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장과 소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스류를 나라 별로 살펴보았다. 미국의 케첩, 데미글라스, 토마토페이스트, 타바스코소스, A1소스는 모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소스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역사는 1776년 이래 235년 동안 수많은 이민국의 영향을 받으며 미국의 식문화, 요리, 소스류가 발전해 왔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미국은 다국적 식품회사에서 각종 브랜드의 소스류를 만들었고, 햄버거, 미국식 피자, 패밀리레스토랑의 해외진출과 함께 미국 소스류의 세계화에 성공했다.

중국의 두반장, 바비큐소스, 해선장, XO소스, 블랜빈소스, 굴 소스는 중국 요리의 오랜 역사와 전통과 더불어 성장을 했고, 중국요리라는 명성과 활발한 마케팅을 통하여 단시간에 급성장을 해왔다.

일본의 기꼬망간장, 미소시루, 고마다래(참깨소스), 노부의 각종 소스류는 일본음식을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식품회사들이 발맞춰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소스류를 고급으로 만들었고, 활발한 마케팅을 통하여 미국, 유럽 등지의 마트에서도 일본 소스류를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태국의 스위트칠리소스, 피쉬소스, 커리소스는 태국 정부의 태국음식 세계화 정책에 발맞춰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의 느억맘, 호이신 소스는 베트남 음식점의 세계 진출과 함께 세계인의 소스가 되었다.

싱가포르의 카야쨈은 싱가 포르와 싱가포르를 여행하는 세계인들에게 소개되어 세계적인 쨈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삼발소스, 사테소스, ABC소스, 타마린드 페이스트, 케캅소스는 인도네시아 특유의 요리와 식문화를 반영하고, 가정에서도 쉽게 인도네시아 음식을 가능하게 하였다.

인도의 커리페이스트는 항암작용을 하는 터메릭을 이용하여 각종 커리페 이스트를 만들어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에 좋은 인도커리를 세계적인 음식으로 각인시키게 하였다.

호주의 베지마이트는 기존 제품(마마이트, 세노비스)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서 호주의 대표적인 스프레드로 발전 시키고, 해외에도 판매하게 되었다.

영국의 우스터소스, 프랑스의 디존머스터드, 민트소스, 이태리의 발사믹크림 등은 세계적인 음식에 이런 소스들이 사용되어 소스류의 세계화에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음식은 발효음식을 이용하여 각종 음식을 만들 수 있는데, 여기에 기본이 되는 간장, 고추장, 된장, 쌈장이 현재 식품회사에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런 장류를 기본으로 한, 한식 소스류를 통한 한식 세계화 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의 한국의 장류인 간장, 고추장, 된장, 쌈장을 해외에 있는 쉐프들(chefs)에게 알려서 장류의 우수성, 사용하는 방법 등을 알려서 제품을 홍보해야 한다.

2012년 마드리드 퓨전에서 샘표의 장을 해외 쉐프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장 페어링 맵’을 만들어 홍보한 것은 새로운 시도로 외국인들이 새로운 소스를 쉽게 접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해외 쉐프들이 한국음식과 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의 장을 그들의 요리에 다양하게 적용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둘째, 간장, 고추장, 된장, 쌈장을 기본으로 한 파생소스류를 만들어 이 제품들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식품회사 연구원, 조리사들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토마토페이스트는 전문적인 쉐프들에게는 아주 귀중한 소스이나, 일반인들은 토마토페이스트 보다는 토마토소스, 토마토 퓌레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바로 자신들의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간장소스류(불고기양념장, 갈비찜양념장, 간장드레싱 등), 고추장소스류(초고추장소스, 비빔밥고추장소스 등), 된장소스류(국용 소스, 찌개용 소스 등), 쌈장 소스류(쇠고기를 넣은 쌈장소스, 견과류를 넣은 쌈장 소스 등)를 개발하고 이것으로 손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보급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야쿤 잼과 호주의 베지마이트처럼 장류를 기본으로 하여 잼, 스프레드(spread)를 만들어 빵, 크래커에 발라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해외에도 팔릴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 될 것이다.

셋째, 한국에 있는 외국인 쉐프들은 한국음식을 많이 먹어 보고 접한 기회가 많으므로, 한식의 이해도가 높다. 이런 쉐프들에게 한국의 발효음식, 한식 소스류를 이용하여 양식 메뉴를 개발하도록 하고, 이를 해외로 보급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 특급호텔에서 일하는 외국인 쉐프들은 2∼3년 동안 있으면서 외국음식 프로모션을 하고, 외국 음식을 소개하고, 그 음식에 사용되는 외국 소스류를 한국에 유통시키게 하는 역할을 해 왔다.

특급호텔 조리사들은 이런 기회를 통해 다른 조리사들에 비해 해외 음식과 해외 소스류를 빨리 접하게 되고, 이런 경로를 통해 만든 음식들이 국내에 전파되어, 가정주부들도 그들의 가정 요리에 스위트칠리소스, 두반장, 굴소스 등을 사용하게 되었다.

넷째, 기존에 있는 한식 소스류를 해외에 홍보 하는데 있어서 그 나라의 식문화, 요리에 접목할 수 있는 조리법을 개발하고, 이에 따르는 식품회사 홍보행사, 프로모션을 기획하여 한식 소스류를 해외에 알리도록 해야 한다.

Kim MH 등(2011)의 연구에서도 그 나라 현지의 식자재를 미리 파악하여 우리의 대표적인 양념류인 간장, 고추장, 된장 등이 그 지역 식자재와 어떻게 조화를 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미식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정보의 수집과 방법을 연구한 후 메뉴를 개발하여 소개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어권에는 영어로 적힌 소스류를 중국에는 중국어로 적힌 소스류와 그 소스를 가지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책(소책자)을 함께 선물해서 한식 소스류를 알려야 한다.

정부에서는 해외 진출하는 식품회사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거나, 관련 제도 및 법령 적용 등 해외 진출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Lee EJ 등 2008).

일본의 경우, 기꼬망간장의 미국 진출을 위해서 일본 정부는 간장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농림수산물 수출촉진을 위한 일본 국내에서의 지원을 실시했는데, 주로 수출 촉진 세미나 개최 및 국내 전시 및 상담회 등을 개최하였다.

해외에서의 지원은 해외 전시 및 상담회 지원, 해외상설점포 지원 등을 하였다(한식당 미국 진출 가이드북 2010). 해외에서 한식을 알리는 행사에서 한국음식을 선보이고, 불고기, 생선조림에는 간장을, 제육볶음, 닭 볶음탕에는 고추장을, 보쌈, 된장국에는 된장을 홍보해서 한식 소스류가 해외 진출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