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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2. 남북한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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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경제적, 사회적 격차로 발생한 차이

♣ 남북 분단 이후 경제적, 사회적 격차로 발생한 차이

한국전쟁 이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양쪽의 김치는 지리적 차이 외에 다른 요인에 의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채소재배 면적이 적은 북한에서는 파, 마늘, 고추, 생강 등 김치 양념용 채소가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배추 품종과 재배기술에 진전이 없어 분단 이전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기온이 낮은 지리적 특성으로 양념의 양이 많지 않고 국물이 많은 것이 원래 북한 지역 김치의 전통적 특징이기는 하나, 지역 특색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생활수준에 상관없이 김치에 사용되는 양념의 양이 매우 소략하다.

콩과 고추가 부족해 간장, 된장, 고추장이 무척 귀하기 때문에 간장은 설탕을 태워 검은색을 낸 뒤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 대용하고 고추장은 반드시 색을 내야 할 때만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 쓰고 있는 수준이라 김치 색깔이 얼마나 붉으냐가 잘 사는 집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다.

부족한 양념의 맛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사카린이 김치의 필수 조미료로 자리 잡았다. 1995~1999년 최악의 식량난을 겪었던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김장김치에도 소금, 마늘, 고춧가루, 사카린 등 4종류 정도의 양념만 사용되고 있으며, 젓갈은 황해도 등 서해안 지역 일부에서 까나리젓갈이 조금 사용되는 실정이다.

남한에서는 보편적으로 김치에 쓰이는 생강은 재배 기온 특성상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김치 양념인 고춧가루는 시장에서 소주 병뚜껑 단위로 거래할 만큼 귀하고 비싼 재료여서, 배추 1톤을 절였을 때 고춧가루 4~5Kg 정도(0.5% 내외)를 넣는데 김치의 붉은색이 잘 나지 않아서 옥수수기름을 조금 떨어뜨려 색과 풍미를 높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사실 먹을거리가 부족한 북한에서 다른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부식으로서 김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과거 남한의 1970년대 이전 수준과 비슷한데 겨울철 1가구에 배추만 1톤씩을 배급해 줄 정도로 많은 양의 김장김치를 담근다.

냉장고 보급률도 낮고 전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2~3월이면 김장김치를 더 이상 먹을 수 없어 봄에는 산과 들의 나물을 캐서 참나물, 미나리, 시금치 등으로 물김치를 만들어 먹거나 가을에 짜게 저장해 두었던 염장무를 헹구어 무김치를 만들어 먹고, 여름에는 가지, 오이 등으로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또한 분단 이후 중국, 소련, 동유럽 공산국가들과의 교류가 긴밀해지면서 한대성 작물인 양배추(가두배추), 파프리카(사자고추), 토마토(도마도), 콜라비(불뚝개), 레디시(빨간무), 샬롯(옥파) 등의 작물 재배가 많아져 이를 이용한 퓨전 김치도 만들어져 널리 이용되고 있다.

♣ 김치와 김장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하여

남한에서는 고랭지 배추 재배 성공으로 4계절 내내 배추로 김치를 담글 수 있게 되었고, 김치냉장고가 대다수 가정에 보급되어 보관 문제까지 해결되자 김치 가짓수가 배추김치와 무김치(총각김치, 깍두기) 정도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자연히 배추와 무 외 다양한 나물과 채소로 만들었던 계절김치는 사라져가고 있다. 고도의 산업화와 자본주의화로 집에서 김치를 담그는 가정도 점차 줄고 있어 원래 집집마다, 지역마다 달랐던 다양한 김치문화도 쇠퇴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런 남한에서도 된장, 고추장, 간장과 같은 장류가 이미 1980년대 이전 자가제조율이 현격히 낮아진 데 반해 김치는 여전히 상품 구매 비율이 30% 선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생활환경은 급격히 바뀌었어도 입맛과 정서는 아직 우리 집만의 김치 맛과 김치와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교류가 남한 측에는 상업적인 논리로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김치산업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사라져가는 김치 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북한 측에는 채소 품종, 육종 기술, 비료 및 양념채소류 공급 등을 해줌으로써 제대로 된 이북김치의 전통을 되찾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치가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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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출처 •세계김치연구소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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