단점이 있으나 많은 장점이 있음도 인정하고 이를 발굴하여 발전시키려는 안목이 필요하다.
2) 우리 식문화의 근간을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여 고유 식문화를 발굴-복원-표준화-발전시키는 국가주도의 연구가 절실하다.
3) 인력양성, 국내외의 대표적인 조리장(Chef)과의 협업, 엔터테인먼트와의 공조, 한식 우수성 홍보 등의 여러 요인을 고르게 발전시키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