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의 역사적 변천 과정에서 남북한 갈래가 생기게 된 배경과 이유, 실태
지역적 차이로 인한 김장문화와 김치 제조법의 본태적 차이 자연히 평균 온도가 낮은 이북지역은 추운 날씨 때문에 김치의 간을 세게 하지 않으며 김치를 담근 지 3~4일 정도 지나 육수(소금물)을 붓기 때문에 숙성 시 시원하고 쩡한 맛이 난다.
짜지 않고 시원한 김칫국물에는 밥이나 면을 말아 먹기도 하는데 길고 추운 겨울밤을 지루하지 않게 해줄 맛있는 야참이 된다.
함경도 지역 추운 산간에서 자라는 영채나물을 소금에 삭혀서 만든 영채김치, 콩나물로 만든 물김치, 늙은 호박과 무청을 버무려 만든 호박김치 등은 북쪽 지역의 토속김치들이다.
동해안 근처에서는 젓갈 대신 명태와 오징어를 김치에 넣어 감칠맛을 내기도 하는데 남한의 강원도 동해안 김치와 유사하다. 북한에서는 비교적 단단한 무를 길쭉하게 채로 썰어 만든 채깍두기도 보편적이다.
반면 남쪽 지방의 김치는 평균온도도 높고 난류성 어종을 활용한 젓갈 문화가 발달해 국물이 많은 북쪽의 김치에 비해 양념의 비율이 높다 보니 맛이 자극적인 편이다. 지역별, 집안별로 조기젓, 황석어젓, 새우젓, 멸치젓 등 김치에 넣는 젓갈도 각양각색이다.
충청도의 게국지, 동해안의 명태서거리지, 대구깍두기, 경상도의 콩잎김치, 전라도의 갓김치와 고들빼기 등 지방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만든 김치의 종류도 상당하다.
하지만 김치 중에 가장 사치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모양새를 지닌 쌈김치의 탄생지는 고려왕조(AD 918 ~ 1392)의 수도였고 20세기 초반까지 인삼 무역으로 큰돈을 번 거상(巨商)들이 많았던 북한의 개성특별시이다.
배춧잎을 꽃잎 모양으로 절단해 사이사이에 해산물과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김칫소를 넣고 배추 겉잎으로 감싸 작은 단지에 넣어 두고 하나씩 헐어 먹던 쌈김치는 조선 왕실에서도 즐겨먹던 고급 김치였으니 이북의 김치라고 모두 간략한 양념에 담백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